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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호 검사 “상고법원 보다 대법관 3명 증원”…대법원에 뼈아픈 충고는?

“대법원이 사실심 사실인정 오류 시정에 관여…사실인정은 사실심에 맡기고 대법원은 법률심 역할 전면하라”

2015-04-20 18:37:42

[로이슈=신종철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상고법원’ 설치와 관련해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작년 12월 국회에 제출됐다. 판사 출신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여야 의원 168명이 동참해 빠르게 추진될 듯했으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0일 공청회를 열며 점검에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같은 변호사단체는 상고법원 설치에 반대하며 대안으로 ‘대법관 증원’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참여연대와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같은 시민사회단체도 상고법원 설치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이상민)가 이날 개최한 상고법원 설치 관련 공청회에서 법무부ㆍ검찰을 대표해 나온 장준호 수원지검 검사(사법연수원 35기)는 “상고법원은 4심제로 운영될 우려가 크다”며 대법관 3명 증원을 통해 풀어나갈 것을 제시했다.

장 검사는 특히 “상고심 재판 지연 문제는 대법원이 채증법칙 위반, 경험법칙 위반 등의 명목으로 사실심의 사실인정 오류의 시정에도 관여하고 있어 문제 악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사실인정은 사실심에 맡기고 대법원은 법률심으로서의 역할에 전념하라”고 충고해 눈길을 끌었다. 대법원 입장에서는 뼈아픈 지적이다.

또한 대법원은 상고법원 설치 주장 중 논거로 업무부담 경감을 들고 있으나, 장준호 검사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우려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며 반박한 점도 예사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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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서열린상고법원공청회(사진=이상민법사위원장트위터)


국회 법사위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나선 장준호 검사는 먼저 “‘상고사건의 증가로 대법원의 업무부담이 과중하다’는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1981년 이후로 실제 재판 업무에 관여하는 대법관 수는 13명으로 유지돼 왔으나, 그 사이 대법원에서 접수ㆍ처리되는 사건의 수는 1993년 이후 20년 동안에만 3배 증가했다는 수치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헌법이 정하고 있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대법원이 정책법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법조계 곳곳에서 개진되고 있으며,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고법원 설치 방안 외에도 대법관 증원 방안 등 여러 가지 개선방안들이 공론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준호 검사는 “대법원 조직을 확대해 상고사건 처리 지연을 해소하려는 방안으로 대표적인 것이 대법관 증원”이라며 “2014년 8월에 실시된 서울지방변호사회 설문에서도 ‘대법원 업무부담 경감 및 상고심 심리의 충실화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안’으로 ‘대법관 수 증원’이 1위로 선정되는 등 법조계에서도 이미 대법관 증원 방안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장 검사는 “일각에서는 대법관 수를 대폭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산술적으로 3명의 대법관 증원만으로도 20%의 사건 부담이 경감되는 만큼 소수의 대법관을 증원함으로써 사건 당사자들의 권리구제와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두 가지 목적의 조화를 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최근 상고사건의 증가세가 주춤해 정체ㆍ감소 추세에 있고, 향후 사실심 충실화 방안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상고율까지 감소가 된다면 소수의 대법관 증원은 상고심 재판 지연을 해소하기 위한 충분한 대안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상고법원에 대해 장준호 검사는 “상고법원이 설치되면 수십 명의 상고법원 판사가 상고사건을 분담해 처리하게 될 것이므로 대법관 1인당 처리 사건 수는 획기적으로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상고법원 설치 방안은 대법원의 업무경감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장 검사는 “우선 대법원은 접수된 상고사건에 대해 상고법원에서 심리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분류 심사해야 하고, 상고법원의 재판을 받은 당사자가 특별상고를 하는 경우 특별상고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별도로 심사해야 한다”며 “이러한 업무는 현재의 대법원 체재에서는 필요 없었던 새로운 업무가 추가된 것으로 사실상 상고이유 및 특별상고 이유를 전체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일이므로 그 자체로 대법원에 적지 않은 업무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장준호 검사는 “또한 ‘판례 위반’이라는 비교적 포괄적인 요건으로 특별상고를 허용하고 있어, 사건 당사자들이 특별상고를 남용할 경우 사실상 4심제로 운영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며 “특히 상고법원 판사를 일반 법관과 같은 절차로 임명함으로써 일반 국민들은 상고법원을 대법원의 하급 법원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고, 상고법원 심판 사건 분류기준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어 사건 당사자들이 상고법원에서 재판 받는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절차적인 불만을 가질 소지도 있어 특별상고가 예상보다 많이 활용될 경우 대법원의 업무경감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검사는 “결국 상고심 재판 지연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실심을 충실화 해 항소율과 상고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사실인정 관여를 자제할 것을 정면으로 충고해 눈길을 끌었다. 대법원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게 체면을 구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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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호 검사는 “우리 대법원은 현재 법령해석의 통일과 함께 사건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ㆍ법률 등의 위반이 있는 경우에만 상고를 하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채증법칙 위반, 경험법칙 위반 등의 명목으로 사실심의 사실인정 오류의 시정에도 관여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실인정 관여가 사건 당사자의 권리구제에는 기여할 수 있겠으나, 대법원에게는 업무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법원의 사실인정 관여는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견해가 있으나, 우리 대법원의 파기율이 일본의 20배에 이르고 있고, 전체 상고심 사건 가운데 사실인정 관련 사건이 60%로 추산되며, 대법원 내부에서도 대법원의 충실한 법률심화를 촉구하는 견해가 있는 점 등이 대법원의 사실인정 관여에 과도한 측면이 있음을 반증한다”고 근거로 제시했다.

장 검사는 “따라서 향후 대법원 스스로도 사실심 충실화에 역량을 집중해 사실인정에 대해서는 사실심에 맡기고 사실인정에 대한 관여를 자제해 법률심으로서의 역할에 전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실제로 참여연대는 이날 국회 공청회와 관련해 발표한 논평에서 “법률심을 해야 할 대법원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가 정당했다는 판결처럼, 종종 원심의 사실 관계를 뒤집어 판결을 내림으로써 스스로 불신을 자초한 면도 있다”며 “대법원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대법원의 판결을 돌아보고 자성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준호 검사는 “현재 대법원의 업무부담이 과중하고 이로 인한 재판 지연의 불이익이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으며, 개선방안이 시급하다는 점은 이미 많은 부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현재 상고법원 도입 법안을 중심으로 상고심 재판 지연 개선을 위한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상고법원도 취지를 제대로 살려 권리구제와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두 가지 목적 모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견해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상고심 재판 지연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상고법원 외에도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거나 이미 시행했던 경험이 있으므로 이러한 제도들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인지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준호 검사는 “끝으로 상고심 재판 지연 문제는 근본적으로 높은 항소율ㆍ상고율에서 기인하고 대법원의 과도한 사실인정 관여도 문제 악화에 기여하고 있는 점을 직시하고, 앞선 모든 논의들과 함께 항소율ㆍ상고율 감소를 위한 사실심 충실화 및 대법원의 법률심화를 위한 노력들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장준호 검사의 이런 주장은 이날 상고법원 설치 관련 공청회 자료집을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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