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C씨는 아내인 A씨가 도장을 도용해 차용증을 위조해 빌린 것으로 자신은 돈을 빌린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A씨도 평소 보관하고 있던 남편의 도장을 이용해 임의로 차용증을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B씨는 “A씨의 차용행위가 일상가사대리 또는 표현대리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구지법 제12민사단독 서영애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B씨(원고)가 부부(피고)인 A씨와 C씨를 상대로 제기한 대여금 청구소송에서 “A씨는 3700만원을 B씨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C씨에 대한 B씨의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B씨가 신용카드대금으로 상당한 돈을 지출했다는 사정만으로 일상가사에 사용하려고 빌린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남편이 처에게 자신의 인장을 보관시켰다는 사정만으로 특정한 법률행위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했다고 보기 어렵고, 부부간에 일상가사 대리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남편이 처에게 남편의 이름으로 돈을 차용할 수 있는 대리권을 수여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보통 남편들이 도장을 집에 놓고 다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인 남편에게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인감증명서, 신분증 사본, 위임장 등의 첨부도 없이 차용증 하단에 본문과 동일한 필체로 기재된 아내의 이름 옆에 남편의 인장이 날인됐다는 것만으로는 남편을 대리해 돈을 빌릴 권한이 있다고 믿기 어렵다”며 남편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