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대법원 심판권의 범위, 상고법원 적정 규모, 필수적 변호사 대리제도 도입, 심리불속행 폐지 등 구체적인 상고법원 설립 방안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전국법원장회의에 참석한 양승태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수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책무가 재판업무일진대, 법원에 대한 신뢰 또한 재판에서 시작돼야 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며 “과중한 사건의 부담 속에서 격렬한 다툼을 만족스럽게 해결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건 처리만을 위주로 메마르고 기계적으로 재판을 하는 것은 불신만 가중시키는 가치 없는 일일 뿐”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지혜롭게 타개해 나가는 것은 모든 법원 구성원, 특히 법관에게 맡겨진 숙명적인 임무”라며 “재판은 으레 3심을 거치는 것이라는 낭비적ㆍ소모적인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데 온갖 지혜를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상고법원 추진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양 대법원장은 “재판에 대한 상소율을 낮추고, 하급심의 재판이 상급심에서 좀처럼 뒤바뀌지 않도록 함으로써 재판은 1심으로 그치는 것이 원칙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우리의 종국적인 목표”라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1심에서의 충실하고 만족도 높은 심리가 바탕이 돼야 할 것이지만, 상급심에서도 심급제도의 운영에 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리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국 법원장들은 “이러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목표를 공감하며 상고법원 도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실심 충실화 방안도 추진된다. 대법원은 상고제도 개선과 병행해 하급심을 강화해 법원 전체의 고른 역량 강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국민과 직접 대면하는 사실심 법원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충실한 재판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실심 충실화 방안을 수립해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날 전국 법원장들은 사실심 강화와 상고제도 개선은 병행 추진돼야 한다는 전제하에, 상고제도의 개선과 함께 사실심 충실화를 위해서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뜻을 함께했다.
지난 주말에 발표한 단독재판장 부장판사 확대 배치, 사물관할 조정,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특성화 법원 설치, IP 허브코트 설치 등 구체적인 사실심 충실화 방안에 관해 각급 법원의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외부위원이 중심인 ‘사실심 충실화 방안 연구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사실심 충실화 방안 연구 위원회’는 법조계, 학계 명망가 등 각계각층의 외부위원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다만 법관 및 법원의 재판 관련 내용이 다수인 점을 감안해 재판하는 법관들 일부도 참여시키기로 했다.
위원회는 내년 3월경 구성될 전망이다. 일단 실무지원단이 논의내용을 기초로 사실심 충실화 마스터플랜에 대한 장단기 과제를 분석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한 후 구체적 시행계획을 마련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국 법원장들은, 사실심 충실화와 연계해 사법부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법관이 분쟁성 사건의 실체 판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판업무 전반의 재설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법관의 판단 기능 외의 부수업무를 사법보좌관이나 참여관에게 이양하는 등의 전반적인 재판업무 재설계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공신력 있는 금융권이 제기한 지급명령 사건에서 공시송달을 허용해 독촉절차를 통해 상당 수의 민사 사건을 처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공시송달, 소장ㆍ항소장 심사단계에서의 인지ㆍ주소 등 각종 형식적 보정명령을 참여관이 일차적으로 담당하게 하고, 재판장은 감독 내지 사후교정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비분쟁성 특징이 뚜렷하거나 신속한 절차처리가 긴요한 금융기관의 대여금, 청구사건 등을 소액사건과 같이 신속처리절차로 처리할 수 있도록 소액사건심판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액사건의 이행권고결정이나 부수적 강제집행절차에 관한 업무를 사법보좌관에게 이관해, 법관의 역량을 판단 기능에 집중시킨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법정녹음 실시에 따라, 속기사와 법원사무관 등의 책임으로 녹취서만을 작성함으로써, 법관의 증인신문조서 등 확인 점검 업무 부담을 해소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전국 법원장들은 막말 등 부적절한 법정언행이 사법부 전체에 대한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법정언행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실제 재판 사례를 토대로 한 ▲법정언행 모범 동영상 ▲부적절한 법정언행 음성파일 녹음 등을 교육자료로 제작해, 현장 중심의 법정 언행 교육 방안을 수립해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전국 법원장들은 2015년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법조인이 처음으로 법관으로 임용됨(법학전문대학원 1기 수료생들이 2015년 법조경력 3년 이상 기준을 충족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배경의 신임 법관들이 실무능력의 배양뿐만 아니라, 법관으로서의 자긍심과 사명감을 고양할 수 있도록, 심층적인 신임 법관 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전국 법원장들은 국민에게 보다 나은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법부 구성원의 복지 증진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법원 자체 휴양시설 확충, 심리 상담 프로그램 운영, 어린이집 등 보육 시설 확충 등 다양한 복지 증진 제도를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전담할 수 있는 총괄부서를 신설하는데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