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대법관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주제에서 박찬운 교수는 “정치인은 간혹 배신하지만, 대법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며 “그들(대법관)의 절개와 충정은 하늘을 찌른다. 이는 자기를 낳아 준 부모에게 효도하듯, 자기를 임명해 준 권력자에게 충성을 다 바쳐야 한다는 갸륵(?)한 성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항하는 법률가, 대쪽 같은 법률가, 이런 법률가는 (자기를 임명해 준 대통령에게) 불충을 저지를 싹수없는 법률가들이니, 앞으로도 대법관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씁쓸해했다.
박 교수는 “대법관을 바라는 법관들의 충성경쟁이 눈앞에 어른거린다”며 “현 (박근혜) 대통령은 남은 임기 중 6명의 대법관을 더 임명한다! 오 마이 갓! 어떻게 대통령 5년 임기 중 대법관 8명(전체 14명)을 임명할 수 있는가. 세상에 이런 복 있는 대통령이 어디에 있을까”라고 말했다.
두 번째 ‘상고법원은 가능할까’라는 주제에서 박찬운 교수는 “지금 대법원의 소원 중 하나가 상고법원의 설치다. 대법관들이 권력은 그대로 유지마면서도, 사건처리는 헌재 수준으로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일국의 대법관들이 1년에 수천 건씩 사건처리를 하는 노가다를 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이번 (원세훈) 판결로 (상고법원 설치) 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박근혜) 정권에 이만큼 보상을 해주었으니, 정권도 무언가는 보답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봐서다.
박 교수는 “하지만, 민초, 지식인, 양식있는 법률가들의 마음에선 대법원의 상고법원 안은 이번 판결로 더 멀어졌다”며 “나는 그동안 상고법원의 필요성에 상당히 경도된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부로 이 생각을 당분간 접기로 했다”고 대법원의 원세훈 판결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세 번째 ‘배신하는 싹수없는 대법관을 그리며’라는 주제에서 박찬운 교수는 “국민은 때론 자신을 낳아 준 부모에게 철저하게 배신하는 그런 싹수없는 대법관을 원한다”며 “그것이 법이 무엇인지를 선언하는 사법부의 존재이유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권법학자인 박찬운 교수는 “미국 인권사를 장식한 얼 워렌 대법원장은 공화당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임명했다. 아이젠하워는 워렌이 보수적인 사람으로 자신을 따를 줄 알았다. 하지만 임명했더니 딴판이었다. 철저히 대통령을 배신하고 주옥같은 인권판결을 쏟아냈던 것”이라며 “그는 대통령에겐 배신자였지만 국민에겐 선물이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