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국회에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고, 변호사업계 안팎에서 사법시험 존치 주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한 하창우 변호사가 “사법시험은 존치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 주목된다.
전통의 법조인 선발방식이었던 사법시험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으로 오는 2017년을 끝으로 사라진다. 이에 사법시험 존치 쟁점은 내년 1월 치러지는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법조계에 더욱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는데, 하창우 변호사가 이번에 변협회장 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 로스쿨 교수 등은 페이스북을 통해 각자 나름의 입장을 밝히며 로스쿨과 사법시험에 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창우 변호사(사법연수원 15기)가 사법시험 존치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담은 글을 사법연수원 33기부터 43기까지의 청년변호사들에게 지난 8일 보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는 젊은 변호사들이 사법시험에 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자신도 농부의 아들이라고 밝힌 하창우 변호사는 특히 “농부의 자식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사다리를 빼앗는 잔인함이 사법의 정의이고, 교육의 정의입니까?”라고 반문하며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만 하지 않고, 국회 입법활동을 통해 사시 존치를 위해 온몸을 받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하창우 변호사가 변협회장에 당선될 경우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에서 사법시험 존치 목소리를 강하게 낼 것이어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번 대한변협회장 선거에는 하창우 변호사, 소순무 변호사, 박영수 변호사, 차철순 변호사(기호 순) 등 4명이 출마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 사법시험에 관해 하창우 변호사가 존치 목소리가 가장 크고, 소손무 변호사도 존치 입장이다. 반면 박영수 변호사는 사법시험 존치에 반대 입장이며, 차철순 후보자는 중립적이나 로스쿨 입장이다.
본지가 하창우 변호사가 사법연수원 33~43기 출신 청년변호사들에게 보낸 <사시존치에 관한 하창우의 소신>이라는 글을 입수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역임하창우변호사(사진=페이스북)
하창우 변호사는 먼저 “이번 (변협회장) 선거 이슈 중 한 가지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사법시험 존치 여부’”라며 “사법시험 존치 여부에 대해 저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수차례 소견을 밝혔으나 다시 한 번 입장을 표명하고자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위 쟁점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었고 아직도 명료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고 쉬운 문제는 아니다”며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들은 이에 대해 대부분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조심스럽기까지 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창우 변호사는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사법시험은 존치돼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하 변호사는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결과, 국민 73% 정도가 사법시험이 존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법조인이 되고자 간절히 원하는 일반 국민들 중에는 로스쿨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우수한 인재들이 적지 않은데, 바로 그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황금의 다리ㆍ사다리(golden bridge or ladder)’를 끊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즉 ‘보다 싼 가격으로 법조 직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균등(법조직역의 진입장벽 완화)’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이 추구하고 있는 평등의 이념에 부합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근본 이유는 저의 인생 행로와 관련돼 있다”며 자신의 사례를 들었다.
하창우 변호사는 시골에서 태어나 농사를 짓는 아버님의 뜻에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 슬하를 떠나 도시로 전학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자취생활을 하면서 졸업하고, (서울대) 법과대학에 진학했다고 한다.
하 변호사는 “저는 법과대학에 진학했지만 공부에는 별 재주가 없었는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결국 사병으로 군에 입대했고, 육군병장으로 군복무를 마친 후 6수 끝에 가까스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진학 당시 로스쿨만 있었다면 저는 비싼 학비 때문에 로스쿨 입학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로스쿨 제도만 있는 교육시스템이었다면 법조인이 되려는 꿈을 포기했을 것이고, 실제 법조인이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사법시험은 제가 오늘날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만든, 그야 말로 저에게는 황금의 사다리”라며 “이런 좋은 제도를 폐지해야 할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또 “도대체 로스쿨이 도입됐다고 왜 사법시험을 폐지해야 합니까?”라며 “농부의 자식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사다리를 빼앗는 잔인함이 사법의 정의이고, 교육의 정의입니까?”라고 반문했다
하창우 변호사는 “오늘날 로스쿨이 실패로 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법시험 때문이 아니라 당초부터 출발이 잘못된 로스쿨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로스쿨의 문제점들이 마치 사법시험이 존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하 변호사는 “로스쿨의 문제점들은 그 자체로 보완하면 되는 것”이라며 “로스쿨이 존재하는 현실이나 존재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별론으로 하고, 이 현실과 당위성이 사법시험을 폐지할 논거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대한변협 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사시존치를 주장하는지, 사시폐지를 주장하는지는 어느 정도 드러나 있다”며 “그런데 지난 12월 4일 대전에서 개최된 후보자 합동연설에서 사시존치를 설파하는 후보는 저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후보 어느 누구도 사시존치 말조차 꺼내지 않았다”며 “저는 사시를 존치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시존치를 주장하고, 그 이유까지 밝혔다”고 덧붙였다.
