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사법시험 존치, 검사평가제 도입, 전관예우 타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하창우 변호사가 지난 12일 전국 회원 변호사 2만명을 대표하는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으로 당선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하창우 변협회장 당선자는 법조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돼 온 전관예우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하창우 당선자는 전관예우를 타파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내에 전관예우 비리 신고센터를 설치해 고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하창우 당선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고비용을 지적하면서, 농부의 아들인 자신처럼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사법시험을 존치시켜야 진정한 사법의 정의고 헌법이 말하는 평등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양승태 대법원장이 추진하는 상고법원 설치에 대해 위헌성을 지적하며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법조브로커를 차단하고 서민을 위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한변협에서 전문분야별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해서 국민들이 편하게 변호사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하창우 당선자는 “검찰권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며 검사평가제 도입 공약을 거듭 재확인했다. 당선자라고 표현하는 것은 오는 2월 25일부터 변협회장으로서 2년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홍지명 진행자가 “법조계의 가장 큰 병폐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 온 전관예우를 타파하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전관예우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하창우 당선자는 “굉장히 심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 당선자는 “지금 문제가 생각의 차이인데, 법원이나 검찰에 전관예우가 있냐고 물어보면 그쪽에서는 없다고 그런다”며 “그렇지만 변호사 실무계에서 보면 전관예우는 버젓이 있고, 오히려 그것이 엄청나게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관예우의 유형에 대해 하창우 당선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마지막으로 근무한 검사는 중앙지검 사건을 1년 동안 수임하지 못하도록 해 놨다”며 “그런데 이런 분들이 로펌에 들어가게 되면 로펌에 다른 변호사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년 이내에 서울중앙지검 사건을 수임하면서 자신의 명의만 드러내지 않는 것이니까, 다른 사람의 명의로 수임하고 실제로 수임료는 자기가 챙기고, 이런 탈법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 당선자는 “전관예우가 왜 나쁘냐면,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문제가 있는데, 전관은 판사나 검사를 지낸 분들인데 이분들이 현직에서 막강한 권력과 명예를 누리고 나와서 변호사를 하면서도 또 그 명예를 이용해서 보통 서민들이 상상할 수 없는 돈을 받고 있는데, 이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고, 세계에서 아마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게 전관예우가 고질적인 병폐”라며 “그래서 이것은 반드시 이번에 타파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개업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전관예우 퇴치 방안에 대해 하창우 당선자는 “대한변호사협회 내에 전관예우 비리 신고센터를 만들어서 사건이 다 종결된 후에 의뢰인이 변협에 신고하면 이것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강력하게 제재를 가하는 방법으로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면 결국에는 이런 전관 비리가 많이 없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법시험 존치에 대해 하창우 당선자는 “사법시험 존치를 말씀드리면, 저도 시골 농부의 아들이고 시골 출신인데, 지금 로스쿨은 너무 고비용”이라며 “예를 들면 성균관대 같은 경우에는 한 학기 학비가 2100만원이니까 1년에 4200만원이다. 3년 동안 하면 1억 2000만원 이상의 학비를 들여야 하니까 돈이 없는 집안의 자제는 로스쿨을 다닐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 당선자는 “그래서 시골 농부의 아들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사법시험이다. 사법시험은 존치시켜야 된다”며 “일본에도 로스쿨 제도가 있지만 예비시험제도를 통해서 로스쿨을 다니지 않고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우리에게도 서민의 자제가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사법의 정의고 헌법이 말하는 평등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사 배출 수와 관련, 하창우 당선자는 “우리나라 국내 법률시장의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면 연간 변호사 배출 수는 1000명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사법시험에서 200명을 유지하고 로스쿨에서 800명 정도 배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상고법원에 대해 하창우 당선자는 “상고법원의 위헌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 당선자는 “헌법 101조 2항에 보면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구성된다고 돼 있다. 각급 법원이라는 것은 하급법원을 말한다. 대법원과 하급법원으로 법원을 구성한다고 돼 있는데, 그렇다면 상고법원은 무슨 법원이냐. 대법관이 재판하는 대법원과 상고법원이라는 것을 이원화시켜서 만들려는 것인데, 그러면 상고법원이 하급법원이냐는 것이냐. 3심제의 마지막 3심 법원인데, 하급법원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창우 당선자는 “그러니까 대법원도 아니고 하급법원도 아니기 때문에 상고법원이 헌법상 차지할 자리가 없어, 헌법상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이어서 위헌의 여지가 많다”며 “헌법 개정을 해서 굳이 상고법원이라는 것을 명시하면 근거가 있는 것이지만, 현행 헌법상으로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008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할 때 최초로 법관평가제를 도입했던 하창우 변호사는 이번 변협회장 선거에서 검사평가제 도입을 공약해 실현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하창우 당선자는 “우리나라의 검찰권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강력하다. 기소독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권이 막강한 것”이라며 “그래서 검찰권 행사가 적절하지 못한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밝혔다.
하 당선자는 “예를 들면 불기소해야 될 사건을 기소한다든지, 기소해야 될 사건을 여러 가지 사유를 들어서 불기소한다든지, 또 변론권을 심하게 제한하고 있다든지, 이런 사례가 많기 때문에 검찰권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은 단순히 변호사의 입장에서 본 것이 아니고,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검찰권을 견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지명 진행자가 “변호사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서민들로서는 여전히 법 서비스를 받기에는 문턱이 높다. 서민들을 위한 법률 서비스를 위해 구상하고 있는 게 있느냐”고 묻자, 하창우 당선자는 “앵커는 갑자기 변호사가 필요한 일이 발생했을 때 변호사를 어떻게 찾느냐”고 반문했다.
홍 진행자가 “보통 주위 사람들한테 어느 변호사가 좋은지 알려달라고 해서 찾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고 다시 물었다.
이에 하창우 당선자는 “그게 정말 어려운 문제다. 저 자신도 어느 특정 분야의 변호사가 누가 잘하느냐, 누가 경험이 있느냐 물어보면 저 자신도 찾아봐야 한다”며 “저도 그러는데 국민들의 입장에서 유능한 변호사, 적절한 변호사를 찾기가 너무나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시각을 바꿔서 봐야 하는데, 변호사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전문분야별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해서 국민들이 편하게 변호사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하 당선자는 “이것은 어떤 효과가 있냐면, 사건 브로커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고, 변호사를 잘 못 찾아서 과다한 비용을 지불하고 브로커에게 휘말려서 오히려 그것이 문제화되는 사회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