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

판사 출신 서기호 “대법원의 노회찬 판결은 사법살인”

“2012년 2월14일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또 하나의 역사적 오명을 남긴 날로 기록될 것”

2013-02-18 17:28:4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판사 출신인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17일 ‘안기부 X파일’을 입수해 삼성그룹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떡값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한 ‘삼성 X파일’ 사건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에게 의원직 상실형을 내린 대법원 판결을 ‘사법살인’이라고 규정하며 거친 돌직구를 던졌다.

서기호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3년 2월 14일, 이날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또 하나의 역사적 오명을 남긴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서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삼성 X파일’ 사건은 (안기부의) 불법도청 자체보다도 불법도청에서 나온 내용, 즉 재벌과 검찰간의 유착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대법원은 이를 외면한 채 형식논리만을 내세워 유죄판결을 내림으로써 의원직 상실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국민의 법 감정에 비춰볼 때 납득 못하는 점이 많고, 나아가 법률전문가가 볼 때도 굉장히 법리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07년 노회찬 의원이 ‘삼성 X파일’로 기소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호활동을 해왔던 박갑주 변호사가 함께 자리하며, 대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 박갑주 변호사(우)와 서기호 의원(우) / 사진출처= 서기호 의원 홈페이지

서기호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2013년 2월 14일, 이날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또 하나의 역사적 오명을 남긴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노회찬 공동대표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재벌과 검찰이라는 거대권력의 부정한 결탁에 대해 그 사실을 알리고 진실규명을 촉구한 정치인의 정의로운 행동을 낡은 법리적 판단기준과 왜곡된 사실인식을 근거로 유죄 판결한 사법살인 선고이기 때문”이라고 ‘사법살인’으로 규정했다.

그는 “따라서 노회찬 대표의 정의로운 행동과 그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 국민과 역사의 법정에 다시 묻고자 한다”며 “노 대표에 대한 사법부의 이번 판결을 보면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이 발생한 당시의 사회상황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내린 판결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2009년 12월 2심 재판부는 노회찬 대표가 ‘떡값검사 명단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해 명예훼손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죄를 저질렀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무죄라고 판결했다”며 “그런데 대법원은 ‘보도자료 배포에 의한 명예훼손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홈페이지 게재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2심과 같이 무죄’라고 판단하면서, 유독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게재한 행위에 대해서는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기부X 파일이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2005년 7월 이후 이 사건의 진실규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비상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건국 이래 최대의 정ㆍ경ㆍ검ㆍ언 거대권력의 남용과 횡포의 결정판’이라고 말했고, 삼성그룹은 임직원 명의의 사과성명을 발표했으며, 중앙일보는 1면에 사과문을 실었다”고 상기시켰다.

서 의원은 “그런데 언론을 통해 떡값을 받은 의혹이 있는 검찰간부의 이름이 이니셜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검찰만 요지부동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어, 노회찬 대표는 국민의 알권리를 대변하고,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소위 ‘떡값검사’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당시의 상황을 외면한 채 노회찬 대표의 행동을 ‘비상한 공적관심사’가 아니었다고 판단한 대법원의 상황인식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따라서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문제점을 제기하며, 국민과 역사의 법정에서 다시 이 사건에 대한 판결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노회찬 의원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갑주 변호사는 기자회견문과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첫째, 대법원 재상고심 판결은 면책특권 범위에 대해 부당하게 판단했다고 꼽았다.

