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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소령의 성희롱ㆍ모욕에 보좌관 여성장교 자살…징역 2년

2015-07-26 17:40:27

[로이슈=신종철 기자] 자신을 보좌하는 여성 행정장교에게 과중한 업무를 지시하고 성희롱적 발언과 모욕적인 발언 등으로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을 줘 자살에 이르게 한 육군 소령에게 대법원이 징역 2년을 확정했다.

보통군사법원과 군 검찰에 따르면 강원도 화천군 소재 육군 제15보병사단에서 근무하던 A(39) 소령은 2012년 12월 인사행정장교로 전입한 B(여, 28)대위가 사망하기 전날인 2013년 10월 15일까지 직속상관으로 직책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A소령은 B대위가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과중한 업무를 일방적으로 부여하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 또한 B대위가 업무를 완수하지 못하거나 미흡할 경우 욕설과 폭언, 성희롱 발언을 동반해 지속적으로 심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A소령의 가혹행위로 B대위는 밀린 업무처리 및 A소령의 교회 예배 참석 요구에 따라 주말에도 출근해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로 A소령은 2013년 6월 B대위에게 소, 곰 같다며 모욕감을 느끼게 하고, 또한 “나는 보좌관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어도 성욕을 잘 참고 있지 않느냐”라며 성적 수치심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그해 8월에는 A소령은 “너는 어떻게 대위를 달았냐? 이런 멍청한 XX를 보좌관으로 두고 있으니 답답하다. 봉급 값도 못하는 정신지체장애인”이라며 모욕감을 줬다.

또한 A소령은 2013년 10월 “보좌관 힘들지”하며 업무 중이던 B대위의 어깨를 10~15초간 주물러 장교인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2차례 추행한 혐의로 받았다.

군 검찰은 “A소령이 B대위에게 업무 미흡을 이유로 폭행하고, 공연히 모욕했을 뿐만 아니라, 직권을 남용해 성희롱적 발언을 하고, 피해자의 신체를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사람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가혹행위를 했다”며 기소했다.

A소령과 관련해 B대위의 일기장을 보면 “수치스런 이야기를 들었다. 농담이라고 할지라도 ‘나랑 잘래’ 이건 심하지 않는가”, “치욕적이다. 저 사람은 도대체 날 얼마나 우습게보면 저런 저질 B급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일까. 맘 같아선 확 찌르고 싶지만, 완전히 끝낼 수 없다면 소용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말하지 못하겠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여성장교 B대위는 A소령의 괴롭힘에 우울성 장애를 겪다 결국 2013년 10월 부대 인근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소령의 범행은 국정감사에서 B대위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며 수사가 시작됐다.

1심인 제2군단 보통군사법원은 2014년 3월 군인 등 강제추행, 직권남용가혹행위, 폭행, 모욕 혐의로 기소된 A(39) 소령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일기장과 메모, 유서 등을 통해서도 업무 과중과 부담에 대한 육체적ㆍ정신적 고통과 피고인의 심한 질책으로 인한 괴로운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로 인해 받은 피해자의 육체적ㆍ정신적 고통 또한 견디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며 “결국 피고인은 부서장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해 위법한 모욕적 언사와 성희롱 발언 및 폭행ㆍ추행 행위로 인해 피해자에게 사람으로서 견디기 어려운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야기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A소령이 범행을 부인하며 “1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군 검찰은 “1심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2심(항소심)인 고등군사법원은 2014년 12월 A소령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A소령에게 ‘증거인멸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해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따라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부서장으로 있는 부관참모부의 보좌관으로 전입해 온 피해자에게 자신이 요구하는 수준만큼 업무처리를 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며 지속적으로 폭언과 모욕, 성희롱적인 표현 등과 같은 방법으로 질책함으로써 여군 장교인 피해자에게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날 부관참모부의 병사들까지도 피해자의 상태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할 정도로 피고인으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극심했음에도 오히려 그러한 피해자에게 ‘보충대로 가라’는 등 경멸적 표현을 사용하며 피해자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어, 상명하복이 철저한 군의 위계질서 속에서 피해자에 대한 평정권 등을 가진 피고인의 지위 등으로 인해 부당한 대우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던 피해자는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의 자살을 의도했다거나 예상하지는 않았고, 피고인의 변명대로 당시 부관참모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부서원인 피해자에게 잘못을 시정하게 하고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었더라도, 지속적인 폭언과 모욕, 성희롱적 표현을 사용해 피해자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어, 피해자가자살을 선택한 것이 피고인의 행위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그 외에도 피해자를 잃은 유가족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됐고,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요구하는 등 피해감정이 크며, 군내 가혹행위 및 성폭력ㆍ성희롱의 척결이 국민의 시대적 요구인 상황에서 이번 건의 경우에 피고인에게 관대한 처분을 할 수는 없어 피고인에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굉ㄴ이 2000년 소위로 임관한 이래 국가와 군을 위해 성실하게 복무해 온 점, 피고인은 처와 사이에 태어난 어린 아들의 부양을 책임진 가장으로서 실형기간이 지나치게 긴 경우 아무런 잘못도 없는 이들에게도 극심한 고통이 수반되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사건은 A소령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 9일 군인 등 강제추행, 직권남용가혹행위, 폭행, 모욕 혐의로 기소된 A(39) 소령의 상고를 기각하며 고등군사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5도483)

재판부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춰 보면, 공소사실 중 폭행, 군인 등 강제추행, 모욕(일부 무죄), 직권남용가혹행위(일부 무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 성폭력 특례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성범죄를 저지른 A소령의 신상정보를 관계기관에 등록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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