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적의 A씨는 2010년 우리나라 경찰의 초청으로 ‘한국전쟁 60주년 유엔(UN)참전국가 기독경찰초청 문화탐방’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했다. A씨 부친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다.
그런데 A씨는 본국에서 경찰 신분으로 야당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게 되자, 한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난민 신청을 하며 망명을 시도했으나 순탄치 않았다.
이후 잠적해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된 A씨는 2010년 10월 자신을 잡으러 온 서울지방경찰청 경목실 세계경찰선교회 소속 B(여)씨가 자신에게 본국으로의 귀국을 종용하자, 양손으로 끌어안아 강제로 추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1심과 2심(항소심)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아프리카 난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는 경찰 관계자들을 피해 다른 곳으로 도망가려고 하고, B씨 등은 이를 막으려고 대치하던 상황이었고, B씨의 뒤쪽에는 경찰관 3명도 있었으므로, 그런 상황에서 A씨가 B씨를 양손으로 끌어안았을 것이라고는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오히려 피고인과 B씨의 어깨가 부딪혔을 뿐이라는 피고인의 주장과 B씨와 C씨가 피고인의 신병을 확보해야 하는 입장에서 사실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을 종합하면, 강제로 끌어안았다는 B시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은 검사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프리카 난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채증법칙에 위배해 잘못된 사실인정을 하고, 피고인을 무죄로 판단했으므로 원심판결이 위법하다고 주장하지만,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는 사실심 법원의 전권에 속한다”며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실인정을 다투는 것에 불과해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A씨는 3년 전 법무부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현재 가족과 함께 국내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