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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다면평가 허들제 부산도시공사 6급 승진 대상자 제외 처분 무효

'이 사건 조항은 피고 인사규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효력이 없다'

2026-09-23 00:10:00

부산법원종합청사.(로이슈DB)이미지 확대보기
부산법원종합청사.(로이슈DB)
[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이호철 부장판사, 신은진·김서현 판사)는 2026년 9월 9일 전 직원 대상 다면평가 허들제에서 7점 미만을 받아 승진이 제외한 사안에서, 부산도시공사 직원 원고가 피고 부산도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승진 대상자 제외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해 '피고가 2026. 1. 1. 원고에게 한 6급 승진 대상자 제외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며 판결을 선고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원고는 일반직(행정) 7급으로 피고에 입사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다.

피고는 2023. 9.경 직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여 다면평가 허들제(다면평가에서 일정 점수에 미달할 경우 승진에서 배제하는 제도, 이하 ‘허들제’) 도입에 관한 의견 수렴을 한 후 같은 해 3분기 노사협의회에서 허들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후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5. 1. 1. 자 인사부터 적용하겠다고 공지하고 2023. 11. 30. ‘다면평가 운영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허들제를 도입했다.

다면평가제도는 상급자뿐만 아니라 하급자, 동료들이 평가자로서 평가에 참여하는 제도다.

원고는 입사 후 1년이 지남에 따라 2026. 1. 1. 시행하는 정기인사 시 6급으로 승진할 대상자에 해당했으나, 피고는 승진대상자들에 대해 실시한 2025년 하반기 다면평가(업무능력, 업무자세, 대인관계, 품성)에서 원고가 10점 만점 중 6.702의 점수를 받았다는 이유로 원고를 승진대상자에서 제외했다(이하 ‘이 사건 제외처분’).

(청구원인의 요지) 원고는 ① 피고가 다면평가 운영에 관한 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제9조 제4항(이하 ‘이 사건 조항’)을 개정하여 허들제를 도입한 것은 피고의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 시행내규에서 위임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고, ② 따라서 허들제 도입은 실질적으로 인사규정의 개정에 해당하는데, 피고 정관, 이 사건 조례에 의하면 그 개정은 이사회 의결 및 부산광역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임에도 피고는 이를 거치지 않았으며, ③ 이 사건 지침 개정에 의해 허들제를 도입한 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므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러한 동의가 없었고, ④ 이 사건 지침에 따른 다면평가는 신뢰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아 그 결과를 근거로 승진대상자 포함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이 사건 조항은 그 내용 자체로 부당하므로, 이 사건 조항은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조항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근거로 원고를 승진대상자에서 제외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외처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조항은 피고 인사규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효력이 없고, 피고가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하여 원고를 2026년 상반기 정기인사 6급 승진대상자에서 제외한 처분, 즉 이 사건 제외처분은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남용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조항은 이 사건 지침 제9조 제1항에 따라 평가된 점수가 7점 미만일 경우 승진대상자에서 제외한다고
하여 근무성적평정 등 다른 평정 결과와 관계없이 '다면평가' 평정만으로 승진후보자 명단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는 피고 인사규정, 인사규정 시행내규에서 승진후보 순위의 결정은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직무평가평정, 다면평가평정, 훈련성적평정, 포상(가산점) 등에 의하고 다면평가평정은 10%만을 반영하도록 한 내용에 위배되는 것으로, 상위 규정의 위임 범위에서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지침에서 다면평가 평정점이 7점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승진대상자에서 바로 제외하는 규정을 두는 것은 위와 같은 인사규정의 내용에 반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조항은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조항이 정한 허들제는 실질적으로 피고 인사규정에서 정한 바와 달리 승진을 제한하는 내용이므로 피고는 부산광역시장의 승인,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인사규정을 개정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할 것임에도, 피고는 이러한 절차를 회피하기 위해 이 사건 지침에 이 사건 조항을 두는 방식으로 허들제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피평가자와 업무를 함께 한 경험이 없는 직원의 경우에도 피평가자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고, 평가위원의 선택에 따라 일부 피평가자에 대한 평가를 생략할 수도 있어 평가위원 구성에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평가항목 또한 ‘기획창의력, 추진력, 이해판단력, 표현력, 주인의식, 적극성, 규율성, 팀웍유지, 조정섭외력, 도덕성’이라는 추상적인 항목들로 이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각 항목별로 A(10점)부터 E(2점)까지의 등급을 매겨 평균점수를 산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어떠한 경우에 어떠한 등급으로 평가할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은 전혀 정해져 있지 않다.

이러한 평가 방법에 따르면 어떠한 직원들이 평가에 참여했는지 여부에 따라 평가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극단적으로 1명의 직원만 평가에 참여한 경우 그 직원의 평가 결과만으로 다면평가 평정점이 결정될 수도 있다), 그 평가과정이나 결과가 객관적이고 공정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데, 이러한 다면평가 결과만을 근거로 승진대상자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은 합리적인 승진임용기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기관은 39개 기관 중 31개였으나 그중 피고와 같이 다면평가결과만으로 승진을 제한하는 허들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관은 없었다.

피고는 원고의 다면평가평정점이 7점에 미달하는 6.702였다는 점 외에 원고가 6급으로 승진하는 데 부적합하였다고 볼 만한 어떠한 사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원고가 승진후보자 명단에 포함되어 승진 예정인원인 8명 내에 들었음에도 승진임용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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