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절을 찾아오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쑥뜸시술을 하고 돈을 받은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승려 A씨에 대한 상고심(2013도5852)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되돌려 보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A씨가 사용한 뜸구(쑥을 올려놓는 기구)는 일반인도 시중에서 쉽게 구입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종류의 기구인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쑥뜸시술에 사용한 기구 및 시술 내용은 의학적인 전문지식이나 기술 없이도 일반인이 직접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므로 의료인 아닌 사람에게 그와 같은 시술행위를 허용하더라도 일반공중의 위생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적극적으로 환자들의 질병을 진단하고 그에 대한 처방으로 쑥뜸시술을 한 것이 아니라, 신도들의 요청에 따라 일률적인 방법으로 쑥뜸시술을 해 준 것으로 보이고, 시술을 받은 사람이 시주금 명목으로 돈을 기부한 것을 치료의 대가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피고인의 쑥뜸시술 행위는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보건위생에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그 내용과 수준으로 봐 의료법의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의료법상 의료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환송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