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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국내 최대 재건축’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결의 ‘흠’ 취소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 얻지 못한 흠” 인정…그러나 “흠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2014-04-06 18:43:53

[로이슈=신종철 기자]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사업시행계획 결의에 ‘흠’이 있으므로 취소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먼저 이 사건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1심은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하자는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결을 전면 뒤집었다. 대법원은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사업시행계획 결의에 ‘흠’은 있다고 하면서도, 무효는 아니고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영아파트 재건축 일정은 다소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1ㆍ2차 아파트 단지는 아파트 134개동 6600세대 및 상가 1개동 324개 점포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단지다.

아파트 단지의 구분소유자들은 노후화된 단지 내 건물을 재건축하기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는데, 2003년 5월 조합원이 될 자격을 가진 아파트 및 상가의 구분소유자들 6802명 중 4280명의 참석 등으로 재건축조합 창립총회가 개최됐다.

창립총회에서는 재건축비용의 분담에 관해 ‘건설비는 참여업체로 선정된 시공회사가 우선 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의 재건축결의를 의결했다. 당시 총회에서 5786명의 재건축결의 찬성으로 송파구청에서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설립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일부 조합원이 재건축결의에 대해 재건축비용의 분담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무효라는 주장을 제기하자,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구체적인 재건축결의안이 담긴 새로운 ‘재건축결의 동의서’를 만들어 다시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04년 6월 정기총회가 열렸다. 전체 조합원 중 4685명이 참석해 그 중 4461명의 찬성으로 새로운 재건축결의안의 통과됐다. 여기에다 그 이외의 조합원으로부터도 동의서를 추가로 받아 시영아파트 구분소유자들 6924명 중 83.35%에 해당하는 5771명으로부터 재건축결의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서울시장은 2006년 9월 시영아파트 재건축사업 용적률을 229.99% 이하, 층수 평균 16층 이하, 전체 8106세대 중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 1,622세대(20%, 임대주택 1054세대 포함), 전용면적 60~85㎡ 주택 4252세대(52.5%, 임대주택 325세대 포함),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 2232세대(27.5%)로 고시했다.

그런데 재건축조합은 위 고시가 있은 후 2차 재건축결의와 달리 신축건물의 설계 개요를 아파트 24평형 1806세대, 30평형 400세대, 33평형 2997세대, 38평형 1376세대, 42평형 1202세대, 50평형 303세대, 60평형 22세대 합계 8106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기 위하여 조합총회를 소집했다.

이에 따라 2007년 7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조합원 6709명 중 4345명이 참석(서면결의 3537명)한 가운데 재적 조합원의 57.22%인 3839명의 찬성으로 변경 안건을 결의했다.

그러자 일부 주민들은 “이 사업시행계획은 2차 재건축결의 내용에 비해 조합원 분담금이 대폭 증가하고, 분양평수가 대폭 감소했으며, 조합원들의 동의 없이 부지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사업비가 대폭 증가했으며, 무상지분율이 대폭 감축됐다”며 “이는 2차 재건축결의 내용을 본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므로, 개정된 도시정비법에 의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사업시행계획은 위법하므로, 무효이거나 취소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7부(재판장 이광범 부장판사)는 2010년 6월 조합원 4명이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사업시행계획승인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아울러 항소심 판결까지 사업시행계획의 효력을 정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결의는 종전 재건축결의 사항 중 조합원 분담금 변경의 당연한 전제가 되는 ‘건축물의 설계 개요’ 등을 본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서는 구 도시정비법에 따른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결의에는 조합원 57.22%의 동의만을 얻어 특별결의에 필요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이런 하자는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이고 객관적으로도 명백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위 결의에 기초해 수립된 사업시행계획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에 조합측이 항소했고,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4행정부(재판장 성백현 부장판사)는 2011년 1월 “이 사건 사업시행계획이 무효라는 주의적 청구와 취소돼야 한다는 예비적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 도시정비법 종전 규정에 따르면 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 사업시행계획의 내용에 대한 조합원의 동의가 필요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사업시행계획에 대하여는 피고의 정관에 따라 총회의 의결을 거치면 충분하다”며 “피고는 2007년 2월 총회에서 사업시행계획에 대해 재적 조합원의 57.22%가 찬성해 결의를 했으므로, 위 사업시행계획은 관련 법령 및 피고의 정관에서 요구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청사
대법원청사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A씨 등 3명이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사업시행계획 승인결의 무효확인 소송 상고심(2011두3692)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구 도시정비법은 ‘조합의 비용부담’이나 ‘시공자ㆍ설계자의 선정 및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이 특히 조합원의 비용분담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이를 정관에 포함시켜야 할 사항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요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의결정족수에 못 미치는 동의로도 가결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 재건축결의 내용이 용이하게 변경돼 재건축결의의 기초가 흔들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단 변경된 내용도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일부 조합원들의 이합집산에 의해 다시 변경될 수 있어 권리관계의 안정을 심히 해하고 재건축사업의 원활한 진행에 상당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그러한 (3분의 2 이상의 의결정족수에 못 미치는) 정관의 가결정족수 규정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업시행계획은 ‘조합의 비용부담’이나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을 당초 재건축 결의 당시와 비교해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므로 특별다수의 동의요건을 요하는 정관변경 절차를 유추 적용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요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업시행계획이 피고 조합의 정관에 따른 의결정족수 요건을 갖추어 결의됐다는 점만으로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고, 여기에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요건을 갖추지 못한 흠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사업시행계획을 수립할 무렵에는 재건축결의 당시와 비교해 신축되는 아파트의 설계개요 등이 실질적으로 변경된 경우의 결의요건에 관한 법리가 대법원 판결 등으로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업시행계획에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한 흠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 사업시행계획이 구 도시정비법상 특별다수의 동의가 필요한 정관의 변경 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는다고 봐 사업시행계획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주위적 청구와 취소를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모두 배척했다”며 “이런 원심판결에는 구 도시정비법상 사업시행계획의 동의요건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한 흠이 사업시행계획의 무효사유는 될 수 없으므로, 무효확인을 구하는 주위적 청구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고, 취소를 구하는 예비적 청구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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