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후보자는 인사말에서 먼저 “여러 모로 부족한 제가 대법관 후보자로 위원님들 앞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편, 제가 대법관이라는 중책을 감당할 수 있을지 책임감과 두려움도 느끼게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1959년 충남 논산에서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1977년 대학에 진학했고, 대학 시절 ‘뚜렷한 재능이 없더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려는 사람에게 법학은 적합한 학문이다’라는 독일 법철학자의 글을 읽고 용기를 내어 법학을 전공하게 됐다”며 “많은 고민 끝에 법을 통해 구체적 사건에서 정의로운 분쟁해결방안을 탐구하는 데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보람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법관의 뜻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저는 1985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임명된 이래 지난 30년 동안 법관으로 재직했다”며 “오랜 기간 인천지방법원, 서울행정법원, 대전고등법원 등에서 재판업무에 매진하면서, 제 자신의 주관에 함몰되지 않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결론을 이끌어냄으로써 실사구시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힘써 왔다”고 밝혔다.
또 “재판업무 외에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서 재판연구업무와 사법행정사무에 종사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인 동시에 행운이었다”며 “헌법과 법률을 바르게 해석해 훌륭한 판례를 형성하는 일이 국민의 일상생활은 물론 나라의 장래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았으며, 그 최종책임을 지는 대법관 책무의 무거움에 대해 그 당시에도 참으로 두려운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행정사무에 종사하면서는, 법조일원화 제도 도입에 참여하고 원활한 정착을 위해 힘썼던 것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소통 정책을 추진하면서 법원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직접 체험한 것을 큰 보람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권순일 후보자는 “저는 재판을 하면서, 송사를 처리하는 근본은 성의를 다함에 있고, 성의의 근본은 스스로 삼가는 데 있다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을 가슴에 담고, 언제나 ‘이것이 내가 하는 마지막 재판이다’라는 결연한 자세로, 실체적 진실 발견과 합리적 분쟁 해결에 후회나 부끄럼 없이 정성과 성의를 다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 생활에 있어서는, 자신이 지닌 지혜의 빛을 낮춰 티끌과 하나가 된다는 ‘화기광 동기진(和其光 同其塵)’이라는 도덕경 구절을 유념해, 항상 겸손하고 부드럽게 처신하고 독선에 빠지지 않으며 따뜻한 배려와 경청의 자세를 잃지 않고자 했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그러나 이제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지난 법관생활을 돌이켜 보니 제 각오와는 달리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았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며 “스스로 깊이 성찰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자양분으로 삼아 더욱 겸허한 자세로 국민이 바라는 법관의 사명과 소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관용의 자세를 가지는 것도 사회 통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저는 법관이 법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그 규준이 되는 법률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법규범이 성립하기까지의 모든 논의과정을 면밀히 살펴 공동체 구성원 모두를 위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하고, 자신이 처해 있는 사회경제적 입장과 연결 짓거나 주관과 독단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을 하면서 저는 이러한 소신에 따라 법관의 소명을 다 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고 덧붙였다.
권 후보자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은 진정한 절차 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 하에, 임대주택 아파트 임차인의 아파트 건설원가 정보공개청구를 인용한 판결,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병원명단 정보공개청구를 인용한 판결 등 여러 행정재판에서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국민의 알 권리 보장에 힘을 기울여 왔다”고 설명했다.
또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호는 사회의 화합과 안정을 추구하기 위한 법관의 헌법적 사명이라는 신념으로, 사립대 시간강사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 대기업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한 대리점주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한 판결을 선고하는 등 사회ㆍ경제적 약자의 정당한 법적 권리와 지위를 보호하는 데 힘써 왔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그리고 저는 모든 사건에 있어 분쟁의 심층 검토와 충분한 법리 연구를 통한 객관적 법 해석을 바탕으로 공동체 전체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의 해결방안을 도모하고자 힘썼다”며 “대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 발행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한 판결이나, 사범계 대학 출신자에 대한 교원 임용고사 가산점 부여를 위헌이라고 판단한 판결 등은 이러한 법리 해석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일 후보자는 “만일 제가 청문과정을 거쳐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그동안 지켜온 법관으로서의 신념과 소신대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지 않는 균형 잡힌 법적 판단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법적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며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책무를 충실하고 올곧게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권 후보자는 “사법권 독립과 기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인 최고법원 구성원으로서, 대법원이 제시하는 법적 기준과 가치가 국민 모두가 신뢰하는 최종적 기준으로 인정돼 사회를 통합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모든 힘을 다 할 것을 굳게 약속드린다”고 약속했다.
◆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 주요약력
권순일(55) 대법관 후보자는 충남 논산 출신으로 대전고와 서울법대를 나왔다. 서울법대 4학년에 재학 중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14기.
1985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해 서울고법 판사, 서울가정법원 판사, 대구지법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대전지법 수석부장판사, 대전고법 수석부장판사,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2012년 8월부터 법원행정처 차장을 맡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