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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두환 시절 강제연행 된 김대중 경호원 함윤식 국가배상

“대한민국의 불법행위로 함윤식과 가족들이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은 경험칙상 자명”

2015-06-15 19:00:29

[로이슈=신종철 기자] 전두환 군부 시절 계엄사에 불법연행 돼 중앙정보부에서 가혹행위를 당하고 억울한 옥살이까지 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호원 함윤식(73)씨와 가족이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게 됐다

법원에 따르면 정치인 김대중의 개인수행비서 겸 경호책임자로 근무하던 함윤식씨는 1980년 5월 김대중의 자택에서 계엄사 및 보안사 병력에 의해 김대중 등과 함께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로 연행됐다.

그 과정에서 계엄군이 총기 개머리판으로 내리쳐 함윤식씨는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이 골절됐으며, 그 후 50여일 가량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관들로부터 협박과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후 함윤식씨는 1979년 10월 선포된 계엄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함씨는 수도경비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1980년 12월 육군계엄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으며, 1981년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함윤식씨는 대전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1981년 8월 15일 형집행정지로 출소했다. 이후 함씨는 재심을 청구했고, 2012년 1월 서울고등법원은 “함윤식의 행위는 전두환 둥의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함으로써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며 무죄를 선고했고, 곧이어 확정됐다.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함윤식씨와 가족들은 국가와 전두환 전 대통령, 이학봉 당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대법원, 전두환 시절 강제연행 된 김대중 경호원 함윤식 국가배상이미지 확대보기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이창형 부장판사)는 2012년 10월 “피고 대한민국은 함윤식에게 818만원을, 가족 1인당 945만원(4명 총 37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함윤식은 체포 및 구속영장 없이 범죄사실 요지 및 변호인 선임권 등을 고지 받지 못한 채 체포됐고, 가족들도 체포 및 구속에 대한 적법한 통지를 받지 못했으며, 또한 함윤식은 강제연행 돼 변호인과 가족 등을 접견ㆍ면회할 수 없었고, 조사기간 수사관들로부터 협박 및 고문 등 가혹행위를 받은 사실,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무고한 수형생활을 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 대한민국의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함윤식의 가족들이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은 경험칙상 자명하므로 대한민국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원고들이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재판장 김용석 부장판사)는 2013년 4월 1심과 같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광주민주화운동법에 따라 받은 보상금 등을 고려해 배상액을 함윤식씨에게 272만원, 가족 1인당은 381만원으로 낮춰 산정했다.

함윤식씨는 계엄군 등에 의해 연행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해 상이를 입었다는 이유로 1998년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에 보상금 지급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현지조사 및 심의를 거쳐 함윤식을 광주민주화운동법에 따라 보상금 676만원과 지원금 3450만원(생활지원금과 위로금)을 지급했다.

함윤식씨는 이런 지급결정에 동의하고, 보상심의위원회는 “보상금 등을 받을 때에는 그 사건에 대해 화해 계약하는 것이며, 그 사건에 관해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다시 청구하지 아니하겠음을 서약함”이라는 내용이 기재된 동의서를 작성해 주고 보상금 등 4126만원을 받았다.

한편,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 전두환, 이학봉이 대한민국과 공모해 함윤식을 불법체포, 감금 및 고문을 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피고 전두환, 이학봉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지난 5월 28일 함윤식씨와 자녀 4명이 국가(대한민국)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3다208333)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함씨 등은 1796만원(함윤식 272만원, 가족들 1524만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함윤식의 배우자 및 자녀들이 유죄 판결의 기초가 된 수사 과정에서의 위법행위 등을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재심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것이고, 원고들은 재심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내에 소를 제기했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행사를 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원심이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며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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