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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금품ㆍ성접대 혐의 경찰관 유죄 의심 간다면서 무죄 왜?

2015-01-28 21:51:40

[로이슈 부산경남취재본부=전용모 기자] 수사대상자들로부터 금품, 향응, 성접대 등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도 이 경찰관의 부적절한 처신을 지적하며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왜 무죄를 선고한 것일까.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부산지방경찰청 외사과에서 국제범죄수사 업무를 담당하던 40대 경위 A씨는 2011년 가을 당시 환치기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김OO씨 등 3명에게 전화로 출석을 요구했다.

그런데 김씨 등 3명은 A씨를 만나 술대접을 하면서 사건을 무마해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청탁했다. 이날 이들은 A씨와 함께 해운대에 있는 주점에서 유흥을 즐기고 성접대도 했다. 며칠 뒤에는 현금 2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백화점상품권도 건넸다.

경찰관 A씨가 이들로부터 사건 무마 청탁 명목으로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 것은 390만원 상당의 뇌물이었다. 전OO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서도 사건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 400만원, 75만원의 유흥접대 등 475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또 2011년 10월 진OO씨의 캄보디아 사기도박 사건 수사를 진행하며 수사대상자인 진씨와 만남을 지속하면서 수사를 늦춰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후 진씨는 A씨와 식사와 목욕을 하며 친분을 쌓고, 2012년 3월에는 함께 홍콩, 마카오를 다녀오기도 했다.

홍콩에서 돌아올 때 A씨는 자신의 아버지 아파트를 수리해 달라며 진씨에게 2000만원을 건네며 나머지는 알아서 충당하라고 했다. 그런데 진씨가 아파트 수리비로 지출한 것은 3960만원이었다. A씨는 196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셈이다.

또한 A씨는 2012년 5월에는 자신의 후배를 데리고 진씨를 찾아가 룸살롱에서 술접대와 성접대를 받기도 했다. 이렇게 A씨는 진씨로부터 총 6회에 걸쳐 2448만원 상당의 뇌물(향응과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관 A씨가 수사대상자들로부터 사건 무마 대가로 대접을 받는 것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들이 마음을 바꿔 검찰에 뇌물공여 사실을 제보해, A씨는 수갑을 차는 신세로 전락했다. 검찰은 2013년 10월 A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부산법원청사
▲부산법원청사
A씨에게 뇌물을 줬던 김OO씨의 경우 2013년 여름 검찰에 사건을 제보해 재판을 받고 있는 지인에게 유리한 구형을 받게 한 후 그로부터 수고비를 받을 목적으로 제보브로커(속칭 야당작업)를 만나 검찰에 A씨에 대한 뇌물공여 사실을 제보했다.

A씨에게 뇌물을 줬으나 결국 사기도박 혐의로 구속된 진OO씨도 법정에서 “사기도박 공범이 부산지방경찰청 경찰관들에게 돈을 줬음에도 사건이 잘 풀리지 않아 배신감에 A씨에 대한 뇌물수수 사건을 검찰에 제보했다. 구속영장 발부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던 A씨에게 섭섭한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반면 A씨는 “김OO 등과 식사를 한 사실은 있으나 술을 마신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환치기 의심이 되긴 했으나 출입국 기록 등에 비추어 해외에서 상주하는 환치기 업자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거래금액이 입건기준에 미치지 못해 입건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범행을 부인했다.

부산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권영문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경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가 향응 뇌물을 받은 의심이 든다면서도, 검찰의 수사가 미진한 점 등 범죄의 증명이 부족한 것을 이유로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서다.

재판부는 먼저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해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피고인은 경찰관으로서 자신이 수사를 담당하는 외국환거래법위반 사건의 혐의를 받고 있던 김OO 등을 사적으로 만나 식사나 술자리를 가졌고, 자신이 수사 중이던 사기도박 사건 피의자인 진OO과 사적으로 만나면서 홍콩과 마카오에 동행했고, 진OO에게 자신의 아버지 아파트의 리모델링 공사를 맡겼으며, 일본에서 시계를 구입해 달라거나 골프장 예약을 부탁했고, 가족들과 함께 진OO 후배의 요트에 타기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 “김OO 등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자들은 그 후 형사입건 된 바 없고, 진OO의 경우 피고인과 홍콩, 마카오에 다녀온 이후 6개월간 특별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런 사실에 비춰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김OO, 진OO 등으로부터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받았을 수 있다는 강한 의심이 들기도 한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재판부는 그러나 “위와 같은 경찰관으로서 피고인의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적절한 처신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그 예로 재판부는 “특히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주점과 룸살롱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부분은 그 자체로도 별도의 범죄가 성립될 수 있는 부분인데, (검찰은) 성매매의 상대방은 누구인지, 술값과 화대는 얼마였는지 등에 관해 주점과 룸살롱에 대한 아무런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보자인 김OO과 진OO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술값과 성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검찰의 수사가 미진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사건 제보의 경위와 동기에 비춰 김OO, 진OO 등 제보자들은 재산상 이익을 얻거나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유리한 처분을 받기 위해 허위의 사실을 진술하거나 진술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그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특히 김OO 등의 제보의 경우 내부자의 제보 없이는 적발이 매우 어려운 뇌물, 마약 등 사건에 있어서 제보자의 수사협조를 정상으로 참작하는 수사기관의 수사방식은 어느 정도 그 필요성이 인정되겠지만, 제보자에 대한 처분을 넘어 제보자가 요구하는 타인에 대한 형사사건에까지 그 처분의 범위가 확대됨으로써 브로커를 통해 수고비 명목의 돈이 수수되는 상황에 이른다면, 이러한 제보자의 진술은 신빙성을 더욱 엄격하게 판단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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