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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파업 만류 회사 설명회는 노조 지배ㆍ개입 아냐”

노조 개입하려는 부당노동행위라는 항소심 판결 뒤집어 파기환송심 주목

2013-01-14 17:30:1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파업이 임박한 상황에서 회사 측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파업의 부당성을 설명하려고 한 것에 대해 항소심은 ‘노조에 개입하려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결했으나, 대법원을 이를 뒤집고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며 사건을 돌려보내 파기환송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법원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 기술본부장인 강OO씨는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을 하루 앞둔 2010년 5월11일 파업과 관련해 노조의 부당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직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려고 서울 상암동에 있는 한국철도공사 서울차량사업소에 도착했다.

이때 철도노조 본부와 서울지방본부 집행부 등은 강OO본부장에게 “파업을 하루 앞두고 뭐 하러 왔냐”고 욕설을 하며 청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몸으로 가로막았다.

이에 강OO본부장이 이들을 고소해 검찰은 “위력으로 한국철도공사 기술본부장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1심인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동욱 판사는 2011년 5월 철도노조 집행부 11명에게 유죄를 인정해 각각 벌금 50만원씩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인 서울서부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인규 부장판사)는 2011년 11월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깨고, 철도노조 집행부 10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가 있음은 당연하나,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해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해 노조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본부장의 건물 출입을 막으려고 하자 서울차량사업소장이 피고인들에게 ‘내일 파업이니까, 파업하지 말라고 오신 것’이라고 말한 점 등을 종합하면 강OO본부장이 직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 행위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서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설령 강OO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에 있어서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사정에 비춰 피고인들이 강OO의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오인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 강OO에게 다소간의 욕설을 하고, 몸으로 가로막아 출입을 저지한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형법 제16조는 자기가 행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고 오인할 경우 그럴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처벌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사건은 검사의 상고(2011도15497)로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직원을 상대로 파업의 부당성을 설명하려는 한국철도공사 간부를 막은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전국철도노조 집행부 10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서울서부지법 합의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해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설명회를 개최해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돼 있거나 다른 지배ㆍ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돼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조의 조직이나 운영ㆍ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출입방해로 강OO은 결국 그날 서울차량사업소 2층 회의실에서 과장 등 중간관리자와 차량팀원 등 몇 십 명만 참석한 가운데 10분간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철도공사의 현황에 비춰 파업에 무리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나아가 ‘국민들의 파업에 대한 시각과 국가가 처한 현실 등과 함께 현재로서는 철도가 파업되면 철도공사 전체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강OO이 설명회에서 설명하고자 한 내용은 다른 지역설명회에서 한 발언과 유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심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심리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그 발언 내용이 설명회가 무산된 뒤 중간관리자 등을 상대로 했던 발언 내용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라면, 이는 파업이 예정된 상황에서 철도공사의 전반적 현황과 파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면서 파업 참여에 신중할 것을 호소ㆍ설득하는 등 사용자 입장에서 노동조합이 예정한 파업방침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서 사용자측에 허용된 언론의 자유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인들의 출입방해 행위 당시 서울차량사업소장이 ‘강OO은 내일 파업이니까, 파업하지 말라고 오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인정되나, 이는 소장으로서 피고인들이 출입을 막아선 상황에서 이를 풀 것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고, 그 내용도 피고인들이 파업으로 인해 입을 손해를 우려하는 취지의 충고성 발언으로 볼 수 있어 보복이나 위협 등의 의사가 표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강OO이 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한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만한 행동을 했다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며 “그렇다면 원심은 비록 이 설명회가 파업이 임박한 시기에 개최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강OO가 이 사건 설명회 전 다른 지역에서 한 순회설명회에서 표명한 발언의 내용 등이 노조의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추단되는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설명회 개최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지배ㆍ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또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으로서의 업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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