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전용모 기자] 사용자가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회사가 일방적 의사로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를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분양팀 과장인 A씨는 2011년 1월 12일 합병전 회사의 회생절차 진행 중에 회사로부터 사직권고를 받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다 A씨는 2년이 지난 2013년 법원에 건설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 확인 등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회사가 대구지법 파산부로부터 인력구조조정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법원이 인력구조조정을 허가했으니 사직하지 않으면 해고될 수밖에 없다’는 등으로 기망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퇴직을 종용하면서 사직서제출을 강요 해 면직시킨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해고는 채무자회생법에 의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설령 원고의 퇴직이 해고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가 아무런 이의 없이 그 퇴직금을 수령하고 약 2년 2개월이 지난 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1심인 대구지법은 2013년 10월 25일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회사 측의 해고가 무효라고 선고했다.
회사 측은 1심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에 항소심인 대구고법 제3민사부(재판장 강승준 부장판사)는 지난 1월 21일 A씨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 무효확인 등 소송에서 회사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1심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직서의 작성ㆍ제출에 의한 원고의 퇴직의 의사표시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수리함으로써 원고를 면직시킨 것은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관계의 종료로써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피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으며,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해 근로자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한 것으로는 보이나,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결국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