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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근택 변호사 “배심원 무죄…판사 유죄면 허탈감 말로 표현 못해”

“배심원 설득 벅차…배심원 평결에 기속력을 부여하지 않는 한 배심재판은 필요 없다”

2013-11-08 15:06:3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배심원들의 전원일치 무죄 평결에도 불구하고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은택 부장판사)가 7일 안도현 시인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자, SNS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며 의견을 내놓는 법조인들의 따가운 비판이 거셌다.

핵심은 재판부가 배심원 평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도현 시인 사건처럼 배심원들의 전원일치 평결과 반대의 판결을 내린다면 배심원들을 들러리로 세운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민변 사법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은택 부장판사, 배심원들을 들러리로 취급한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나아가 국민참여재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7일 논평을 통해 “배심원단의 판단을 배척함으로써 사법부 스스로가 개혁 차원에서 만들어 놓은 국민참여재판의 취지를 직접 훼손하고 말았다”고 정곡을 찔렀다.

민변은 “국민참여재판은 사법 영역에서의 국민주권주의를 실현해 사법민주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안도현 사건의 판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앞으로 법원은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단의 평결을 존중해 제도의 정착과 확대에 더욱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당장 안도현 시인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이광철 변호사는 유죄 판결을 내린 재판장인 은택 부장판사에게 강한 분노감을 표출했다. 그는 “허탈하다거나 실망스럽다는 기분이 아니고, 정말 분노스럽다”라고 말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단 한 점의 누라도 끼치지 않으려는 충심이 묻어난다”고 거친 돌직구를 던지며 반발했다.

8일에도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논란은 SNS 등을 통해 계속됐다. 특히 국민참여재판을 몇 번 해봤다는 변호사가 경험담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현근택 변호사는 8일 페이스북에 “저도 참여재판을 몇 번 해봤고 무죄판결도 받아봤다”며 “그런데 배심원의 평결과 다른 판결을 하는 것을 보면서 참여재판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현 변호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보통 참여재판은 오전에 배심원 선정을 하고, 오후에 증인신문과 같은 증거조사를 하고, 저녁에 배심원 토론을 하고, 밤늦게 선고하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배심원을 설득하는 것도 벅차다”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 일정히 촘촘해 변호인으로서 배심원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그런데 (변호인이)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하고 법정에서도 열심히 진행해 배심원으로부터 전원일치로 무죄평결을 받았는데, 판사가 유죄판결을 했을 때의 허탈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현 변호사는 그러면서 “최근에는 사소한 폭행 사건에서 배심원은 전원일치로 무죄평결을 했는데, 판사가 유죄 판결뿐만 아니라 법정구속까지 시키는 것을 보고서는 배심원의 평결에 기속력을 부여하지 않는 한 배심재판은 필요 없다는 것이 저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배심원 평결에 기속력을 부여해 재판부가 배심원 전원일치 평결에 따라 선고해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 현근택 변호사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와 관련, 8일 대법원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된 2008년부터 2013년 9월까지 국민참여재판은 모두 1091건이 실시됐다. 이 가운데 재판부가 배심원의 평결 의견을 존중해 따른 것은 1009건이었다. 그리고,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 판결이 달랐던 경우는 82건이라고 대법원은 밝혔다.

한편, 대법원 국민사법참여위원회(위원장 신동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월 18일 국민참여재판의 시행성과 등에 관한 분석과 논의를 거쳐 국민참여재판의 최종형태안을 의결했다.

현행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배심원의 평결은 법원을 기속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이는 배심원 평결에 대해 ‘권고적 효력’만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국민사법참여위원회는 최종형태안에서 배심원 평결에 대해 ‘사실상의 기속력’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배심원 평결 존중의 원칙을 법률에 명시할 방침으로 정했다. 즉, 재판부는 피고인의 유ㆍ무죄를 판단함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배심원의 평결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배심원의 평의ㆍ평결의 절차 또는 내용이 헌법ㆍ법률 등에 위반되거나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재판부가 배심원의 유ㆍ무죄 평결결과와 달리 판결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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