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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 600일 박정혜의 투혼, 금속노조가 이어 싸울 것"

29일 정부 교섭 개최 약속 선언, 고공농성 600일 만에 해제

2025-08-29 21: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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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금속노조)
[로이슈 전용모 기자] 금속노조는 8월 29일 오후 3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고공농성장에서 정부의 옵티칼 노사교섭 개최약속·먹튀방지법 약속 선언 및 고공농성 해제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금속노조 손덕헌 부위원장(사회),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주영 국회의원, 윤종오 국회의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배진교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 비서관, 권영국 정의당 대표,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김민지 말벌 시민,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지난 1월 8일부터 9m높이의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옥상에서 벌인 고공농성 600일째인 29일 오후 땅으로 내려왔다. 그 자체로 노동운동사의 기록이 됐다. 두번의 혹한, 두번의 폭염을 뚫고 옵티칼 노동자의 목소리를 사회 전체에 외쳤다. 언론이 주목하고, 외신이 방문하고, 일본 현지에서 집회가 열리고, 국회의원, 당대표, 국회의장, 대선 후보 등 정치인이 박정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박정혜의 투혼, 고공농성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못했을 장면이다. 하지만 노동자는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다. 금속노동자가 싸워 나가야 할 이유는 여전히 차고 넘친다.

이날 당·정·대는 노사교섭 개최와 외국인투자기업 규제 입법 약속을 선언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닛토덴코가 전체 지분을 소유한 외국인투자기업이다. 닛토덴코는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 불이 나자, 그해 11월 일방적으로 법인 청산을 결정했다. 노동자들은 2023년 2월 집단 해고됐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화재보험금으로 최소 525억 원을 받았다.

닛토덴코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청산했지만, 그 사업은 계속 영위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물량을 또다른 한국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옮겨 생산을 계속한 것이다. 한국니토옵티칼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노동자 156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 가운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는 없었다. 물량을 흡수한 한국니토옵티칼의 매출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1조 5천억, 영업이익은 33% 오른 754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은 손해 보지 않았다. 피해는 노동자에게만 전가됐다. 이 부조리를 사회에 폭로하고자 박정혜, 소현숙 노동자가 2024년 1월 8일 고공에 올랐다. 소현숙 노동자는 건강 문제로 고공농성 476일째인 2025년 4월 27일에 땅으로 내려왔다.

지난 5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측은 투쟁하는 노동자에게 4억 2240만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금속노조는 일본 닛토덴코가 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보고 지난해 9월 한국NCP, 그해 11월 일본NCP에 진정을 넣었다. 각국 NCP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사태가 가이드라인 범위에 적용된다고 판단하고 조정 절차에 착수한 상황이다.

올해 6월 13일엔 우원식 국회의장이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한국옵티칼하이테크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전하기도 했다.

자본은 갈수록 책임을 회피했고, 노동자의 고통은 깊어져만 갔다. 지난 정부 국가역할은 보이지 않았고 고공농성 장기화란 결과까지 이어졌다. 이제야 정부가 약속했다. 정당, 정부, 대통령실(당·정·대)이 교섭을 주선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제2의 박정혜가 나오지 않도록 외국인투자기업을 규제하는 입법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반드시 지켜야 한다.

옵티칼 두 번째 투쟁, 이제 시작한다. 박정혜를 비롯한 옵티칼 노동자의 투혼을 받아안고 금속노조가 나설 것이다. 땅에서 더 크고, 강고한 투쟁을 펼치고 끝내 노동자가 일터로 돌아가는 모습을 만들 것이다. 나아가 금속노조는 광장을 열었던 민중과 함께 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말말말] (정창열 금속노조위원장) 가슴이 무거워 어떤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말이 600일이지, 이건 극한의 형벌입니다. 저 가증스러운 윤석열이를 저 곳에 올리면 600일이 아니라 여섯시간 만에 내려올 겁니다. 죄는 니토덴코가 저질렀는데 벌은 박정혜 동지가 받았습니다. 뒤집어진 세상입니다. 이런게 바로 내란입니다. 쿠데타만 내란이 아니라, 일하고 싶다는 노동자 하늘 감옥에 가두고! 외투기업이 한국인 다 무시하는! 이런 현실이 바로 내란입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박정혜 동지가 땅을 딛는다는 사실은 너무나 기쁩니다. 그러나 아직 현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 분노스럽습니다. 외투 자본이 우리 노동자들을 대하는 악랄함의 극치를 이곳에서 확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상응한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만들어 낼 것입니다.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김주영 국회의원) 600일 되는 오늘 박정혜 동지가 저 뜨거운 콘크리트 지붕 위에서 이제 내려옵니다. 단지 불이 났을 뿐입니다. 고용 승계를 요구했지만, 지키지 않은 니토덴코를 향한 그 저항에 무한한 존경과 연민의 마음을 보냅니다. 이제 집권 여당인 우리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정부, 대통령실이 함께 나서서 먹튀 기업들의 이런 노동자를 배신하고 팽개치는 이런 부분들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외투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위해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그리고 대통령실, 노동계가 함께 TF를 꾸리고 함께 고민하면서 해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은 지난 600일 동안 나라가 없었습니다. 나라를 대신하여 해고 노동자들을 함께 해주신 여러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시민 여러분들께 정부를 대신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 오전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께서는 해외 순방 결과를 결산하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옵티칼 문제에 대해서 언급을 하셨으며, 여러 가지 보고를 드렸을 때, 대통령께서는 노동부 장관이 가진 권한을 아끼지 말고 이 문제 조속히 해결하는 데 진력을 다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나라가 나서겠습니다. 대화 자체가 불법이 되는 것, 이제 끝내야 합니다.

