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19일 서울고등법원이 정부의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결정을 내리고, 나아가 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 위헌법률제청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단비와 같은 결정’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이번 서울고법의 결정은 쉽게 말해 전교조가 정부에 의한 ‘법외노조’에서, 법원에 의한 ‘합법노조’ 지위를 되찾은 것이다.
민변은 “법원은 위헌법률 개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당사자인 고용노동부가 정작 자신의 의무는 방기한 채, 전교조에 대해 악법의 준수를 요구하며 노조의 지위를 박탈한 행위가 명백한 월권이었음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서울고등법원
먼저 서울고법 제7행정부(재판장 민중기 부장판사)는 이날 전교조가 ‘법외노조’를 통보한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신청사건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의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통보처분을 ‘법외노조통보처분취소’ 사건(2013누54228)의 항소심 판결 선고 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나아가 재판부는 법외노조통보처분의 전제가 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재판부는 결정이유에서 “법외노조통보처분의 전제가 된 교원노조법 제2조가 교원의 단결권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항이라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법외노조통보처분으로 인해 전교조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는 반면, 달리 효력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전교조의 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직 교원들에 대한 전교조 조합원 지위를 박탈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한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있기 전까지 전교조 법외노조 여부에 관한 본안 판단이 중단된다. 다시 말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전교조는 합법노조로 인정받으며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민변(회장 한택근)은 논평을 통해 재판부의 판사들(민중기 재판장, 유헌종, 김관용)을 일일이 거명하며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지만, 최근 노동3권이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 앞에서 단비와 같은 결정이 아닐 수 없다”며 크게 환영했다.
민변은 “무엇보다 이번 효력정지결정은 고용노동부의 권한 남용에 대해서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면서, 그 유일한 이유로 전교조의 ‘실정법 위반’을 주장했다”며 “전교조가 실정법인 교원노조법 제2조를 위반해 해직교원을 조합원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고용노동부를 지적했다.
민변은 “그러나 이번 결정을 통해 법원은 위헌법률 개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당사자인 고용노동부가 정작 자신의 의무는 방기한 채 전교조에 대해 악법의 준수를 요구하며 노조의 지위를 박탈한 행위가 명백한 월권이었음을 확인했다”고 환영했다.
이와 함께 민변은 “또한 이번 위헌제청결정은 교원의 단결권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의 위헌성을 확인해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민변은 “특히, 법원은 결정문에서 ‘단결권의 내용에는 근로자가 노조의 조직형태, 조합원의 범위 등에 관하여 규약의 형태로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등으로 자유로이 노조를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포함된다’고 하여 조합자치의 원칙이 단결권의 본질적 부분임을 분명히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법원은 ‘노동3권 보장의 필요성이 있는 한, 현실적으로 취업 중인 자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 중인 자도 단결권의 주체에 포함된다’고 하여, ‘해직교원’이나 ‘퇴직교원’, ‘기간제교원’, ‘교원취업희망자’도 모두 단결권을 향유하는 주체에 해당한다고 봤다”며 “단결권의 헌법적 의의를 밝히고 이에 따라 단결권의 주체를 해석한 의미 있는 내용”이라고 환영했다.
민변은 “따라서 고용노동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위헌, 위법적인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통보처분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 “또한 교육부는 그간 법외노조통보를 빌미로 행한 미복귀 전임자 징계, 사무실 퇴거명령, 단체교섭 거부 등 후속조치들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민변은 “마지막으로 국회에 당부한다. 국회는 교원노조법 제2조의 위헌성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교원노조법 개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변은 “법원의 최소한의 양식을 보여주고 모든 일이 순리로 진행되어야 함을 일깨워준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