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손동욱 기자] 서울고법 제10형사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는 13일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유서대필 사건’ 강기훈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기설씨의 분신사망 후 강기훈씨가 유서를 대필해 자살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은 지 23년만이다. 또 2009년 서울고등법원 재심개시결정 이후부터 다시 5년 가까이 지나 무죄 판결이 났다.
이와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환영 논평을 내며 “‘강기훈은 유서를 쓰지 않았다’는 당연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민변(회장 장주영)은 “이 사건은 국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고한 개인을 범죄자로 만들어 진실을 왜곡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이라며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영원히 감옥에 가두어 둘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재확인해준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변은 “강기훈씨는 지난 최후진술에서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말했다”며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고 진실을 되찾는 과정에서 ‘잘못을 겸허하게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작이라는 점에서, 재판 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검찰의 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검찰과 국과수를 지적햇다.
민변은 “국과수는 1991년 당시 적극적으로 강기훈씨 필적이 유서 필적과 동일하다는 감정결과를 내놓음으로써 강기훈씨를 유서대필자로 낙인찍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91년 감정결과는 감정절차와 원칙에 반하는 잘못된 것임이 드러났고, 국과수는 2007년과 2013년 두 번의 필적감정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감정원칙에 충실한 감정결과를 내놓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