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대구지검 수석검사 시절인 2011년 11월 이명박 정권의 “정치검찰이 부끄럽다”며 검복을 벗어 화제가 됐던 백혜련 변호사가 이번 재보궐선거 수원 영통에 “불의에 항거하며 검찰 나왔던 그 심정 잊지 않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백혜련 변호사는 국회의원 3선과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에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실장을 새누리당이 수원 영통에 배정할 움직임과 관련, “MB맨 임태희를 MB정권을 비판하며 사직한 백혜련이 맞아 싸우겠다”고 강단을 보였다.
백혜련 변호사는 언론에 비교적 노출이 적은 탓에 낯설기도 하겠지만, 2008년 MBC 드라마 <아현동 마님>의 주인공 여검사(백시향) 역할의 실제 모델이 바로 ‘백혜련 검사’였다.
이미지 확대보기▲MBC드라마<아현동마님>의주인공백시향검사의실제모델이백헤련서울중앙지검검사였다.
수원 영통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역구였다. 그런데 김진표 의원이 지난 6.4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로 출마하면서 의원직을 사퇴해 이번 7.30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그런데 백 변호사의 예상대로 실제로 새누리당이 수원 영통 지역 보궐선거에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사실상 낙점했고, 임 전 실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새정치민주연합 백혜련 변호사와의 격전이 벌어질 지 주목된다.
백 변호사는 1일 트위터에 “새누리에서 평택에서 공천 탈락한 임태희에게 수원 영통 출마를 권유한단다. 환영이다”라며 “MB맨 임태희를 MB정권을 비판하며 사직한 저 백혜련이 맞아 싸우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공천위원회는 2일 수원 영통 지역을 인재영입지역으로 선정했다. 이날 윤상현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의 간판스타이고 3선 의원으로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세상이 다 아는 경제 전문가”라며 “수원 영통 지역은 임 전 실장만한 적임자가 어디 있느냐”고 사실상 지역구 배정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아직 백혜련 변호사와의 격전이 성사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수원 영통 지역에 누구를 내세울 지 공천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는 백혜련 변호사를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 이용득 최고위원, 박광온 대변인, 김태호 전 민주당 기조실장 등 7명이 공천 신청을 냈다.
그러나 백 변호사가 낙점을 받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왜냐하면 29일 새정치민주연합 여성 국회의원 19명(김상희ㆍ김영주ㆍ김현ㆍ김현미ㆍ남윤인순ㆍ배재정ㆍ서영교ㆍ유승희ㆍ유은혜ㆍ은수미ㆍ이미경ㆍ이언주ㆍ임수경ㆍ장하나ㆍ전정희ㆍ진선미ㆍ최민희ㆍ추미애ㆍ한명숙)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명서를 내고 중앙당 지도부에 백혜련 전 검사를 공천할 것을 촉구하며 큰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수원여성회,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YWCA 등 수원지역 여성단체들도 수원지역 재보선 3곳 가운데 1곳은 여성 후보를 전략 공천해야 한다며 간접적으로 백혜련 변호사를 지원하고 있는 점도 가산 포인트다.
백혜련 변호사는 2일 “백혜련이 수원 영통 재보선에서 승리해서, 세월호 참사, 인사 참사 무능정권을 심판하겠다”며 수원지역 언론사들을 잇따라 방문하며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했다.
앞서 지난 6월 26일 출마를 선언한 백혜련 변호사는 “2011년 11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이 훼손돼가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며, 10여 년간 몸담았던 조직을 나왔다. 검찰 문제의 본질은 ‘상식’이 훼손되고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며 당시 검복을 벗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백 변호사는 “비단 검찰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상식과 원칙의 선이 무너지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를 해결해 줘야 할 정치가 해결은 고사하고, 더 큰 문제만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정치에 대수술을 요구하는데, 여전히 우리 정치는 수술 의지는커녕 제대로 된 진단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정치를 수술할 수 있는 도구도 인물도 낡았다”며 “이제는 정치 대수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데, 제가 정치 대수술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백 변호사는 “불의에 항거하며 검찰을 나왔던 그날 그 심정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얽매이지 않고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진심의 정치, 행동으로 보여지는 새 정치를 하겠다. 영통구민과 함께 반드시 승리해 새로운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백혜련 변호사는 고려대 사회학과(87학번)를 졸업하고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을 합격해 사법연수원(제29기)을 수료했다. 2000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용돼 대구지검 김천지청, 수원지검 안산지청, 서울중앙지검, 미국 포드햄대학교 로스쿨 방문연구원,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 등을 역임했으며, 2011년 11월 검찰을 떠났다. 이후 수원 영통에서 나기주 변호사와 함께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 삼성물산 재개발 비리 의혹을 파헤쳐 주목을 받았고, 특히 2008년 MBC 드라마 <아현동 마님>의 주인공 여검사(백시향) 역할의 실제 모델이 바로 ‘백혜련 검사’였다.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MB정권 비리 및 불법비자금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새정치위원회 산하 반부패특별위원회 위원, 2013년에는 경기도 무료법률 상담위원, 경기도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 위원, 민주당 경기도당 여성위원장, 민주당 중앙당 윤리위원회 위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원, 최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정치적 기반을 확장해 왔다.
◆ 잘 나가던 백혜련 수석검사 왜 검복을 벗고 나왔나?
한편 2011년 11월 21일 백혜련 대구지검 제3형사부 수석검사는 검찰 내부통신망에 ‘사직의 변’을 올렸다.
백 수석검사는 “검사는 긍지와 자부심을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검사가 되고 싶어 검찰을 지망했고 그간 검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기가 너무도 어렵습니다. 아니 오히려 저희 검찰이, 검사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적도 많았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연일 쏟아지는 검찰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 정치권의 조롱, 법원의 무죄판결, 국민들의 차가운 눈초리 등등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는 검찰의 모습을 보며 검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은 무너져 내렸습니다”고 괴로워했다.
백 수석검사는 “저희 검찰이 이렇게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항상 언론의 비판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사건들의 처리에 있어 검찰이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된 사건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의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게 보여져야 한다’는 격언이 있는데, 최근 몇 년간 검찰의 모습은 국민들이 볼 때 결코 정의롭게 보여지지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고 보여지지도 않았다”며 “이것이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받지 못하고 질타를 받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백 수석검사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의 대화 당시 ‘검사스럽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지키려 했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었는데 지금 검찰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며 “어찌하다 저희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에게조차 ‘정치를 모르는 정치검찰’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