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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출신 박범계 “원세훈, 대법원 피 묻히지 않겠다는 엉거주춤한 판결”

“대법원이 최종심으로서, 더더군다나 정책법원을 지향하는 대법원이 참으로 무책임하다”

2015-07-17 21:41:25

[로이슈=신종철 기자] 판사 출신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항소심에서 법정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대법원의 판기환송 판결에 대해 “피도 묻히지 않고 부담도 지지 않겠다, 이런 엉거주춤한 판결이다. 요즘 유행하듯이 ‘아몰랑 판결’이 아닌가. 대법원이 최종심으로서, 더더군다나 정책법원을 지향하는 대법원이 참으로 무책임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혹평했다.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정관용 진행자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내린 판결인데 유무죄에 대한 판단은 안 했다”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런데 박범계 의원은 대법원 판결문을 짚으며 “대법원은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 윤성열 팀장이 찍어 내려진 이후에 검찰이 특히 증거능력 부분에 대한 공소유지가 불충분했다 또는 불성실했다는 지적을 한 걸로 보인다”며 “검찰이 파기환송을 받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증명을 잘하면 유죄가 될 수 있다는 암시도 달려있다”고 봐 눈길을 끌었다.

▲판사출신박범계새정치민주연합의원(사진=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판사출신박범계새정치민주연합의원(사진=페이스북)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 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6일 항소심이 국가정보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의 핵심은 항소심이 정치관여 및 선거개입을 유죄로 판단한 근거인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OO의 이메일 계정에서 압수한 텍스트 파일 형식의 ‘425지논 파일’과 ‘트위터 공작’의 트위터 계정 추론의 기초가 되는 핵심증거인 ‘시큐리티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면서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유죄ㆍ무죄 판단을 내리지 않고, 파기환송심을 맡게 될 서울고등법원에 판단을 일임했다.

통상 대법원은 형사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파기환송할 경우 유죄 또는 무죄 ‘취지’의 판단을 내려 보내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아예 유죄와 무죄에 대한 판단을 파기환송심인 서울고법 재판부에 맡겼다.

그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은 이렇다. 대법원은 “검사와 피고인들의 주장과 증명 여하에 따라서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트위터 계정의 범위에 관한 사실인정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법률심인 상고심(대법원)으로서는 심리전단 직원들의 사이버 활동의 정치관여 행위 및 선거운동 해당 여부에 관한 원심 판단의 당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시 돌아와, 정관용 진행자가 “이런 경우가 자주 있습니까? 보통 원심파기 그러면 원심이 유죄 선정했을 때는 무죄 취지로 돌려보내거나 이렇게 하잖아요?”라고 물었다.

박범계 의원은 “무죄니 유죄니 이런 표현은 안 씁니다마는 누구나 판결 이유를 읽어보면 이것이 무죄 취지로 파기하는 것이다, 유죄 취지로 파기하는 것이라고 금방 알아볼 수 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원심판단의 당부를 판단할 수 없으므로 파기 환송한다’는 이것이 유죄취지인지 무죄취지인지 불분명한 그런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런 전례가 있기는 있어요?”라고 되묻자, 박범계 의원은 “제가 수많은 대법원 판결을 다 관찰한 것은 아닙니다만, 매우 이례적인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박범계 의원은 “2심, 서울고등법원은 ‘425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이라는 것이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것은 형사소송법 315조 2호에 업무상, 국정원이 업무상 필요로 작성한 통상의 문서로 본 것이다. 수십만 건에 해당하는 트윗글과 리트윗글의 양으로 볼 때 이것은 국정원 심리전단 김OO 직원이, 원세훈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아서 업무로 한 것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많은 양을 작성할 수 없다는 그런 전제 하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런데 대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증거능력이 있는 걸 전제로 해서 수십만 건의 소위 27만건의 트윗글과 리트윗글을 인정한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은 그 전제가 깨졌으니까 원심으로 서울고등법원으로 다시 돌려서 재심리하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정관용 진행자가 “대법원이 왜 이랬다고 보세요?”라고 묻자, 박범계 의원은 “당초 100만건이 훨씬 넘는 트윗글과 리트윗글이었는데 증거능력으로 추리고 추려서 최종 27만건을 서울고등법원이 인정했다. 27만 건도 지난 대선국면에서 여론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많은 트윗글과 리트윗글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지난 대선의 공정성에 대한 상당한 의문이 문제가 되고 이 점에 대해서 대법원이 상당한 부담을 갖지 않았느냐”라고 봤다

박 의원은 “만약 원세훈 국정원장이 선거법에서 유죄를 한다면 저는 그것은 피를 묻힌다고 보는 것인데, 유죄로 판단할 수도 없고 그래서 피를 묻히지 않은 것이고, 그렇다고 최종법원으로서, 최종심으로서 화끈하게 무죄라고 판단하지도 않았으니까 어떤 정치적 부담도 지지 않고 그래서 결국 원심으로 다시 부담과 책임을 돌려보낸 것 아닌가. 그래서 아몰랑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혹평했다.

향후 파기환송심을 맡게 될 서울고법의 판결 전망에 대해 박범계 의원은 대법원이 판결문 말미에 ‘검사와 피고인들의 주장과 증명여하에 따라서는 심리전단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트위터 계정의 범위에 관한 사실 인정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 하에서는 판단할 수 없다’는 표현을 쓴 것에 주목했다.

박 의원은 “이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냐 하면 적어도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 윤성열 특별수사팀장이 찍어 내려진 이후에 검찰이 한 공소유지가, 특히 증거능력 부분에 대한 공소유지가 불충분했다 또는 불성실했다라는 그런 지적을 한 걸로 보인다”고 봤다.

또 “그렇다면 파기환송을 받은 서울고등법원과 공소유지를 하게 될 검찰이 이 증거능력부분에 대해서 증명을 더 하라, 증명을 잘하면 이것이 유죄가 될 수도 있다는 그런 암시도 달려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결국은 이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되느냐 안 되느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문제는 원점으로 다시 돌아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결국은 파기 환송을 받은 2심에서 검찰에게 충분한 증거를 더 대라고 재촉할 가능성이 더 높고, 그 점에 대해서 검찰이 과연 진짜 유죄를 엮어낼 의지와 노력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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