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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 “헌법 무시하는 헌법재판소…청소용역노동자 최저임금도 안 줘”

“감사원 감사 직후 증언 노동자 4명 해고…헌재에 근로감독관 파견해 실태조사 후 책임자 처벌해야”

2014-07-07 12:13:15

[로이슈=신종철 기자] 헌법재판소가 청사 건물의 청소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최저임금법을 위반해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매달 38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지 못했고, 이를 증언한 청소노동자들이 ‘부당해고’ 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일반기업체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헌법을 다루는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보장된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공개한 판사 출신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가 헌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법치가 무너지는 것과 같다”고 질타하며 “헌법재판소는 체불된 임금을 즉각 지불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은 헌법재판소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정확한 실태를 조사하고 책임자는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기호 의원은 2012년 2월 서울북부지법 판사에서 퇴직할 때 ‘양심판사’라면서 시민들이 제작해 준 ‘국민 법관’이 새겨진 법복을 입고 거리 퇴임식을 가졌다.

▲2012년2월서울북부지법판사에서퇴직할당시법원공무원들과시민들이마련해준퇴임식에참석한서기호판사이미지 확대보기
▲2012년2월서울북부지법판사에서퇴직할당시법원공무원들과시민들이마련해준퇴임식에참석한서기호판사


◆ 조달청의 적정임금 보장 요구에 헌법재판소는 문서상으로만 근로시간 단축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7일 공개한 내용에 의하면,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20일 조달청에 ‘2014~2018년도 청소용역 계약(5년간)’을 의뢰하면서 평일뿐만 아니라 토요일에도 근무하도록 조건을 정하고도 주말근로수당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또한 인건비 단가를 2014년도 최저임금(시급 5210원, 주 5일 40시간 근무조건 108만8890원)이 아닌 2013년도 최저임금(시급 4860원, 주 5일 40시간 근무조건 101만5740원)으로 적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기호 의원에 따르면 이를 검토한 조달청은 작년 11월 28일, 헌법재판소에 공문을 보내 “(헌법재판소가 배정한 예산 150만 8800천원은) 조달청이 계산한 원가계산금액 308만 7010천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적정임금 보장을 위한 예산증액을 검토해 회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조달청이 헌법재판소의 계약 의뢰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적정임금을 보장하도록 수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 기본급 인상 대신, 상여금 반액 삭감하고 복리후생비도 삭감
◆ 근로시간 단축 공고와 달리 실제로는 2시간 30분 추가 근로, 주말에도 연장근무


서 의원은 “조달청의 의견 제시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는 작년 12월 3일 청소용역노동자의 기본급을 인상하는 대신, 근로시간을 서류상 평일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이는 등의 편법으로 소액만 증액한 후 146만 7312천원에 용역을 최종 공고했다”며 “조달청의 원가계산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헌법재판소는 조달청의 예산증액 의견에 기본급을 인상하는 대신, 최초 용역비 산출에 포함됐던 청소용역노동자 상여금을 100%에서 50%로 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중 건강진단비(1인 2만원) 항목 자체를 삭제하기도 했다”며 “결과적으로 기본급은 인상됐지만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는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또한 근로시간을 평일 8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 공고했으나, 감사원이 지난 3월 청소용역 도급과 관련해 실제 근로시간을 점검한 결과, 헌법재판소의 용역공고와 달리 오전 5시에 출근해 8시간 30분을 근무하고 있었고, 주말에도 연장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결국 감사원이 계산한 헌법재판소 청소용역노동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에 해당하는 최저임금은 139만 9875원이지만, 실지급액은 101만 6943원으로, 1인당 38만 2932원씩의 임금을 덜 받은 셈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한 것이라는 게 서기호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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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정의당의원(사진=홈페이지)


◆ 현재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공고문 인건비 산출내역 삭제된 채 공개

또한 조달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헌법재판소는 청소용역노동자가 월 209시간 근로를 하는 것으로 해 122만 3486원(5854원×209시간)으로 적용단가를 정했으나, 현재 조달청의 나라장터 시스템에는 ‘청소관리용역 산출내역서’와 ‘청소관리용역 적용단가’의 금액 대부분이 삭제된 채로 공개돼 있다.

이에 대해 서기호 의원은 “수급업체와 노동자간 맺은 계약서의 시급 및 기본급 등이 용역 공고시 금액과 다름을 숨기기 위함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 의원은 “계약서상 근로시간이 실제 근로시간과 다르고, 이에 따른 최저임금도 지불하지 않고 있어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최저임금법에 따라 도급업체에 대한 책임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도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7항에 따르면 ‘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한 경우 도급인은 해당 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돼 있다. 동법 제6조 제8항은 연대책임의 범위를 ‘도급인이 도급계약 체결 당시 인건비 단가를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결정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1월 조달청에 청소용역 의뢰를 할 당시, 청소용역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이상 근로하고 있음을 알았음에도, 하루 6시간에 해당하는 인건비만 적용해 계약을 체결한 것은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결정하는 행위’로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서기호 의원은 “도급인인 헌법재판소는 계약이 체결된 후에 수급업자가 당초 계약내용과 다르게 용역을 수행할 때에는 그 사유를 확인해 실정에 맞는 조치를 하는 등 지도ㆍ감독을 철저히 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사진=헌재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헌법재판소(사진=헌재홈페이지)


◆ 헌법재판소 “오전 5시 출근은 근로자 각자가 자율적으로 조기 출근한 사항”
◆ 청소용역노동자 “헌재 공무원이 5시 출근해서 청소 마치라고 지시”
◆ 서기호 “헌법재판소의 거짓 해명 드러나, 감사원 국회 모두 속여”


한편 서기호 의원의 지적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계약서 내용에 따라 최저임금보다 적게 지급한 사실은 없지만, 업체와 협의해 7월분 급여부터 변경해 반영하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계약서와 달리 평일 오전 5시에 출근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청소근로자 각자가 자율적으로 조기 출근한 사항으로 강제하지 않았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청소용역을 했던 노동자는 “오전 7시부터는 모든 사무실을 통제하기 때문에, 담당공무원이 ‘5시에 출근해서 공무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청소를 마치라’고 지시했던 것”이라고 서기호 의원실에 증언했다.

서기호 의원은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출근했다는 헌법재판소의 해명도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헌법재판소는 감사원도 속이고, 국회도 속인 것이므로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헌법재판소, 지난 3월 감사원 감사에 협조한 노동자 4명 해고”
◆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 파견해 실태조사 및 책임자 처벌해야”


▲시민들이제작해준'국민법관'법복을입은서기호의원
▲시민들이제작해준'국민법관'법복을입은서기호의원
서기호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31일자로 청소용역노동자 15명 중 4명을 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감사원의 현장감사가 끝난 직후 실제 근로시간 등을 진술했다는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해고된 노동자들은 하소연 할 여력도 없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라며 “부당해고가 확인될 경우 헌법재판소는 바로 복직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은 헌법 제32조에 적시돼 있다”고 상기시킨 서기호 의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가 헌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법치가 무너지는 것과 같다”고 질타했다.

서 의원은 “이번 사건은 담당공무원의 단발적인 실수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헌법재판소는 체불된 임금에 대해서는 즉각 지불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은 헌법재판소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정확한 실태를 조사하고 책임자는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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