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국가긴급권은 평상시의 헌법질서에 따른 권력 행사방법만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중대한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수단이므로 헌법이 정한 요건 및 한계는 엄격히 준수돼야 할 것인데, 국가비상사태의 선포를 규정한 특별조치법 제2조는 헌법에 한정적으로 열거된 국가긴급권의 실체적 발동요건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은 것으로서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의 창설에 해당되나, 그 제정 당시의 국내외 상황이 이를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극단적 위기상황’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국가비상사태의 해제를 규정한 특별조치법 제3조는 국회에 의한 민주적 사후통제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이에 따라 본질적으로 임시적ㆍ잠정적 성격을 지녀야 할 국가비상사태의 선포가 장기간 유지됐음을 고려할 때, 특별조치법 제2조 및 제3조는 헌법이 인정하지 않는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법률로서 헌법이 요구하는 국가긴급권의 실체적 발동요건, 사후통제 절차, 시간적 한계에 위반돼 위헌이고, 이를 전제로 한 특별조치법상 그 밖의 규정들도 모두 위헌이라 할 것이므로, 결국 심판대상조항도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한편, 1971년 12월 6일 박정희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가비상사태 선언에 즈음한 특별담화문’을 발표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및 국내정세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최악의 경우 국민의 기본권도 일부 유보할 결의를 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헌재 관계자는 “그러나 당시에는 이러한 선언을 구체화할 실정법적 근거가 없었으므로 국회에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971년 12월 27일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했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정된 특별조치법은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이 사건 결정은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의 원칙적 위헌성 및 이를 예외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극단적 위기상황’의 존재 여부에 대한 2단계 판단구조를 처음으로 설시하고, 국가긴급권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의 구체적 판단요소로 ‘실체적 발동요건, 사후통제 절차, 시간적 한계’ 등을 제시함으로써, 이에 위반되는 국가긴급권의 창설 및 행사는 헌법에 위반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확인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