하창우 변호사는 “사법시험이라는 제도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제가 있듯이, 저는 사시존치를 주장만 하지 않고, 국회 입법활동을 통해 사시존치를 위해 온 몸을 받쳐 노력할 것이며, 그럴 각오가 충분히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본지는 변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소순무 변호사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희망의 사다리 - 사법시험]이라는 주제로 올린 사법시험 존치에 관한 입장을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하창우 변호사가 청년변호사들에게 보낸 편지 글을 소개하는 것은 이번 변협회장 선거와 관계없이, 현재 법조계의 뜨거운 이슈가 된 ‘사법시험 존치’에 관한 쟁점이기에 보도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따라서 다른 후보자들과의 보도의 형평성, 객관성,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변협회장 하창우 후보자로서의 기타 공약 등의 정보는 보도하지 않는 점도 밝혀둔다.
다음은 하창우 변호사가 사법연수원 33기~43기 출신 변호사들에게 보낸 <사시존치에 관한 하창우의 소신> 전문 존경하는 변호사님들 특히 법조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계시는 젊은 변호사님들께!
사법시험 존치 여부에 대하여 저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수차례 소견을 밝혔으나 다시 한 번 입장을 표명하고자 합니다.
먼저, 이번 선거에서 여러 문제가 이슈화 되었고 그 이슈에 대해 수많은 고견을 제시해주신 변호사님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 중 한 가지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사법시험 존치 여부’입니다.
주지하시다시피, 위 쟁점에 대하여 많은 의견이 있었고 아직도 명료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쉬운 문제는 아니라 할 것입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님들은 이에 대하여 대부분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조심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사법시험은 존치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결과, 우리 국민은 73% 정도가 사법시험이 존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법조인이 되고자 간절히 원하는 일반 국민들 중에는 로스쿨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우수한 인재들이 적지 않습니다. 바로 그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황금의 다리ㆍ사다리(golden bridge or ladder)’를 끊지 말자는 것입니다.
즉 ‘보다 싼 가격으로 법조 직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균등(법조직역의 진입장벽 완화)’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이 추구하고 있는 평등의 이념에 부합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목표라 할 것입니다.
제가 사시존치를 주장하는 근본이유는 저의 인생 행로와 깊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 농사를 짓는 아버님의 뜻에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 슬하를 떠나 도시로 전학을 하여,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자취생활을 하면서 졸업하고, 법과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저의 꿈은 당연히 법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떨어져 있는 대학 생활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대학시절부터 하숙 생활이 시작되어 10여년 간 계속되었습니다. 부모님이 해주는 밥을 먹고 부모님 집에 사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웠습니다. 그 지겨운 하숙밥 안 먹는 날이 언제 올 것인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젊은 날은 계속 되었습니다.
저는 법과대학에 진학했지만 공부에는 별 재주가 없었는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결국 사병으로 군에 입대했고, 군복무를 육군병장으로 마친 후 6수 끝에 가까스로 사법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대학 진학 당시 로스쿨만 있었다면 저는 비싼 학비 때문에 로스쿨 입학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로스쿨 제도만 있는 교육시스템이었다면 법조인이 되려는 꿈을 포기했을 것이고 실제 법조인이 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학비 얼마 안 드는 법과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기에 서울에서 10여년 간 하숙생활을 하면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사법시험은 제가 오늘날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만든, 그야 말로 저에게는 황금의 사다리입니다. 이런 좋은 제도를 폐지해야 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도대체 로스쿨이 도입되었다고 왜 사법시험을 폐지해야 합니까? 농부의 자식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사다리를 빼앗는 잔인함이 사법의 정의이고, 교육의 정의입니까?
오늘날 로스쿨이 실패로 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법시험 때문이 아니라 당초부터 출발이 잘못된 로스쿨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로스쿨이 시행되기 수년 전부터 여러 차례 신문칼럼 등을 통해 예상되는 로스쿨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그 문제점을 미리 대비하거나 보완한 후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제가 로스쿨 시행 5년 전 지적한 문제점들은 저의 예상대로 현재 정확히 그대로 현출되어 있습니다.
로스쿨의 문제점들이 마치 사법시험이 존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자신의 흠을 남에게 이유 없이 감정적으로 탓하는 것입니다. 로스쿨의 문제점들은 그 자체로 보완하면 되는 것입니다.
로스쿨이 존재하는 현실이나 존재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별론으로 하고, 이 현실과 당위성이 사법시험을 폐지할 논거는 될 수 없습니다.
이번 대한변협 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사시존치를 주장하는지, 사시폐지를 주장하는지는 어느 정도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12월 4일 대전에서 개최된 후보자 합동연설에서 사시존치를 설파하는 후보는 저뿐이었습니다. 다른 후보 어느 누구도 사시존치 말조차 꺼내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시를 존치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시존치를 주장하고, 그 이유까지 밝혔습니다.
사법시험이라는 제도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제가 있듯이, 저는 사시존치를 주장만 하지 않고, 국회 입법활동을 통해 사시존치를 위해 온 몸을 받쳐 노력할 것이며, 그럴 각오가 충분히 되어 있습니다.
위의 글을 통해 저는 사법시험 존치에 관한 저의 소견을 말씀 드렸습니다. 저의 진정한 뜻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신다면 저에게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