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법무부가 제3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8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의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교수협의회>의 공동대표단이 “자격시험이어야 할 변호사시험이 ‘1500명 정원’의 선발시험으로 잘못 운용되고 있다”며 “제3회 변호사시험부터 합격률은 ‘80% 이상’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법무부는 현재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기준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총입학정원의 75%로 정하고 있다.
공동대표단에는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슈,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동대표단은 성명에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의 근본취지는 ‘시험에 의한 선발’이라는 구시대의 방식을 버리고 ‘교육을 통한 양성’을 21세기 대한민국 법률가양성제도의 기본원리로 확립함으로써, 법률가양성제도의 획기적인 개혁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그 개혁에 있어서 변호사시험을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한 경우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는’ 자격시험으로 운용하는 것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대표단은 “하지만, 2012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변호사시험은 여전히 ‘정원제 선발시험’의 구태에 사로잡혀 있다”며 “‘총입학정원의 75%’라는 합격자 결정기준은, 총입학정원이 2000명으로 고정돼 있는 이상, ‘1500명 선발정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은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한 경우 비교적 어렵지 않게’, 다시 말해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졸업자가 그러한 것처럼, ‘법학전문대학원 소정의 과정을 수료한 사람이라면 대다수’가 합격하는 자격시험이어야 한다는 변호사시험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대표단은 “변호사시험이 ‘법률가’의 자격에 관한 시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시험이야말로 다른 어떤 시험보다 합리적이어야 할 것임에도, 제1ㆍ2회 변호사시험의 결과는 변호사시험이 기본적인 합리성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이미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변호사시험 전체 합격률은 제1회 87.2%였는데 제2회에는 75.2%로 합격률은 12%나 떨어졌다. 반면 합격점은 제1회 720.5점이었는데, 제2회에 762.0점으로 42점이나 높아졌다.
대표단은 “일정한 수준 이상의 응시자 모두를 합격시키는 ‘자격시험’인 변호사시험에서 1년 만에 합격률은 10%나 하락하고, 합격점은 42점이나 상승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으며, “‘1500명 정원’이라는 잘못된 결정기준 이외에 달리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초시 합격률은 제1회 87.2%인데 제2회는 80.8%이며, 초시 과락률은 제1회 11.6%인데 제2회는 12.4%로 나타났다. 초시는 로스쿨을 수료하고 변호사시험을 처음 치르는 것을 말한다. 그해 불합격하면 이듬해 다시 변호사시험에 도전하게 되면 재시가 된다.
대표단은 “그런데 제2회 응시자는 2011년부터 도입된 ‘학사관리 강화방안’으로 인해 ‘학사’의 부담을 더 많이 감수해야 했던 학생들로, 공부 부담이 더 많아졌던 학생들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더 낮고 과락률은 더 높은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며 “(이 역시) ‘1500명 정원’이라는 잘못된 결정기준 이외에 달리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표단은 “제1회ㆍ2회의 방식으로, 다시 말해 ‘정원 1500명’의 방식으로 변호사시험을 운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합격률은 24.3%까지 추락하게 돼, 이것은 ‘실패’했다고 평가되는 일본의 신사법시험 합격률과 비슷하다”며 “결국 ‘정원 1500명’이라는 기준은 ‘시험에 의한 선발’이라는 구태에 사로잡혀 로스쿨이라는 새로운 법률가양성제도를 실패로 이끄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제3회 변호사시험부터 합격률은 ‘80% 이상’이 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대표단은 “자격시험인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 국가시험의 합격률은 95% 전후”라며 “자격시험인 변호사시험의 합격률 역시 그에 필적하는 것이 되지 않으면 ‘교육을 통한 양성’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80% 이상’으로 확정할 경우, 향후 초시합격률은 80% 이상, 연간 합격자 수는 2000명 이상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렇게 될 때 비로소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과 학생들은, 시험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시험’이 아니라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법무부를 설득했다.
이와 함께 대표단은 “합격률을 넘어서 변호사시험에 관한 신속하고도 전면적인 정상화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표단은 “그간의 변호사시험 실시과정을 통해, ‘합격자 결정방법’ 이외에도, ▲시험 전반의 불규칙한 난이도 ▲선택형 시험의 과도한 비중 ▲전문적 법률과목 선택비율 및 과락률의 편차 ▲출제 및 채점위원의 실무가 편중 등 수많은 문제점들이 확인됐다”며 “이들 문제점들을 해결해, 변호사시험을 ‘교육과 연계된 합리적인 자격시험’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대표단은 “변호사시험 주관기관인 법무부는 관련 자료를 전면 공개하고, 법학전문대학원 구성원들과의 합리적인 토론과 검증을 통해, 변호사시험의 신속하고도 전면적인 정상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