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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녹십자 유산 분쟁 고인 뜻대로 ‘장남 배제’

고(故) 허영섭 녹십자 회장의 장남이 낸 유언무효확인 소송 최종 패소

2013-01-06 18:24:2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녹십자 창업자인 고(故) 허영섭 회장의 유언을 통한 유산상속을 둘러싼 장남의 법정다툼에서, 대법원도 유산상속자에서 장남을 배제한다는 허 회장의 유언장이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2008년 6월 뇌종양 수술을 받은 허영섭 녹십자 회장은 몇 차례 재입원을 하며 치료를 받았으나 치유되지 않아 그해 11월 유언을 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병세가 악화돼 2009년 11월 타계했다.

유언 당시 허 회장은 서울대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은 뒤 유언을 진행했는데 공증담당변호사, 유언집행자(변호사), 증인들(당일 진료한 의사, 녹십자그룹 고문변호사), 공증담당직원들과, 허 회장의 부인 정OO씨가 참석했다.

유언의 주된 내용은 “허영섭 회장이 소유한 주식을 장남을 완전히 배제하고, 주식 대부분을 사회복지법인이나 장학재단에 환원하고, 나머지는 아내와 2남, 3남에게 증여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장남 허성수(43)씨는 “유언 당시 정상적인 인지능력을 잃어 유언능력을 갖지 못한 상태였고, 또한 망인이 직접 유언 취지를 말하지 않고 공증담당변호사가 미리 작성해 온 유언공정증서 초안을 낭독하면서 망인에게 간략하게 확인을 구한 것으로, 유언이 망인의 진의에 따라 작성된 것이라는 증거도 없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민유숙 부장판사)는 2010년 10월 고(故) 허영섭 녹십자 회장의 장남 허성수씨가 어머니와 재단법인 미래나눔재단을 상대로 낸 유언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허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허씨가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17민사부(재판장 이경춘 부장판사)도 2011년 10월 허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유언 전후로 망인이 한 대외활동 등을 종합하면 유언 당시 망인은 유언에 필요한 의사식별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또한 유언내용은 망인이 직접 자세히 적은 메모들을 종합해 작성한 점 등을 종합하면 공증증서유언 초안은 망인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유언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아버지의 유언으로 자신만 아버지 재산을 물려받지 못한 허성수(43)씨가 “아버지의 유언장은 무효”라며 어머니 정OO씨, 미래나눔재단 등을 상대로 낸 유언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법 제1068조가 규정한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 낭독해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해야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서 ‘유언취지의 구수’라 함은 말로써 유언의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엄격하게 해석할 것이기는 하지만, 공증인이 사전에 전달받은 유언자의 의사에 따라 유언의 취지를 작성한 다음 그 서면에 따라 유언자에게 질문을 하고 유언자가 한 답변을 통해 유언자의 진의를 확인할 수 있어 그 답변이 실질적으로 유언의 취지를 진술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고,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할 의사식별능력이 있으며, 유언 자체가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 유언취지의 구수 요건을 갖추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유언공정증서의 초안이 망인(허영섭)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된 것이고, 공증담당변호사가 그 초안 내용대로 망인에게 질문하고, 망인은 미리 받은 초안을 확인하며 ‘그렇습니다’, ‘그렇게 유증할 생각입니다’라고 답변한 다음, 최종적으로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의사를 다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이런 망인의 답변이 실질적으로 유언의 취지를 진술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어 이 사건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취지의 구수 요건을 갖춘 적법ㆍ유효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에 있어 유언취지의 구수 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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