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피고들이 성명불상자로 하여금 자신들의 통장을 임의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치한 과실로 성명불상자의 불법행위를 방조했다”며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구지방법원 민사14단독 이재혁 판사는 3월 25일 A씨가 통장명의자 6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 4명은 원고에게 91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나머지 2명 건에 대해서는 “인출되고 난 나머지 돈이 원고에게 환급됐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소위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해 확인 절차 없이 경솔하게 이행한 원고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5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2명의 피고 계좌에서 인출되고 남아있는 금액(9700원, 1만4970원)은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 재판부는 “접근매체(통장, 현금카드 등)의 명의자에게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접근매체의 양도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한다”며 “그러나 원고의 증거만으로 피고들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이를 양도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