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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집행유예자 선거권 제한 위헌”…수형자는?

집행유예자 6월 지방선거부터 투표권 행사…수형자는 헌법불합치 결정, 개선 입법 이뤄져야

2014-01-28 22:25:11

[로이슈=신종철 기자] 수형자와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은 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선거권을 침해해 헌법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 결정은 선거권 제한이 합헌이라는 종전 헌재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집행유예자는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헌재는 수형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도 위헌이라고 판정했다. 다만 수형자에게 헌법합치적으로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입법자의 형성재량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2015년까지 종전 법의 잠정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쉽게 말해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은 자는 즉시, 수형자는 국회에서 입법 개선이 이뤄지거나 늦어도 2016년부터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먼저 업무방해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구OO씨, 병역법위반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홍OO씨 등은 2012년 4월 실시된 제19대 국회의원선거 당시 공직선거법 조항의 선거권이 없는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에 “선거권 등을 침해한다”며 2012년 4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이미지 확대보기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 중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유예기간 중인 자’에 관한 부분, 형법 제43조 제2항 중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판결을 받아 그 형의 집행유예기간 중인 자의 ‘공법상의 선거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또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 중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자’에 관한 부분, 형법 제43조 제2항 중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판결을 받아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자의 ‘공법상의 선거권’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먼저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선거권의 박탈은 범죄자에 대해 가해지는 형사적 제재의 연장으로서 범죄에 대한 응보적 기능을 갖고, 나아가 집행유예자 또는 수형자 자신을 포함해 일반국민으로 하여금 시민으로서의 책임성을 함양하고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의식을 제고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며 “심판대상조항이 담고 있는 이러한 목적은 정당하고, 집행유예자와 수형자의 선거권 제한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집행유예자와 수형자에 대해 전면적ㆍ획일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춰 보더라도, 구체적인 범죄의 종류나 내용 및 불법성의 정도 등과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자의 선거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그가 저지른 범죄의 경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형자와 집행유예자 모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특히 집행유예자는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는 한 교정시설에 구금되지 않고 일반인과 동일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므로, 그들의 선거권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또 “집행유예자와 수형자의 선거권을 제한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중대한 범죄자에 대한 제재나 일반 시민의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의식 제고’ 등의 공익보다 이로 인해 침해되는 ‘집행유예자와 수형자 개인의 사익 또는 민주적 선거제도의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해 청구인들의 선거권을 침해하고, 헌법이 규정한 보통선거원칙에 위반해 집행유예자와 수형자를 차별 취급하는 것이므로 평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판정했다.

한편 헌재는 수형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는 재판관 7(헌법불합치)대 1(합헌) 대 1(위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다. 다만 법적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2015년까지 법을 잠정 적용토록 했다.

이에 따라 입법자는 늦어도 2015년 12월 31일까지 개선입법을 해야 하며,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 중 수형자에 관한 부분은 2016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안창호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 중 집행유예자에 관한 부분은 위헌이지만, 수형자에 대한 부분은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해 선거권을 침해한다거나 보통선거의 원칙을 위반해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합헌 의견을 냈다.

안 재판관은 “수형자는 범행의 불법성이 크다고 봐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아직 종료되지 않은 자로서 공동체로부터 격리돼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진 경우”라며 “그들에 대해 격리된 기간 동안 공동체의 운용을 주도하는 통치조직의 구성과 공동체의 나아갈 방향을 결정짓는 선거권을 정지시키는 것은 입법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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