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OO(12)군 등의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조이제 전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제27형사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17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이제 전 국장에게 징역 8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조이제 국장에게 채군의 가족관계 정보를 알려달라고 부탁해 정보를 빼낸 국정원 직원 송OO씨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조이제 국장에게 채군의 가족관계 정보를 알려달라고 부탁해 정보를 빼낸 혐의로 기소된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조오영 전 행정관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서초구청 조이제 행정지원국장은 2013년 6월 11일 국가정보원 직원 송OO씨로부터 채OO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해 가족관계 정보를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송씨는 국정원 서초구 조정관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에 조 국장은 가족관계등록팀장에게 채OO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이 적혀 있는 포스트잇을 건네주면서 채OO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해 기록사항을 알려달라고 지시했다.
정보를 열람한 가족관계등록팀장은 조이제 국장에게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된 채OO의 출생 장소, 출생신고일, 출생신고자, 채OO이 혼인 외의 자라는 사실 등을 알려줬고, 이에 조이제 국장은 국정원 직원 송OO씨에게 그대로 알려줬다.
송OO씨는 또 2013년 6월 7~10일 사이에 서울시 강남교육지원청 교육장 Y씨에게 “채OO의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 주고, 채OO의 학교생활기록부를 발급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Y씨는 채OO군이 다니는 초등학교 교장에게 채군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물었고, 교장은 Y씨에게 “5학년 채OO의 아버지 직업은 과학자이고, 이름은 검찰총장과 같은데, 동명이인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알려줬다. 검찰은 송씨가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았다며 기소했다.
또한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조이제 국장은 2013년 6월 11일 대통령비서실 산하 총무비서관실 소속 조오영 행정관으로부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채OO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록기준지를 제공받으면서 가족관계등록부 기록사항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에 조 국장은 서초구청 가족관계등록팀장으로부터 취득한 채OO의 가족관계등록부 기록사항을 조오영 행정관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려줬다.
조 국장은 이로써 채OO의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된 등록사항에 관한 전산정보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함과 동시에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수집 목적의 범위를 초과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오영 행정관은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았다며 기소했다.
국정원 직원 송OO씨와 관련, 재판부는 “우리나라의 핵심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수행하는 업무는 본질상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거나 침해할 가능성이 항상 내재돼 있으므로, 국정원 직원은 헌법 및 법률의 규정에 명시적으로 정해진 직무 범위를 준수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자신의 업무를 수행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직무 범위를 넘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인 외의 자에 대한 첩보를 검증할 목적으로 채OO군의 개인 정보를 관계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부정한 목적으로 제공받아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이 통상의 다른 경우에 비해 무겁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채군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당시에는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에 국민들의 상당한 관심이 쏠려 있었고, 그 후 혼인 외의 자로 인해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임하기에 이른 과정에서 발생한 정쟁 및 무분별하게 제기된 음모론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했다”며 “그 과정에서 채군의 개인정보가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됐고, 그로 인해 채군과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을 것임은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국정보에게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 역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됐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범행 경위 등에 관해 증거로 드러난 객관적인 사실관계마저 묵비하며 수사 및 재판에 임하고 있는 사정과 향후 동일한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피고인 개인에 대한 책임관계 만큼은 이번 기회에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는 사정까지 더해 본다면 피고인에 대해 통상의 경우와는 달리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은 국정원에서 근무하면서 수년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왔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또한 피고인은 국정원 직원으로서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채군의 어머니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조이제 전 국장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족관계등록부 등록사무 및 개인정보처리자로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과 개인정보 보호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채OO군의 가족관계등록부 등록정보를 유출한 범행의 주된 관여자로서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단순히 범행을 부인하는 단계를 넘어 다른 사람을 관여자라고 주장하거나 음모론을 내세워 수사에 혼란을 초래했고, 그로 인해 부하직원을 포함해 다른 서초구청 직원들에게까지 상당한 피해를 줬다”며 “수사과정에서 허위의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언론을 통해 유포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사회적 갈등이 조장되는 등 수사과정에서의 정황도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재판과정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에 반대되는 주장을 내세우는 한편, 여전히 그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하고 있어 범행 후의 정황은 더욱 나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위나 경력에 비춰 보면 마땅히 위법한 부탁을 거절했어야 함에도, 이에 동조하고 범행은폐를 시도했으며 알리바이를 만드는 등 나름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정과 개인정보의 유출로부터 사생활의 비밀 등을 보호함으로써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증진하고 나아가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마련된 개인정보 보호법의 입법취지에 비춰 향후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한 보다 높은 직업의식을 고취하고 동일한 범죄의 재발을 방지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피고인에 대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은 약 26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봉사해 왔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으며, 또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취득한 이익도 찾아볼 수 없고, 채군의 어머니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오영 행정관의 경우 재판부는 “채군의 정보를 제공했다는 피고인 조이제의 진술은 다른 증거들과 모순될 뿐 아니라 진술경위가 부자연스럽고 그 내용도 허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