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열차를 통해 컨테이너로 운송하던 콩이 컨테이너에 난 구멍으로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 코레일에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운송업을 하는 (주)한진은 지난 2011년 10월 부산신항 터미널에 도착한 콩이 실린 컨테이너 1대를 코레일의 열차를 통해 부산신항역에서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오봉역까지 운송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오봉역에서 콩이 실린 컨테이너를 하차하던 도중 콩 일부가 화차에 쏟아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멸실된 콩은 7949㎏나 됐다. 이에 한진은 “콩 유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컨테이너에서 콩이 유출된 곳은 컨테이너 바닥 중 철재 테두리 모서리에 인접한 부분에 직경 약 10cm의 직사각형 모양에 가까운 형태로 파손된 부분이었다.
1심은 2014년 2월 한진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코레일에 책임이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코레일은 화차에 컨테이너를 상차한 다음 문 잠금 상태를 확인한 후 열차를 출발시켰고, 열차가 부산신항역에서 오봉역까지 운행되는 동안 어떠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한진이 항소했고, 서울중앙지법 제1민사부(재판장 최승록 부장판사)는 2014년 10월 코레일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해 “피고는 원고에게 2725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손해배상액은 멸실된 콩을 kg당 가격으로 계산한 것이다.
재판부는 “컨테이너를 상차하면서 검사했을 때 이상이 없었다고 확인한 사실에 비춰 보면, 구멍은 상차작업 도중 콘에 의해 발생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또 “운송계약의 운송물은 컨테이너 자체가 아니라 컨테이너에 의해 운송되는 콩인데, 화차에 외벽이 설치돼 있지 않아 피고의 운송 도중 다량의 콩이 흘러내려 열차 밖으로 유실됐음에도 피고가 운송 도중 화차나 컨테이너의 상태를 점검했다거나 콩의 유실을 예방하거나 손해의 확대를 방지할 수 있는 조처를 했다는 사정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운송물의 운송 등에 관해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사건은 코레일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한진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31477)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운송물인 콩 일부가 컨테이너 바닥의 모서리에 외부의 충격으로 발생한 구멍을 통해 유실됐다”며 “그 구멍은 컨테이너의 상차작업 도중 발생됐을 가능성이 큰 점 등에 비춰 코레일이 운송물의 수령, 인도, 보관과 운송에 관해 주의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고, 운송인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