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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법원 논란…판사 출신 서기호 “대법관 4명 증원” 법원조직법 개정안

상고심 개선 핵심은 대법원 구성 다양화ㆍ사실심 충실화…대법관 3분의 1 이상 고위법관ㆍ검사 출신 아닌 법률가로 임명

2015-05-25 16:24:08

[로이슈=신종철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이 역점 추진하는 ‘상고법원’ 설치와 관련, 대한변호사협회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와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반대하면서 대법관 수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가 지난 18일 “상고법원 설치와 관련한 현재의 법률안이 완벽하거나 최선의 방안은 아니지만, 지금의 상고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돼, 찬성 입장을 밝힌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자 부산지방변호사회(회장 조용한)ㆍ울산지방변호사회(회장 정선명)ㆍ경남지방변호사회(회장 황석보)는 19일 “우리는 대법원이 추진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고법원 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법조계에서 상고법원 논란이 뜨겁다.

이와 관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지난 22일 대법관 수 증원, 대법원 구성 다양화 및 하급심 강화 등 대법원의 상고심 개선을 내용으로 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대법원은 대법원장,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대법관 겸직)과 12명의 대법관이 있다. 12명의 대법관은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3개의 소부(小部)가 운영되고 있다. 서기호 의원은 소부 1개를 구성하는 4명의 대법관을 늘리는 방안이다. 즉 대법원장을 포함해 종전 14명인 대법관을 18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또한 현재 ‘남성-50대-서울대-고위법관 출신’으로 획일화된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 대법관 정원의 3분의 1 이상을 고위 법관 및 검사 출신이 아닌 법률가로 임명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판사출신서기호정의당의원(사진=의원실)이미지 확대보기
▲판사출신서기호정의당의원(사진=의원실)


대법원은 상고심 개선 방안으로 상고법원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법원이 처리하는 상고사건 수가 너무 많아 상고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상고법원을 신설해 상고사건을 대법원과 상고법원이 나누어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대다수의 상고사건을 별도로 신설되는 상고법원에서 처리하도록 하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소수의 상고사건 만을 대법원이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상고법원 안에 대해서는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별개의 최종심으로 상고법원을 설치하고 상고법원 법관을 대법관과 달리 국회 동의 없이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상고법원 판결에 대해 특별상고을 허용함으로써 결국 4심제가 돼 국민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 상고법원이 신설되면 경륜이 풍부한 법관들이 상고법원에 배치돼 하급심 법원이 더 부실화될 것이라는 점, 대법원장의 인사권이 과도하게 강화돼 법원의 관료화가 심해지고 법관의 재판상 독립성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 등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판사 출신인 서기호 의원은 “상고제도 개선은 대법원의 업무경감이나 법원 인사적체의 해소 등 사건처리자의 관점이 아닌,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어떻게 제대로 보장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며 “상고법원 신설안은 대법원의 사건경감 및 권위유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국민을 위한 진정한 상고제도 개선방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대법원은 헌법상 최고법원으로서 입법부 및 행정부의 권한남용을 막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면서 사회 갈등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위와 같은 대법원의 역할은 사회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토론이 이루어짐으로써만 가능한 것이고, ‘남성-50대-서울대-고위법관 출신’으로 구성되는 현재의 폐쇄적인 대법원 구조로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이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담아내서 정의로운 가치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법원 구성을 다양화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법관 수를 증원하는 것은 대법관 인적 구성의 다양화에 기여하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고, 대법관 수 증원과 더불어 대법관 인적 구성의 다양화가 실현될 때 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의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대법관 수 증원은 대법원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서기호 의원은 “또한 상고제도 개선은 대법원이 진정한 법률심으로 거듭날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충실한 하급심 재판이 전제돼야 한다. 하급심에서 충실하게 재판이 이루어져 분쟁이 조기에 해결돼야 국민의 재판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가 높아질 것이고, 이는 항소율 감소로 이어질 것이며, 대법원은 법률적 문제에 집중해 심도 깊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하급심에서 충실한 사실심리가 이루어지고, 대법원이 법률심으로 제대로 자리 잡을 때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증진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그런데 최근 여러 사건에서 법률심인 대법원이 구체적 사실 판단에 개입하는 판결을 계속 내리고 있는바, 이는 대법원이 스스로 하급심에 대한 신뢰를 깨뜨리는 것이고, 상고사건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하급심이 법정에서 변론을 열어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를 마쳤음에도, 대법원이 오로지 사건기록의 심사만으로 하급심의 개별증거 판단을 뒤집는 것은, 하급심 충실화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대법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상고제도 개선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뿐만 아니라 대법원의 법률심으로서의 위상을 분명히 하고, 동시에 사실심으로서의 하급심 권한을 강화해 충실한 사실심 재판이 이루어지도록 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기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은 상고제도 개선이 사실심 충실화 정책과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 대법관 수를 현재 대법원 소부 구성인원(4명)을 감안해 18명으로 증원하고,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 대법관 정원의 3분의 1 이상을 고위 법관 및 검사 출신이 아닌 법률가로 임명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민사소송법’ 개정안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대법원이 하급심의 사실판단에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등을 이유로 개입하는 것을 막고, 대법원 판결이 하급심에 미치는 기속력도 ‘법령해석에 관한 판단’에 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법원이 법률심임을 명확히 하고, 하급심이 대법원의 영향력을 받지 않고 사실판단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서기호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상고제도 개선의 초석이 마련돼 대법원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 갈등을 공정하게 해결하는 진정한 최고법원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며 신속한 국회 논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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