(배진교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 비서관) 지난 한 달 동안 고용노동부 장관이신 김영훈 장관님과 우리 여당 의원님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함께 논의해 왔고, 앞으로도 이 문제가 정상적으로 제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대통령실도 대통령님께 제대로 보고하고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 드리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민병덕 국회의원) 한일 관계는 미래를 위해서 발전해야 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베인 곳들을 메꿔야 됩니다. 그 베인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옵티칼입니다. 이곳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베인 곳이 메꿔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셔틀 외교를 통해서 닛토덴코 일본 자본의 이러한 잔인성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됩니다. 고용 승계, 외투 기업의 먹튀방지법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진보당 윤종오 국회의원) 제가 노동운동과 정치 운동을 합쳐서 38년째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런 기자회견 집회 현장에 노동부 장관과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책임 있는 국회의원들과 시민사회와 노동단체가 함께하는 이 장면은 처음입니다. 노조법 2·3조를 이렇게 단결되고 함께 힘을 모으는 모습으로 20년 숙원을 풀었듯이, 고공에 있는 동지들이 하루 빨리 내려오고 다시는 고공에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 열어가는 데 진보당도 함께하겠습니다.

(사회민주당 대표 한창민 국회의원) 박정혜 동지, 외롭고 고통스러운 싸움인데 잘 버텨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불타버린 공장에서 노동자를 버리고 다른 곳에 가서 돈을 벌려는 이런 낡은 행태, 새로운 대한민국에서는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이 자리가 다양한 세력들이 한마음으로 박정혜 동지를 땅에 딛게 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자고 약속한 만큼, 이런 자리가 앞으로 5년 동안 우리의 낡은 노동 현장을 바꾸는 그런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 박홍배 국회의원) 어제 599일차 되던 날 정청래 당 대표께서 이곳을 다녀가셨습니다. 입법 청문회가 되었건, 공청회가 되었건, 국정감사가 되었건 노사가 함께 자리하고 대화하실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당내 TF도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외투 기업의 먹튀를 막을 수 있는 제도 마련에 또 TF활동, 상임위 활동, 을지로 활동으로 함께하겠습니다. 박정혜 동지의 조속한 일상과 건강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 지난 5월 21일 대선 기간에 옥상에 같이 올라가서 당시의 상황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기도 했던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그때 가장 걱정했던 게 하나 있었습니다. 올여름에 폭염이 오면 이곳은 우레탄이기 때문에 40도를 넘나드는 온도가 그냥 일상이 된다, 이것을 어떻게 견뎌야 될지 모르겠다, 라는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600일입니다. 시민사회 연대와 노동자들의 투쟁은 있었으나, 그동안 정치는 사실 여기에 없었습니다. 이제 해결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바로 이 오랜 투쟁의 성과는 외투 자본들이 함부로 먹튀할 수 없도록 하는 법과 제도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제정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도 박정혜, 소현숙의 그 투쟁, 이제 남은 고진수의 고공농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끝까지 연대할 것입니다.

