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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 누워 KTX 기차교통방해…배심원 무죄 평결, 재판부 유죄 왜?

서울서부지법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2015-07-02 17:41:11

[로이슈=신종철 기자] 승무원이 KTX 열차 객실에서 잠을 자던 자신을 깨웠다는 이유로 행패를 부린 50대가 기차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사건에서 배심원 다수가 무죄 평결을 제시했으나, 재판부는 유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차교통방해가 인정된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서부지방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50대 A씨는 2014년 11월 3일 밤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행신역 KTX승강장에서 승무원이 KTX 열차의 객실 내에서 잠을 자고 있던 자신을 깨웠다는 이유로, 열차 승강문 계단에 걸터앉아 승무원들에게 고함을 치고 폭언을 하면서 승강문을 닫지 못하게 했다.

A씨는 심지어 열차에서 내려 선로에 드러눕고, 열차에 몸을 기대며 버티고 서있는 등의 방법으로 열차를 약 20분 동안 운행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기차의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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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변호인은 “당시 승강문 계단에 앉아 있거나 열차에 몸을 기댄 행위 등은 기차교통을 방해할 정도의 위험한 행위가 아니고, 또 당시 술기운에 몸이 좋지 않아 열차에 기대거나 선로에 드러누운 것이지 기차교통을 방해하려던 것이 아니라 쉬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기차의 교통을 방해한다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평균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9일 배심원 7명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에서 기차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014고합376)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3명은 유죄 평결을, 배심원 4명은 무죄 평결을 제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KTX 열차는 약 20분 동안 운행하지 못한 점, 이로 인해 열차의 차고지 입고가 그만큼 지연됐고, 행신역으로 향하고 있던 후속 열차들도 도착이 지연된 점, 다른 열차들과 선로를 공유하는 KTX 열차의 특성상 운행 지연으로 인해 대규모 사고가 초래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당시 피고인의 행위로 교통안전에 대한 일반적인 위험이 발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186조의 기차교통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도 재판부는 “피고인으로서는 적극적으로 기차의 교통을 방해할 의도까지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자신의 행위로 인해 기차가 출발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기차의 교통이 방해받을 수도 있다는 인식은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기차교통방해에 대한 고의도 인정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은 승강문 계단에 앉아서 승무원들에게 소리를 지르다가, 급기야 ‘누울꺼야’라고 말하며 실제로 열차에서 내린 후 선로에 드러누웠는데, 이는 선로에 누워 쉬려는 것이 아니라 승무원들과의 시비 끝에 열차를 출발하지 못하도록 한 행동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배심원의 다수 무죄 평결과 다른 유죄 판결을 선고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재판부는 “배심원들은 피고인의 당시 행위가 기차교통방해죄에 해당하지 않거나, 해당하더라도 이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다수결로 공소사실에 관해 무죄로 평결했다”며 “그러나 피고인의 당시 행위는 형법상 기차교통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이에 대한 고의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배심원 평결과 달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은 열차에서 잠이 들어 하차역에서 내리지 못하고 뒤늦게 깨어난 뒤 승무원에게 폭언을 하고 승강문 계단에 걸터앉아 승강문을 닫지 못하게 하거나 선로에 드러눕는 등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기차의 교통을 방해하고도 자신의 범행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기차교통이 방해된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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