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변호사

업무 지시에 따랐을 뿐인데 사기죄 공범?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의 함정

2026-09-22 09:00:00

예종법률사무소 황민호 형사전문변호사이미지 확대보기
예종법률사무소 황민호 형사전문변호사
[로이슈 진가영 기자] 추석 명절 연휴 전후로는 각종 명절 지원금 안내, 모바일 선물 쿠폰, 택배 배송 조회 등을 빙자한 스미싱 및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증하여 대중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하지만 명절 시즌에 주의해야 할 금융 범죄는 비단 피해자가 되는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 조직의 손발이 되어 형사 처벌 위기에 몰리는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피해 역시 연휴를 기점으로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채권 추심 대행이나 현금 전달 업무로 위장하여 무직자나 취업 준비생을 현금수거책으로 포섭하는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현금수거책으로 적발될 경우 주로 적용되는 혐의는 형법상 사기죄 또는 사기방조죄다. 형법 제347조에 규정된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범죄 전체를 주도하지 않고 단순히 현금 수거 및 이체 업무만 수행했다 하더라도 범죄 완성에 기여했다면 사기방조죄가 적용되어 무거운 형사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수사기관은 업무 과정에서 사용된 수법, 이체 방식, 지급받은 수수료 등을 고려할 때 자신이 하는 일이 불법적인 일일 수 있다는 점을 미루어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른바 '미필적 고의'를 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재판부 역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사건에 대해 사회적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엄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식 면접 없이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등 비대면 메시지로만 업무 지시를 받은 경우, 고객을 직접 만나 현금을 봉투로 전달받거나 무통장 입금 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나누어 사용한 경우 등은 불법성을 인지할 수 있었던 정황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 초범이라 할지라도 실형이 선고되거나 구속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범행 가담 기간이 매우 짧고 지급받은 대가가 일반적인 아르바이트 수준에 불과하며 범죄 조직의 치밀한 기만 행위에 완전히 속아 넘어간 정황을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할 수 있다면 무혐의 처분이나 집행유예 등 선처를 이끌어낼 여지가 존재한다.

따라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첫 조사 출석 전 대응 전략을 완벽히 수립해야 한다. 당황하여 진술을 번복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해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임의로 삭제하는 행위는 증거 인멸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대신 사건 발생 초기부터 지원 공고문, 구직 과정에서 주고받은 메시지 전체, 업무 지시 내역, 교통비 및 수수료 수령 내역 등을 그대로 보존하여 자신이 정당한 업무로 오인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해 회복 노력 역시 양형 결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므로 신속한 법적 조치가 요구된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적발된 피의자가 본인도 속았다는 생각에 준비 없이 경찰 조사에 응했다가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 구속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첫 경찰 조사 단계에서 작성되는 피의자 신문조서가 향후 재판의 방향을 좌우하므로 입건된 즉시 구직 과정 전체의 메시지 내역을 확보하고 고의성을 중심으로 수사기관의 의심을 풀어야 한다.

도움말 예종법률사무소 황민호 형사전문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