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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로 호텔비 쓴 김재철 전 MBC 사장 ‘업무상배임’ 유죄 항소

회사 법인카드로 호텔 숙박비 결제하고, 배우들에 줄 명품 가방과 귀금속 결제?

2015-03-01 18:34:58

[로이슈=신종철 기자] MBC(문화방송)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하고, 감사원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김재철 전 MBC 사장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2010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당시 김재철 MBC 사장은 총 39회에 걸쳐 주말 또는 명절연휴에 가명을 사용해 호텔에 투숙하면서 등록카드에 차명 휴대전화번호 및 허위의 주소를 기재했다.

김 사장은 주로 늦은 저녁이나 심야시간에 호텔 체크인을 하면서 조식 2인을 포함해 결제를 하거나, 호텔 식당에서 2인분의 음식이나 음료 및 주류를 주문하기도 했다. 본명을 사용해 투숙한 경우에는 자신의 처와 동행해 숙박하면서 법인카드를 사용해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재철 전 사장은 호텔 투숙과 관련해 법인카드로 1130만원을 결제하며 재산상 이득을 취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법인카드로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의 출연 배우들에게 선물한다는 명목으로 귀금속이나 명품가방을 구입했다고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감사원은 2012년 10월 3회에 걸쳐 김재철 사장에게 경영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그럼에도 김 사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김재철 전 사장은 업무상배임과 감사원법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신중권 판사는 지난 2월 13일 김재철 전 사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14고단339)

법인카드로 호텔비 쓴 김재철 전 MBC 사장 ‘업무상배임’ 유죄 항소이미지 확대보기
김재철 전 사장은 “업무추진과 관련해 주로 지방 출장 중 호텔 등에 예약을 할 때 가명을 사용하곤 했다”는 취지로 소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투숙한 호텔 객실 사용내역은 총 39회이고 가명 사용 횟수는 34회이며, 처와 함께 투숙하는 등 이례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김훈’이라는 가명을 사용해 투숙했고, 그중 지방 호텔에서 가명 사용된 사례는 6곳의 6회이며, 나머지는 모두 서울 및 수도권 호텔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고, 다른 가명을 사용한 사례도 있어 피고인의 소명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 전 사장은 “행사관계자 또는 주요인사 등이 묵을 호텔을 대신 결제해 줬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위와 같은 경우라면 자신의 수행비서를 시켜 대신 결제하게 하면 될 것임에도 굳이 가명을 사용해 자신이 직접 예약을 하거나 예약자뿐만 아니라 등록카드상의 숙박자에도 피고인의 이름을 기재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반박했다.

또한 “피고인이 직접 호텔 숙박비를 대신 결제하고, 식사를 대접할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라면서도 위와 같은 인사들의 이름 및 소속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대부분 자신의 일정을 모두 소화한 이후인 늦은 밤 시간대에 위와 같은 중요한 인사들을 만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여기에다가 공적인 용무라면 자신도 호텔에 투숙하면서 위와 같은 인사들을 접대하는 것이 통상적임에도 자신은 근처 모텔에서 투숙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경험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재철 전 사장은 “노조가 회사 출근을 저지할 경우 호텔에서 숙박하며 업무를 처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MBC 노조의 사장출근 저지 기간은 2010년 2월 25일부터 2010년 3월 26일까지 약 한 달 정도에 불과해 나머지 기간 호텔에 투숙한 경위에 대한
설명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주말 및 휴일에도 업무처리를 하기 위해 호텔을 이용했다”는 주장도 배척됐다.

재판부는 “이용하는 (호텔) 장소가 수시로 바뀌고, 투숙인원은 대부분 2명인 점, 서울에 있는 호텔을 놔두고 굳이 거리가 먼 인천의 호텔까지 직접 운전해 가 투숙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점, 체크인은 주로 늦은 저녁 또는 심야시간대에 이루어지는 점, 체크인 이후에도 룸서비스 등을 이용해 야간 음주 또는 식사(2인분 이상)를 하는 경우가 잦은 점”을 이상하게 봤다.

이어 “피고인은 주로 주말 및 공휴일에 호텔에 투숙하면서 뉴스, 연속극 등을 모니터링하고 프로그램을 구상한다고 하나 단순히 모니터링을 위해서라면 자택이나 피고인이 별도로 마련한 오피스텔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집에서 일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자신의 처 및 딸과 호텔에 투숙하면서 업무를 봤다는 설명도 앞뒤가 맞지 않는 점, 체크인 및 체크아웃 전후 호텔 내 고급식당 결제내역이 빈번한 점 등 여러 정황상 피고인이 업무처리를 하기 위해서 호텔에 투숙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은 투숙 당시 가명을 사용하고 허위의 인적사항을 이용하거나 제3자 명의의 휴대전화번호를 기재하는 등 공적인 업무를 위해 호텔에 투숙했다고 보기 어려운 행동들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업무상 호텔에 숙박하거나 행사관계자 또는 주요 인사들의 숙박비를 대신 결제하기 위해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 고가 가방/귀금속 구매와 관련된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여부에 관한 판단

김재철 사장은 법인카드를 이용해 2011년 5월 29일 및 2012년 1월 3일 서울 강남에서 100만원 안팎의 캐리어 가방 2개를 사고, 2011년 6월 24일에는 119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구입했다. 김 전 사장은 귀금속이나 명품가방을 구입해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의 출연 배우들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에 출현한 배우 등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부피가 큰 캐리어가방을 선물한다는 것도 이례적인데, 이러한 공적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수행비서가 아닌 피고인이 직접 선물할 물품을 구입한다는 것은 회사의 규모, 피고인의 직위 등에 비추어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예능국 등 담당부서를 통해 예산을 확보해 선물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일 것인 점, 피고인이 배우 등에게 선물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와 관련된 아무런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법인카드로 업무상 가방 및 귀금속 등을 구입했다는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어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 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했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자신의 처신이 곧 회사의 이미지를 좌우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직위에 있으므로 혹시라도 의심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는 자세는 공인으로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피고인은 오히려 공적인 업무와 관련해서만 사용해야 할 회사의 법인 카드를 주말 및 휴일 등에 호텔 투숙, 고가 가방 및 귀금속의 구입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서도 이를 진심으로 반성하기는커녕 계속해서 마치 ‘내가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모두 업무와 관련이 있다’는 식의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주장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도 없이 감사원의 적법한 자료제출 요구를 따르지 않음으로써 방문진의 문화방송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는데 큰 차질을 빚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법인카드 부당사용 의혹 등으로 피고인의 재임기간 내내 MBC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이로써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게 된 점 등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엄격한 법적 책임 또한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에게는 별다른 전과가 없고, 피고인이 사용한 전체 법인 카드 사용 액수에 비해 업무상 배임으로 기소된 피해액수가 상대적으로 소액인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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