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와 변호인은 “고령의 당뇨병 환자로서 발기부전 증상까지 있을 정도로 성적 기능이 퇴화해 성교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이 되지 않아, 성폭력 범행을 저지르려고 시도하는 것은 도저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빌려 간 돈 40만원을 갚으라는 독촉을 받게 되자, 이를 갚지 않으려는 의도로 한 달 뒤 허위의 신고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구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한재봉 부장판사)는 지난 6월1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장애인강간)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A씨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진해 의사와 상담하고, 비아그라를 처방받은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에게 약물복용 후에도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까지 했던 점에 비춰 전혀 발기가 되지 않는 발기부전 환자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고령의 노인임에도 성적 욕구의 만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인 점을 고려할 때 스스로 허위사실을 꾸며서 말할 능력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달리 피고인을 무고하기 위해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발견되지 않는다”며 “피해자가 일상생활 속 사건에 있어서도 미숙하거나 부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돼 다소 뒤늦은 피해자의 신고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A씨와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애인협회 간부를 통해 피해자에게 합의나 고소취소를 종용하거나 피해자를 회유하려고 시도하는 등 범행의 중대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고,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합의서를 제출했음에도 양형에서 크게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고,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처벌조항의 입법 취지와 형사 정책적 필요성에 비춰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다행히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성폭력범죄전력이나 다른 실형 전과가 없는 점,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