(양한웅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단순히 한 명의 노동자가 아니라 노동조합을 불인정하는 집단들입니다. 옵티칼 자본이 그렇고, 세종호텔 주명건이 그랬습니다. 용산이 나서고 국회의원들이 여러 명 나서고 장관이 나서도 옵티칼은 아무도 못 만났습니다. 세종호텔 주명건 못 만났습니다. 이게 나라입니까? 이게 정부입니까? 대통령 출범한 지 90여 일 다 됐습니다. 어저께 한 당대표 약속,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대통령실 약속, 국회의원들 약속, 박정혜 동지를 내려오게 하는 달콤한 유혹의 한마디여선 안 됩니다, 반드시 실천하십시오.

(김민지 말벌 시민) 동지 여러분 소현숙 동지가 위에서 467일, 박정혜 동지가 위에서 600일을 투쟁해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의 투쟁이 여기까지 다리가 놓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겠습니까? 저는 울고 싶지가 않습니다. 저는 여기 있는 현환 동지, 지영 동지, 현석 동지, 희은 동지, 나영 동지, 현숙 동지, 정혜 동지가 모두 평택공장에 다시 복직되어서 출근하는 그날에 기쁨의 눈물을 한 방울 흘릴 때까지는 절대 울고 싶지 않습니다. 동지 여러분 옵티칼하이테크의 투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이 일곱 동지가 무사히 고용승계되어서 다시 한 번 공장의 노동자로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는 그날까지 함께 투쟁해 주십시오.

(김진숙 지도위원) 오늘 박정혜는 22년 전에 김주익이었고, 14년 전 김진숙입니다. 김영훈 장관님,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려 본 적 있으십니까?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줄 능력자여서가 아니라 그가 있다는 믿음만으로도 세상에 채워지는 그런 존재를 기다려 본 적 있습니까? 양경수 위원장님, 처절하게 외로워 본 적 있으십니까? 외로움 때문에 사무치게 외로워서 울어본 적 있으십니까? 장창열 위원장님, 가슴이 미어지는 눈물이 있다는 걸 아십니까? 감히 위로할 수도 없는 처절한 눈물이 있다는 걸 아십니까? 정말 잘 웃고 늘 웃던 박정혜 동지가 500일이 넘어서면서는 늘 울었습니다. 옵티칼 투쟁은 끝난 게 아니라 고공에서 땅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투쟁의 장소가 바뀌는 것뿐입니다. 이제 약속대로 민주당과 정부가 박정혜 투쟁을 이어주십시오. 노동부 장관님. 우리 세대가 다시 바로잡아야 할 일입니다. 잊지 말아주세요. 세종호텔 고공농성도 속히 해결하여 일터로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박정혜 동지 건강 잘 회복하시길 빌고 또 빕니다. 그리고 옵티칼 동지들, 우리 말벌 동지들은 더 고생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짜 승리하는 날 박정혜 동지의 페스티벌 춤을 꼭 봅시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최현환 지회장) 국회와 정부, 그리고 닛토덴코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직접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 약속은 결코 빈말이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끝까지 지켜보고 반드시 이행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오늘 고공을 해제하지만 우리의 싸움은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는 600일의 투쟁에서 얻은 힘과 연대를 발판 삼아 반드시 승리할 때까지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의 고공농성은 끝났지만, 그 투혼을 이어받아 반드시 고용승계 쟁취하는 승리의 투쟁으로 만들겠습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이제 내려오니까 땅을 밟았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오늘이 내려가는 날이지만 위에 있으니 실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1년 8개월. 정말 오랜 시간 고공에서 농성을 할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 동안 제가 고공에서 지금 이렇게 무사히 땅에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더위에도 투쟁에 항상 함께해 주시는 동지들이 계셨기에 제가 위에서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실 거라 상상도 못했는데, 저희 투쟁에 이렇게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600일 동안 하루하루 어떤 날에는 힘든 날도 있었지만, 하지만 또 우리 함께하는 동지들이 계셨기에 즐거운 날도 있었습니다.

잘못은 어떻게 보면 닛토덴코가 했는데 왜 고통을 노동자가 받아야 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승리해서 내려왔으면 더 좋았을 거지만 그래도 제가 이 다리로 두 다리로 이렇게 내려올 수 있게 해 준 우리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직 저희 투쟁이 끝난 게 아닙니다. 앞으로도 정부와 국회에서 저희의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더 이상 고공에 오르는 동지가 없길 바라며 우리 노동자들이 정말 행복한 세상을 살 수 있게, 제가 바라는 건 그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옆에서 힘들지만, 묵묵히 지켜준 우리 조합원들도 너무 고생 많았고, 그리고 우리 가족들도 너무 미안하고 사랑합니다. 건강 챙겨서 더 열심히 꼭 승리해서 여러분들께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쟁!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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