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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형부와 처제 사실혼도 법적 보호…재산분할 가능”

서울가정법원, 부부처럼 14년간 함께 살아 온 형부가 처제 상대로 낸 재산분할청구 받아들여

2013-05-03 17:46:21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민법상 혼인 취소사유가 되는 형부와 처제 사이더라도 부부처럼 14년을 함께 살아 온 사실혼 관계에 있다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둘이 갈라설 경우 재산분할청구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A씨는 아내와 결혼생활을 하던 중 처제인 B씨와 사이에 아들을 낳고는 아내와 이혼했다. A씨는 1997년부터 B씨와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를 맺고 부부처럼 살았다.

A씨는 2010년 12월 자신 소유의 경기도 포천에 있는 임야를 3억2000만원에 매각한 뒤 2억2000만원을 B씨가 관리하게 했고, 1억원은 자신이 관리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2011년 12월 B씨는 A씨에게 5000만원을 주면서 이를 갖고 집을 나가라고 했다. 이에 A씨는 아내(B)가 재산을 확보하게 되자 자신을 쫓아내려 한다고 여겼다.

이에 두 사람은 부부싸움이 심해졌고, 결국 B씨가 2012년 1월 집을 나간 이후로 지금까지 별거하고 있다.

그러면서 B씨는 “사실혼 기간 중 남편이 자주 술을 마신 뒤 욕설을 하거나 흉기를 들고 위협했고, 조금만 늦게 귀가해도 문을 열어주지 않고 집을 나가라며 욕설을 해 사실혼 관계가 파탄났다”고 주장하며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위자료 3000만원을 달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맞서 A씨는 재산분할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처제와 형부였던 사이로서 혼인이 금지되는 인척관계에 있었으므로, 사실혼 관계는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받지 못하는 만큼 재산분할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가정법원 제2부(재판장 이태수 부장판사)는 지난 3월26일 형부와 사실혼 관계를 맺고 14년 동안 살아 온 B씨가 A씨를 상대로 낸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위자료) 청구에 대해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A씨가 청구(2011느합319)한 재산분할은 사실혼 관계를 인정해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먼저 “민법이 정하는 혼인법질서에 본질적으로 반하는 사실혼관계에 있는 사람은 위자료 청구권이나 재산분할 청구권 등 법률혼에 준하는 권리가 인정될 수 없고, 혼인할 경우 그 혼인이 무효로 되는 근친자 사이의 사실혼 관계라면 원칙적으로 혼인법질서에 본질적으로 반하는 사실혼 관계라고 추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비록 민법에 의해 혼인이 무효로 되는 근친자 사이의 사실혼 관계라고 하더라도, 근친자 사이의 혼인이 금지된 역사적ㆍ사회적 배경, 당사자 가족과 친인척을 포함한 주변 사회의 수용 여부, 공동생활 기간, 자녀의 유무, 부부생활의 신뢰성 등을 종합해 반윤리성ㆍ반공익성이 혼인법질서의 유지 등의 관점에서 현저하게 낮은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실혼 관계가 혼인무효인 근친자 사이의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가 배제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대법원 판례(2010년 11월 25일. 2010두14091)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사실혼 관계를 시작하던 1997년 무렵에 시행되던 민법은 혼인당사자 사이에 직계인척, 부의 8촌 이내의 혈족인 인척관계가 있거나 또는 있었던 때에는 그 혼인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었고,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은 이에 해당되므로 무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에 관한 구관습법의 태도, 민법의 개정 경과 및 내용, A와 B의 사실혼 관계가 14년간 공동생활로 부부생활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형성됐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2005년 개정되기 전의 민법상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이 무효였더라도, 위 사실혼 관계는 반윤리성ㆍ반공익성이 혼인법질서에 본질적으로 반할 정도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05년 개정된 민법 제815조 제3호, 제816조 제1호, 제809조 제2항은 당사자 간에 직계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경우만 혼인무효사유로 규정하고, 그 외에 6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6촌 이내의 혈족, 배우자의 4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인 인척이거나 이러한 인척이었던 경우는 혼인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어, 형부와 처제 사이의 혼인은 취소사유에 불과한 것으로 개정됐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고(B)와 피고(A)의 사실혼 관계가 혼인법질서에 본질적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가 허용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A씨가 청구한 재산분할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와 B씨의 사실혼 기간이 14년인 점, 사실혼 기간 동안 A씨의 소득으로 생활비를 충당해 왔고, B씨는 전업주부로서 가사를 전담했던 점, A씨가 보관하고 있던 임야 매매대금 중 상당부분의 행방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재산분할 비율은 A씨에게 60%, B씨에게 40%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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