박 변호사는 “보도자료가 배포된 경우는 면책특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은 면책특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변화된 시대환경에 비추어 면책특권의 범위를 부당하게 좁게 판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에서의 발언 등의 홈페이지 게재는 권장되는 국회의원의 직무행위이기 때문”이라며 “의정활동과 연관성이 있는 대의적 의사표현 행위까지 포함해서 ‘국회’란 특정 장소나 건물의 의미보다는 국회의 실질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보도자료 배포는 국회에서 행한 직무부수행위라고 보면서, 홈페이지 게재는 그와 달리 판단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판단”이라며 “대법원이나 대검찰청조차도 보도자료를 발표할 경우 즉각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시대이며, 2004년에 국회방송이 개국돼 실시간 또는 녹화돼 국회의원의 발언이 여과 없이 국민들에게 전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대법원이 현실을 외면한 동떨어진 판결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박 변호사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투명성 제고, 국민에 의한 대의활동의 감시라는 관점에서 국민은 쉽게 국회 내 활동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접근의 용이성이 국회 내 활동의 부정의 근거가 될 수는 없고, 보도자료의 홈페이지 게재는 당연히 국회 내에서 자유로운 발언의 부수적 행위이며, 이미 국회 내에서의 모든 발언과 활동이 국회방송 등으로 생중계되고, 보도자료의 홈페이지 게재가 권고되고 있는 현실에서 보도자료의 배포행위와 홈페이지 게재행위를 달리 평가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둘째, 통신비밀보호법에 대해 부당하게 해석했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소위 안기부 X파일은 당시 이미 널리 알려진 내용이었고, 재벌과 검찰 사이의 유착관계, 즉 재벌이 돈으로 검찰을 관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를 공개하는 것은 사생활보호를 넘어서는 매우 공익적인 사건”이라며 “따라서 도청된 대화 내용이 공적 관심사이며, 이에 대한 내용이 널리 알려진 이 사건의 경우 지득한 대화의 ‘공개’, ‘누설’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대법원 재상고심 판결은 (삼성그룹) 이학수 비서실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과 관련 검사들의 실명을 그대로 적시한 것을 문제 삼고 있지만, 이 사건 보도자료를 인터넷에 게재하기 전에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거의 공개된 상태였고 다만, 관련 검사들의 실명은 직책ㆍ이니셜로 사실상 공개된 상태였으며, 그 과정에서 일부 검사들의 실명은 언론 보도 또는 본인들의 관련 발언으로 공개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셋째, 이 사건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재벌이 돈으로 검찰을 관리하는 내용을 모의하는 대화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한 행위가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춰 용인될 수 없는 행위’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X파일 대화 내용은 이미 공개된 상태로 공지의 사실이었고, ‘공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경우’로서 ‘비상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방법의 상당성도 갖추었다. 노회찬 대표가 홈페이지에 녹취록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수행의 일환이었다”며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서 검찰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도청에 대한 수사만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녹취록 공개는 수사의 필요성을 밝히고, 수사의 대상, 수사의 방법을 정하고, 수사를 촉진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것이었기 때문에 재벌이 검찰을 매수하려는 대화 내용만을 발췌해 공개한 것은 상당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리고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며 “이 사건 대화를 공개하여 얻어지는 공익 및 가치의 우월성이 크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기존 파기환송판결(2009도14442, 주심 양창수) 자체가 문제였고, 이번 재상고심판결(2011도 15315 주심 박보영) 역시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를 통해 파기환송판결의 위법ㆍ부당함을 바로 잡을 수 있었고, 새로운 증거가 제출됐으므로 직접 파기환송판결의 기속력에서 벗어나 다른 판결을 할 수 있었지만, 이를 간과하고 종전 판결처럼 선고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법원에 의한 사법살인과 잘못된 정치적 판결 사례가 하나씩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며 “사법부 스스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마지막 보루 역할을 그동안 충실히 해왔는지 성찰해야 할 시대에 이 사건 판결로 오히려 또 하나의 역사적 과오를 저질렀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노회찬 대표는 무죄”라고 강변했다. “거대권력의 부정부패를 끊고자 했던 한 국회의원의 정의로운 행동이 범죄라면 우리 사회에서는 더 이상 정의나 진실을 소중한 가치로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의와 진실의 가치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전히 지켜져야 하고, 또 지켜질 수 있다는 신념과 확신을 가지고 노회찬 안기부 X파일 사건에 대한 정당한 판결을 국민과 역사의 법정에 맡긴다”고 대법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