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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술에 취해 잠결에 실수로 차량 움직였다면 음주운전 아냐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 무죄

2015-05-25 21:51:44

[로이슈=신종철 기자] 술에 취해 승용차 안에서 잠을 자다가 잠결에 실수로 차량을 움직였다면 음주운전으로 볼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법원에 따르면 40대 회사원 K씨는 지난 2013년 6월 13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있는 늘푸른공원 앞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51%의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해 약 3m 후진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K씨는 “술에 취해 잠든 사이에 차량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인 것”이라고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다.

1심인 부산지방법원 형사9단독 박찬호 판사는 2014년 6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K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장 중요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방범용 CCTV 영상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고의로 음주운전을 했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이 주차된 차량에 승차하고 상당시간이 지난 후 미등이 켜진 상태에서 갑자기 차량이 상당한 속력으로 후진하면서 뒤에 주차된 차량을 충격했고, 그로부터 몇 초 후 전조등이 켜진 사실, 그 후 상당시간이 지날 때까지 피고인이 차량에서 하차하지 않고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목격자들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사고 후 현장을 이탈할 생각 없이 오히려 다른 차량이 사고를 내고 도망간 것으로 알고 스스로 보험사에 연락하고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현장 CCTV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검찰의 현장검증 결과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차량은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중립에 있던 자동변속기레버가 후진으로 이동하더라도 차량은 정지상태에 있으나, 그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주차브레이크가 해제되면서 차량이 후진할 수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이 술에 취해 잠든 사이에 차량이 피고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인 것이라는 취지의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하고, 음주운전에 관한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그러자 검찰이 항소했으나, 부산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심형섭 부장판사)는 지난 1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K씨의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고 당시부터 법정에까지 다른 차량이 사고를 내고 도망간 것으로 인식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사고 후 현장을 이탈할 생각 없이 스스로 보험사에 연락하고 순찰 중이던 경찰관에게 현장 CCTV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사고를 유발한 사람으로서는 일반적으로 취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던 점, 목격자 역시 피고인이 일부러 자동차를 운전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 석연치 않은 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피고인의 의지로 자동차를 움직이게 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이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검사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 14일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K씨에 대한 상고심(20151671)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해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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