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

헌재 “박정희 5ㆍ16 쿠데타 직후 영장 없는 구속은 위헌”

“국가최고재건회의가 제정한 ‘인신구속 임시특례법’은 영장주의 위배”

2013-01-02 13:30:35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5ㆍ16 군사 쿠데타 직후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법관의 영장 없이 사람들을 체포 또는 구금하는 근거가 됐던 ‘인신구속 등에 관한 임시 특례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인신구속 등에 관한 임시 특례법(이하 인신구속 임시특례법)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61년 5ㆍ16 쿠데타 이후 설치된 국가재건최고회의가 1961년 8월 제정했으며 1963년 12월 폐지됐다.

인신구속 임시특례법 제2조 1항은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에 규정된 죄, 부정축재처리법에 규정된 죄 등은 법관의 영장 없이 구속ㆍ압수ㆍ수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위청룡은 경성법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 중이던 1943년 조선변호사시험에 합격해 평양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독립투사 변호사에 힘쓰다 1950년 월남한 뒤 서울지검 검사 등을 거쳐 1961년 법무부 검찰국장이 됐다.

그런데 위 검찰국장(46)은 1961년 11월 간첩 혐의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에 의해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20여일 만에 숨졌다. 당시 국가최고재건회의는 “간첩을 관대하게 처리한 죄상이 드러나자 극형이 두려워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12월 “위청룡 검찰국장이 간첩활동을 한 증거나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위청룡 국장을 간첩으로 단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국가에 사과와 명예회복 등을 권고했다.

이에 유족들은 2010년 1월 “법관의 영장 없이 불법으로 중앙정보부 수사관에 의해 구금돼 수사를 받던 중 사망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제16민사부(재판장 최복규 부장판사)는 “위청룡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적용된 인신구속 등에 관한 임시 특례법 조항은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지난 2010년 12월 직권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재판소는 옛 인신구속 등에 관한 임시특례법 제2조 1항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직권으로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헌재는 먼저 “우선 형식적으로 영장주의에 위배되는 법률은 곧바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형식적으로는 영장주의를 준수했더라도 실질적인 측면에서 입법자가 합리적인 선택범위를 일탈하는 등 그 입법형성권을 남용했다면 그러한 법률은 자의금지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사기관이 법관에 의해 발부된 영장 없이 범죄 혐의자에 대해 구속 등 강제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영장 없이 이루어진 강제처분에 대해 일정한 기간 내에 법관에 의한 사후영장을 발부받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하지 않아, 수사기관이 법관에 의한 구체적 판단을 전혀 거치지 않고서도 임의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 등 강제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영장주의의 본질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또 “이 법률조항과 같이 영장주의를 완전히 배제하는 특별한 조치는 비상계엄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도 가급적 회피해야 할 것이고, 설사 그러한 조치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지극히 한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영장 없이 이루어진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에 대해서는 사후적으로 조속한 시간 내에 법관에 의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1961년 8월부터 계엄이 해제된 이후인 1963년 12월까지 무려 2년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시행됐다”며 “비록 일부 범죄에 국한되는 것이라도 이러한 장기간 동안 영장주의를 완전히 무시하는 입법상 조치가 허용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서 정한 영장주의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