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제7형사부(재판장 김흥준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서울시청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겨준 혐의(간첩) 등으로 기소된 유우성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국정원의 증거조작 파문을 불러왔고, 핵심은 ‘유우성이 간첩이냐, 아니냐’ 였는데,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무죄로 판결한 것이다.
국정원과 검찰이 유우성씨가 간첩이라는 핵심 증거로 제출한 여동생 유가려씨 진술에 대해, 재판부는 “무려 171일 동안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불법구금 돼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심리적 불안감과 위축 속에서 수사관의 회유에 넘어가 진술한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도 있었고, 힘든 일도 있었고, 한국에 살면서 북한에서 누려보지 못한 자유와 인권과 여러 가지 좋은 분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씨는 “2013년 1월 10일에 집에서 긴급체포 됐고, 혼자서 10여일 동안 조사를 받았다”며 “나중에 제가 활동하고 있는 모임의 천주교 신부님을 통해서 장경욱 변호사님을 알게 됐고, 장 변호사님께서 변호인단을 꾸려 주셨다”고 장경욱 변호사와 민변 공동변호인단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제가 사실 오늘 이 자리 끝까지 온 것은 진실만을 추구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간첩 혐의를 벗고자 진실만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장경욱변호사가검찰에변호인단의요구사항을밝힐때눈을감은유우성씨(좌),천낙붕변호사
유씨는 “그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은 저희 가족에게는 너무나 힘들고 억울하고, 정말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저희 아버지는 몸도 안 좋아지고 병도 얻었다. 이 사건으로 평생 동안 치유가 되지 않는 아픔을 안고 살게 됐다”고 말할 때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저 역시 1년 넘게 우울증 치료약과 수면제를 먹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면서 “만약에 민변 변호사님들이 없었다면 아마 이런 (간첩 무죄) 진실이 밝혀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변호인단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유씨는 “1심 재판을 받으면서 사실 많이 무서웠다. 저를 도와주시는 변호사님들이 소송에 걸리고, 제 사건을 1심 때부터 취재했던 최승호 뉴스타파 PD님도 소송에 걸리는 것을 보면서 너무 괴로웠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유씨의 변호인단 변호사 3명에 대해 각 2억원씩 총 6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물론 형태는 국정원 직원이지만 민변은 국정원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수사관은 최승호 PD에게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유우성씨는 “그래도 사건이 진행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정의로운 언론인들이 있어 (간첩조작) 사실이 많이 알려지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최승호 PD 등 일부 언론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