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최근 사법시험 존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하창우 변호사가 대한변호사협회 제48대 변협회장에 당선되고, 김한규 변호사가 서울지방변호사회 제93대 회장에 당선됨으로써, 일단 변호사업계에서는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동력을 확보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으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4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로스쿨이 출범한지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며 로스쿨 제도를 흠집 내고 있다”며 “이에 25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일동은 매우 유감스러움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법시험 존치를 강력하게 주창하는 하창우 변협회장과 김한규 서울변호사회장을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에 향후 변호사단체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의 불편한 관계가 예상된다.
이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사법시험 존치 주장에 대한 입장’에서 “2017년 사법시험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끊임없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 주장이기에 자제와 신중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법학전문대학원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은 ‘돈스쿨’이라고 불릴 만큼, 3년간 학비가 많이 든다”, “법전원의 입시전형은 공정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 “사법고시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출세의 사다리’이다”, “로스쿨은 ‘현대판 음서제’이다”, “다양한 전공자를 전문법조인으로 양성한다는 로스쿨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비법학사 출신보다 법학사 출신이 많다” 는 등의 주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로스쿨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출범 당시 법무부, 법원행정처,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의 합의를 거쳐 출범했다”며 “다시 말해, 로스쿨 제도의 도입은 사법시험으로는 우수한 법조인을 배출할 수 없다는 국가적 합의를 이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인과 관련단체, 언론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소수의 의견을 명확한 근거자료 없이 되풀이 하며 선동하는 것은, 여론몰이를 통해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이렇게 끊임없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10년간의 논의 끝에 도입된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흔들며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이끄는 행동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또한 사법시험 존치 주장은 법학교육의 정상화를 어렵게 하며, 이미 설계된 로스쿨 제도를 붕괴시켜 로스쿨에 투자된 비용 등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로스쿨을 통해 매년 사회ㆍ경제적 취약계층 130여명이 특별전형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일부 정치권과 단체에서는 서민을 위한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각을 세웠다.
전국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이는 변호사 전체 수는 통제하려고 하면서 마치 변호사가 될 기회가 확대된 것처럼 보기 좋게 포장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즉, 로스쿨을 통해 배출되는 변호사 수를 제한하자고 주장하면서, 사법시험 존치를 통해 법조인 인원을 늘리자는 주장은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하루빨리 안착될 수 있도록 대한변호사협회를 비롯해 기존 법조계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협의회는 “로스쿨이 출범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일각에 의해 로스쿨 제도의 정상적인 안착이 요원하기만 하다”며 “이에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서는 근거 없는 로스쿨 흠집 내기에 유감을 표명하며,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생각을 뿌리 뽑을 것을 촉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제는 ‘밥그릇 지키기’혹은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을 의식하고, 어떻게 하면 변호사 역할에 충실할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때”라며 “불필요한 논쟁을 하기 보다는 법률 서비스 개선에 대한 건설적인 대안과 법조인의 직역확대를 위한 방안을 함께 강구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며,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협의회는 “앞으로도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로스쿨 제도가 정상적으로 안착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이날 변호사들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사법고시가 ‘희망의 사다리’라는 주장에 대해,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사법고시 존치를 주장하는 일각에서는 사법고시야말로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들도 판사와 검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출세의 사다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법시험 역시 사법시험법 제5조에 의해 법학과목 35학점 이상 이수자에 한해서 응시자격이 주어지며, 이를 이수하기 위해서도 노력과 비용이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요즘은 과거에 비해 대학진학률이 높아졌으며 OECD 평균 대학진학률을 상회하는 시대가 됐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진행하는 정부장학금 제도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 있으며, 독학에 의한 학위 취득/사이버대학/방송통신대학/학점은행제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도 로스쿨 입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또한 사법고시는 평균 합격률이 3%에 불과하며, 합격 연령은 30세 전후, 합격을 위한 수험기간도 평균 5년 이상 소요된다”며 “또한 사법고시 낭인이 발생하는 등 대한민국 인재대국의 손실도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최근 3년간 변호사시험 평균 합격률 76.6%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2012년 합격률은 87.14%, 2013년 합격률은 75.17%, 2014년 합격률은 67.62%를 기록한 것과 대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