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은 “오늘 방송통신위원회의 고삼석 방통위원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법제처 유권해석 때문에 대부분의 질의가 여기에 해당된다”며 “결론은 법제처가 과연 이렇게 인사에 개입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법제처가 ‘법제정치처’가 되면 국민들은 참 슬퍼진다”며 “아까 많은 의원님들이 지적을 했지만, 법제처에서 잔뼈가 굵어서 법제처장이 된 분께서 이렇게 계속 바람에 휘둘리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의를 줬다.
이후 박영선 법사위원장의 목소리는 더욱 매서웠다.
박 위원장은 “이재원 전 법제처장도 로펌을 가려다가 행정심판이 기각이 됐는데, 이게 법제처장으로서 옳은 행동입니까?”라고 물었고, 제정부 법제처장은 “제가 답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이 “왜 답변드릴 사항이 아니죠? 법제처가 이것도 유권 해석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따졌고, 제 법제처장 “본인 입장에서는 좀 억울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 심판을 제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재원 전 법제처장의) 로펌행을 불허했고 ‘본인의 업무가 업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안 된다’라고 취업제한 결정을 내린바가 있는데 법제처장을 한 분이, 행정심판을 청구해서 기각됐다는 것 자체가 법제처의 명예와 관련된 부분”이라며 이재원 전 법제처장을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제정부 법제처장님은 법제처장을 그만두고 나서 또 다른 꿈을 꾸고 계시냐”고 물었고, 제 법제처장은 “그렇진 않다”고 답변했다.
이에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후배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소신껏 일하십시오. 이렇게 법제처가 어떤 정치적인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바라는 국민들은 전 없다고 생각한다. 대쪽처럼 일해야 법제처의 위상이 올라간다”고 충고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법제처 출신으로서 법제처장이 됐기 때문에 굉장히 모범을 보여야 된다”며 “법제처가 ‘법제정치처’가 되기 시작하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라고 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법제처가 고위인사와 관련한 그것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고삼석 방통위원에 대한 ‘부적격’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앞서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법제처에서 검토를 마친 법률안은 국무회의와 국회를 거쳐서 법률로 태어난다. 따라서 오늘날의 법제처는 행정부처 법령제정 과정의 마지막 관문이라고도 할 수가 있다. 법제처에서 걸러내지 못한 문제점은 고스란히 법령으로 굳어지는 그러한 위험이 있을 때도 있다”고 법제처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그런데 최근 법령 해석을 둘러싼 부처 갈등이나 애매한 규정에 대한 유권 해석과 관련해서 이곳저곳에서 불협화음이 들려와서 법제처의 본질적 기능을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으며 “오늘 현안 보고를 통해서 법제처의 본질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다시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재원 전 법제처장의 행정심판 사건은 이것이다.
이재원 전 법제처장은 법무법인 율촌에 취업하겠다는 내용의 ‘취업 제한 여부 확인 요청서’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했는데, ‘취업 제한’ 통보를 받았다.
이에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위원장 홍성칠)는 지난 3월 7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재원 전 법제처장의 로펌에의 취업을 2년간 제한한 것은 위법ㆍ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
고위 공직에서 퇴직한 변호사가 대형 로펌에 취업할 수 없는 불이익보다 전관예우를 근절할 공익적 필요성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변호사들이 공직에서 퇴직하면 자유롭게 로펌에 취업하도록 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행정각부 장관ㆍ차관 등 고위직에서 퇴직한 자는 퇴직 전 5년간 수행한 업무가 취업하려는 로펌과 관련이 없어야만 재취업이 가능하다.
이재원 전 법제처장의 경우 법제처장에 임명되기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 등으로 재직할 당시 율촌이 소송 대리를 맡은 2개의 사건서류에 결재했고,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를 이유로 퇴직 전 5년간 수행한 업무가 율촌과 관련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공직자윤리법은 고위직에서 퇴직한 변호사에게 보다 강도 높은 제한을 뒀는데, 이는 고위직 공무원에게 전관예우 근절을 더욱 강하게 요구하는 취지”라며 “청구인이 율촌과 관련된 단 한 건이라도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면 율촌에의 취업을 제한할 공익적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내린 취업제한 결정은 위법ㆍ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