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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한국법학교수회 원색비난…“교수자리 연연”

로스쿨 총 입학정원 1,200명 vs 4,000명 갈등 위험수위

2006-04-17 11:49:59

한국법학교수회, 민주사법국민연대 등으로 구성된 약칭 ‘로스쿨법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가 마련한 로스쿨법안에 총 입학정원을 명기할 것을 주장하며 국회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가 한국법학교수회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서 갈등 양상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 대한변협 “한국법학교수회가 사법제도 파괴하려고 기도”

대한변협(협회장 천기흥)은 15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전국지방변호사회장들과 긴급 회의를 개최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법학교수회는 로스쿨 정부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로스쿨에 변호사 대량 배출이라는 가면을 씌우는 데도 부족해 이제는 변호사 매년 3,000명 배출이라는 무책임한 주장을 함으로써 이 나라의 사법제도를 파괴하려고 기도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변협은 “로스쿨 총 입학정원은 입법사항이 아님에도 한국법학교수회는 로스쿨이 고학력 실업자 양산과 엄청난 법학교육비 부담이라는 국가사회적 낭비요소와 일본의 실패 사례를 감춘 채, 아무런 이론적 근거나 현실적 타당성도 없이 로스쿨법안에 총 입학정원을 3,000명 이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결국 로스쿨이 우리 현실에 맞지 않음에도 오로지 변호사 숫자 늘리기 위한 저의(底意)에서 시도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변협은 이어 “우리나라 법조인 수는 법무사, 변리사 등 유사법조직역을 포함하면 2만 2,000명으로 1인당 국민 수 1,600명이 돼 프랑스 수준이며, 우리보다 인구가 3배, 경제력이 8배인 일본의 경우 금년 사법시험 선발예정인원이 1,600명인 점에 비춰 보면 현재의 사법시험 합격자 수 연간 1,000명도 과잉공급 상태임에도 우리의 변호사 수를 갑자기 연간 3,000명으로 늘려야 할 아무런 이유도 근거도 없다”고 제시했다.

변협은 “한국법학교수회가 로스쿨의 총 입학정원을 4,000명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변호사 3,000명 배출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음은 결국 법학교수들이 법학교육의 부실화 책임을 망각한 채 로스쿨에서 자신들의 교수자리를 만들기 위한 직역이기주의를 드러낸 것”이라며 “교수자리에 연연하기 위한 것이라면 차라리 로스쿨 도입을 반대하는 편이 낫다”고 정면으로 비난했다.

변협은 “로스쿨 정원은 사법개혁위원회에서 ‘시행 당시의 사법시험 합격자수’를 기준으로 정하기로 합의된 바 있고,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서도 법학교수들이 참여해 정부법안을 만들었음에도 지금에 와서 이를 깨려고 함은 교수 자리라는 사익(私益)을 위해 사법개혁을 거부하려는 처사”고 공세를 이어갔다.

끝으로 변협은 “한국법학교육 실패의 책임이 있는 법학교수들은 또 다시 로스쿨을 실패의 수렁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며 “법학교수들은 로스쿨을 왜 도입하게 됐는지 그 목적을 다시 한 번 되새겨 국민을 현혹시키는 무책임한 주장을 중단하고 로스쿨 법안에 대해 교육자로서 이성적으로 처신할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 로스쿨법 비대위 “로스쿨 법안에 변호사 연간 3천명 배출 명기해야”

반면 한국법학교수회 등으로 구성된 약칭 ‘로스쿨법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로스쿨법안 전면저지와 올바른 로스쿨법 쟁취를 위한 결의문’을 통해 로스쿨 법안에 변호사 연간 3,000명 이상 배출을 위한 구조를 명문화 할 것을 주장했다.

