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2부(김소영 대법관)는 예방접종을 후 간질을 앓게 된 A군이 질병관리본부장을 상대로 낸 예방접종으로 인한 장애인정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2014두274)에서 “예방접종과 장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25일 밝혔다.
다만, 법률상 피고적격이 없는 질병관리본부장이 피고로 지정된 사항을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이 부분에 대해서 다시 판단하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예방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까지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그 장애 등의 발생 기전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고, 현재의 의학수준에 의하더라도 부작용을 완전히 방지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춰, 전염병예방법에 의한 보상을 받기 위한 전제로서 요구되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ㆍ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간접적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DTaP 및 소아마비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2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고는 출생 당시부터 예방접종을 받기 전까지 정상적인 발육을 보인 건강한 아이로서 발작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나 병력은 전혀 없다가 예방접종을 투여 받은 후 하루 만에 경련, 강직 등 복합부분발작 장애 증세가 나타났고, 당시 이상 증세에 대해 예방접종 이외에 다른 원인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도 원고에게 간질 등 증세를 일으킬 만한 다른 요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 또한 원고의 복합부분발작 장애 증세를 초래한 원인이 DTaP 및 소아마비 백신이 아니라는 의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보고 이를 기초로 원고에게 진료비 및 정액 간병비를 지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가 작성한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에도 DTaP의 백신접종 후 7일 이내에 뇌증 및 기타 중추신경계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를 보상신청대상이 되는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포함시키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예방접종으로 말미암아 원고에게 복합부분발작 장애가 발병했고, 이와 같은 장애가 악화돼 결국 간질 등의 후유장애가 발병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과 원고의 장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