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헌법재판소가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의 제공을 금지하는 이른바 ‘게임 셧다운제’를 정한 청소년보호법 조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게임 셧다운제는 2011년 10월부터 시행된 법안이다. 청소년보호법은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을 제공해서는 안 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인터넷게임 제공사들은 2011년 10월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또 일부 학부모들은 2011년 11월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게임 제공사들과 학부모들이 낸 2개의 사건을 묶어 병합 심판했다.
헌법재판소는 24일 강제적 셧다운제 내용이 담겨있는 청소년보호법 제23조의3에 대해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 사건 금지조항은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 및 인터넷게임 중독을 예방하려는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를 위해 일정 시간대에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인터넷게임의 제공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적절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인터넷게임 자체는 오락 내지 여가활동의 일종으로 부정적이라고 볼 수 없으나, 우리나라 청소년의 높은 인터넷게임 이용률, 인터넷게임에 과몰입 되거나 중독될 경우에 나타나는 부정적 결과 및 자발적 중단이 쉽지 않은 인터넷게임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16세 미만의 청소년에 한하여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만 인터넷게임을 금지하는 것이 과도한 규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 및 중독 예방이라는 공익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법익 균형성도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금지조항이 인터넷게임을 제공하는 자의 직업수행의 자유, 여가와 오락 활동에 관한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또한 인터넷게임은 주로 동시 접속자와의 상호교류를 통한 게임 방식을 취하고 있어 중독성이 강한 편이고, 정보통신망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이면 언제나 쉽게 접속해 장시간 이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다른 게임과 달리 인터넷게임에 대해서만 강제적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로 신고하고 게임법상 등급분류를 받아 정상적인 방법으로 제공되는 인터넷게임물에 대해서는 제공업체가 국내 업체인지 해외 업체인지를 불문하고 금지조항이 적용되므로, 일부 해외 서버를 통해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게임물에 대해 금지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사실을 가지고 해외 업체에 비해 국내 업체만 규율함으로써 평등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금지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반면, 김창종 재판관과 조용호 재판관은 위헌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두 재판관은 “강제적 셧다운제는 전근대적이고 국가주의적이고 행정편의적인 발상에 기초한 것으로, 문화에 대한 자율성과 다양성 보장에 반하여 국가가 지나친 간섭과 개입을 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문화국가의 원리에 반한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 금지조항은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부모의 자녀교육권 및 게임 제공자의 직업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제한하는데, 입법목적 중 ‘청소년의 수면시간 확보’가 이러한 기본권 제한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인지 의심스럽고, 기본적으로 인터넷게임을 유해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보는 시각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적절한 수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두 재판관은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대 인터넷게임 이용률이 원래 높지 않았고, 타인명의로 접속하는 경우 통제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제도의 실효성이 적은 반면, 과도한 규제로 인한 기본권 침해 및 매출규모 10조원에 달하는 국내 인터넷게임 시장의 위축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금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터넷게임과 다른 게임 사이에 중독성에 있어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인터넷게임만 규제하고 있고, 사실상 국내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 신고하거나 기간통신사업자로 허가받은 인터넷게임 제공자인 국내 게임업체가 주로 강제적 셧다운제의 규율대상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국내 인터넷게임 제공자들의 평등권도 침해한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통해 “강제적 셧다운제는 인터넷게임에 중독되거나 과몰입 증상을 보인 청소년이 자살하거나 모친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인터넷게임 중독 내지 과몰입 현상이 사회적으로 문제화되기 시작하자 이를 방지하려는 여러 제도적 조치 중 하나로 청소년보호법에 도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의 시행 이후 헌법상 기본권 침해 여부를 둘러싼 논쟁 외에도, 제도의 실효성 측면이나 국내 인터넷게임 산업에 대한 위축 효과, 청소년에 대한 지나친 국가후견주의 내지 개인의 오락 및 여가활동에 대한 국가의 간섭과 개입이라는 관점에서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인터넷게임 자체는 유해한 것이 아니나, 우리나라 청소년의 높은 인터넷게임 이용률 및 중독성이 강한 인터넷게임의 특징 등을 고려할 때, 청소년의 건강과 인터넷게임의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이용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면서, 단지 16세 미만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심야시간대만 그 제공 및 이용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청소년이나 부모, 인터넷게임 제공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정도로 과도한 규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