로스쿨법 비대위는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지난달 로스쿨법 비대위 임원진과의 간담에서 ‘변호사 수는 4,000명 이상 돼야 한다’고 발언했고, 이주호 의원도 ‘변호사 2,500명 이상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상황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로스쿨의 최대 쟁점인 총 입학정원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교육위원회를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각 당의 잇속만 챙기자는 저급하고 치졸한 정치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로스쿨법이 변호사 수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키지 않는다면 로스쿨은 부자들만의 교육기관이 되고 특권계층 양성소로 전락할 뿐 아니라 법조인 양성 책임을 맡아 온 국가 역할은 사학으로 넘어가 교육이 또 돈벌이 수단이 되고 말 것”이며 “또한 고비용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졸업 후 교육비용 회수를 위해 높은 수임료로 충당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로스쿨법 비대위는 지난 2월 발족 이후 올바른 로스쿨법 제정을 강조하며 연간 변호사 3000명 배출을 위한 국민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만약 국회 교육위 법안심사소위가 총 입학정원 문제에 대한 논의와 대책 없이 로스쿨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이는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묵살이자 선전포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우리는 정부 로스쿨법안이 그 자체로 폐기돼야 할 부실한 법안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하며, 이를 더욱 껍데기로 만들려는 이익단체(변협)의 시도에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로스쿨법에 대한 일부 청와대 비서관의 호도, 지역민들의 요구와 미래를 읽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의 무능과 무소신이 선진국을 지향하는 우리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분명히 천명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우리는 강단과 삶의 현장 곳곳에서 사이비 개혁의 본질을 알릴 것이며, 로스쿨로 미래가 규정되는 학생들과 함께 무지와 가난으로 법이 보장하는 권리조차 누리지 못했던 국민들과 함께 그리고 로스쿨 유치 여하에 따라 지식낙후지역으로 전락하게 될 전국 각지의 양심세력 및 시민사회와 함께 정부 로스쿨법안 전면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노회찬 의원 “사법개혁, 법조계 기득권 저항에 밀려 반쪽 개혁”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사법개혁 관련 18개 법안에 대해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욕적으로 출발한 정부의 사법개혁이 법조계의 ‘기득권 지키기’ 저항에 밀려 반쪽 짜리 개혁에 머물렀으며, 대표적 사례가 로스쿨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로스쿨 법안에 대해 노 의원은 “서민들이 저렴하게 좋은 법률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법조인 숫자를 대폭 늘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법조계의 저항에 밀려 로스쿨 입학정원을 현행 수준으로 묶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또 “교육부장관이 로스쿨 입학정원을 정할 때 대한변협 등의 법조계와 사전협의를 하도록 강제하고, 로스쿨에 대한 사실상의 인가취소권한까지 갖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를 변협 산하에 두는 등 법조계의 기득권 유지를 제도화했을 뿐만 아니라, 로스쿨 학비가 1년에 3천 만 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부자 아니면 문턱에 가볼 수조차 없도록 돼 있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특히 “정부의 로스쿨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최소한 ▲입학정원 하한선 3,000명을 법률에 규정하고 ▲평가위원회를 변협 산하가 아닌 교육부 산하로 옮기며 ▲저소득층 자녀도 진학할 수 있도록 추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 의원은 법조계의 기득권 지키기 사례로 ▲구속에 관한 법원·검찰의 재량권을 그대로 둬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악습을 방치한 점 ▲법관의 고무줄 잣대 방지를 위한 양형기준법을 제정하지 않고 대법원에 양형위원회를 설치하는 수준으로 후퇴한 점 ▲법관·검사 출신 변호사의 형사사건 수임을 제한하지 않은 점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달리해 국민에게 이중조사의 불편을 그대로 방치한 점 ▲노동법원을 설립하지 않아 노동자의 신속한 피해구제를 어렵게 한 점 등을 꼽았다.

노 의원은 “정부의 사법개혁 법안은 법조인의 기득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피의자 및 피해자 권리를 확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하면서,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법조계의 기득권 지키기로 관철되지 못한 것을 법안심사 과정에서 되살려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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