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

울산지법, 고장 난 승강기 안전조치 없어 인명사고…경비원 처벌은?

2015-01-05 19:32:56

[로이슈 부산경남지역본부=전용모 기자] 아파트 엘리베이터(승강기)가 고장 난 사실을 알고도 작동을 중단시키는 등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입주자가 승강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경비원에게 무슨 책임이 있을까.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2년 8월 새벽에 입주민에게서 ‘승강기가 오작동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험운행하면서 오작동 사실을 확인했다.

아파트 경비원은 승강기 등의 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고장 시 승강기의 작동을 중지시키며, 신속하게 수리를 의뢰하는 등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A씨는 승강기의 작동을 중지시키지 않고, 고장임을 표시하지도 않았으며, 승강기가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 없음을 입주자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날 아침 고장으로 오작동하게 된 승강기가 1층에 완전히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문이 열렸고, 승강기가 고장 난 사실을 알지 못한 입주민 B씨가 승강기에 탑승하려다 승강기와 1층 바닥 사이의 턱에 걸려 넘어졌다.

당시 승강기 문이 닫히면서 B씨의 상반신이 승강기 문에 끼인 채로 승강기가 올라가, 결국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산지법, 고장 난 승강기 안전조치 없어 인명사고…경비원 처벌은?이미지 확대보기
이로 인해 경비원 A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고, 울산지법 형사4단독 배윤경 판사는 최근 경비원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함께 기소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는 아파트 경비원으로서 승강기가 고장 난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가 승강기에 끼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고인의 과실 정도 및 그로 인한 피해의 정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한 점 등을 고려하며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승강기 고장사실을 알고 해당 관리업체에 신고했고, 관리업체 직원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아파트 경비원으로서 나름의 조치를 취한 점, 관리업체로부터 적절한 조치에 관해 제대로 안내받지 못한 것에도 사고 원인이 없지 않은 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면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고와 관련해 지난 4월 승강기 관리업체 대표와 실무자(수리기사)는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한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대해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경우, 승강기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고장의 우려가 있는 경우 보수, 수선해 안전하게 유지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승강기는 점검, 유지, 보수 등에 관해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업체에 관리비용을 지급하며 관리를 맡겨온 점, 특히 승강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피고인으로서는 사고 승강기에 대한 수리의 필요성 내지 시급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주의의무를 게을리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