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만이 참여한 표결 결과 찬성 151표, 반대 6표, 무효 1표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이미지 확대보기▲지난4월29일서울여의도국회의사당앞에서<박상옥대법관후보자임명시도중단하라>는기자회견을갖는모습.이날법대교수와변호사등369명이공동성명을발표했다.
민변(회장 한택근)은 8일 <사법정의 훼손하는 박상옥 대법관 임명 반대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며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예정인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여전히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민변은 먼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박상옥 대법관 후보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축소ㆍ은폐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벗지 못했고, 수사 관련 외압이나 공범의 존재 여부와 관련한 박상옥 후보의 답변에 대해서는 위증의 혐의도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또 “청문회 과정동안 박상옥 후보는 법치와 인권의 최후의 보루인 대법관의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냈다”며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지난 6일, 이른바 ‘직권상정’을 통해 박상옥 후보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 후 “인사사항은 직권상정이 아니다. 의장 판단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이다”라고 말한 정의화 국회의장도 겨냥했다.
민변은 “국회법 제85조는, ‘천재지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와 교섭단체 대표의원 합의 시에만 국회의장이 심사기간을 정해 안건을 위원회에 회부하고, 위원회가 이유 없이 그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바로 본회의로 부의해 표결처리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날치기의 시대를 넘어, 민주주의의 본령인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기 위해 여야가 합의해서 만들어 놓은 규정”이라며 “대법관의 임명동의안은 다른 일반 안건보다 더욱 이 규정의 취지를 따라야 하는 안건이었다”고 주지시켰다.
그러면서 “고문치사 사건 축소ㆍ은폐 의혹을 받는 사람을 대법관 후보로 임명하지 못하는 사태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므로, (정의화) 국회의장의 항변은 국회법을 잠탈해, 우리 역사에 묻힐 수도 있었던 날치기의 망령을 되살려 낸 자의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민변은 양승태 대법원장도 비판했다.
민변은 “사태가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 대법원의 실책도 적지 않았다”며 “양승태 대법원장은 박상옥 후보와 관련된 치명적 의혹이 제기될 때 신속히 지명을 철회하지 않고, 오히려 절차를 독촉하는 친서를 국회로 보내는 등 후보를 적극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 이후 법원 내부에서까지 (판사들과 법원노조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를 수렴하지도 않았다”며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대법원의 역사인식에 심각한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변은 “대통령의 임명만 남은 이 때 우리는 마지막으로 후보자 본인에게 묻고 싶다.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할 의향은 없는가”라며 “후보의 자진 사퇴만이 20여년 봉직한 검사로서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며, 후보자로 인해 추락한 사법부의 권위를 더 이상 실추시키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대법관의 공백을 대법원의 명예에 앞세운 (양승태) 대법원장과 헌법과 국회법의 취지와 규정을 무시한 새누리당과 (정의화) 국회의장, 그리고 자질과 직업윤리가 의문시되는 후보자 본인의 합작으로 벌어진 참극”이라고 혹평했다.
민변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대법관 임명절차를 반드시 정비해야 한다”며 “특히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부터 추천 절차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법원조직법을 개정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양승태대법원장이지난1월14일대법원청사에서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들과접견하는모습(사진=대법원)
민변은 “여당 단독으로 표결 처리한 박상옥 후보의 국회 동의는 우리의 힘으로 얻어낸 민주 헌법의 후퇴이며, 또 다른 역사의 죄를 더함에 다름 아니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박상옥 후보는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던 이유로 ‘막내 검사’를 들었던 사람이다. 본인의 결단이 없다면, 박상옥 후보는 이제 ‘막내 대법관’이 돼 재판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재판이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른 독립된 재판인지 이제 모든 이들이 지켜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