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군 복무를 피하려 해외에서 머물며 시민권까지 취득하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했다면, ‘추방’ 등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새로운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매우 높다는 판단에서다.
법원에 따르면 A(37)씨는 스물 한 살이던 1998년 해외 유학을 이유로 병무청에 국외여행 허가신청을 냈다. 병무청은 징집대상이던 A씨에게 2년의 국외여행을 허가했다. 그런데 A씨는 계속 외국에 머무르면서 돌아오지 않았다. 특히 2011년 4월 캐나다에서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했다.
이렇게 병역 의무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A씨는 지난 1월 한국 여성과 결혼하며 한국에 살 계획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A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신명희 판사는 지난 1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한국 국적의 여성과 혼인해 한국에 거주할 계획이고, 노모가 최근 수술을 받아 한국에서 노모를 부양해야 하는 점,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게 되면 출입국관리법에 의해 강제퇴거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출입국관리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아 확정되면 강제퇴거 되기 때문에 A씨는 해외로 추방된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엄격했다. 서울중앙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성수제 부장판사)는 지난 3월 28일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014노272).
재판부는 “분단국인 대한민국에 있어서 국방의 의무는 헌법상의 의무임과 아울러 국민 감정상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국민으로서 부여되는 헌법상ㆍ법률상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누구든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신성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장한 대한민국 성인 남자에게 부여되는 병역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리는 여러 가지 혜택과 권리에 대응하는 의무로서, 이를 기피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 외국에 출국한 이후 해외이주자의 병역의무 부과연령이 도과할 때까지 입국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해 더 이상 병역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다”며 “이는 새로운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고,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출입국관리법에 의해 강제퇴거 될 우려가 있더라도 피고인의 연령, 범행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의 조건들을 참작해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