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로이슈

검색

법원·헌법재판소

대법원 "양육비부분 원심 판결, 주문 명확성 갖추지 못해 위법"

2020-06-01 12:00:00

center
(사진제공=대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외국국적 아내(원고)가 남편(피고)을 상대로 이혼 등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1심은 이혼하고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피고에게 사건본인의 양육비 지급을 명했다.

원심은 1심판결 중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양육비와 면접교섭 부분을 변경했다. 대법원은 양육비 부분에 대한 원고의 상고는 이유있다며 이부분을 파기환송했다.원심판결 주문 중 양육비 부분은 판결 주문으로서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원고와 피고는 2016년 7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로서 슬하에 미성년자녀인 사건본인을 두고 있다.

타이완 국적인 원고와 대한민국 국적이면서 외국생활을 오래 해 온 피고는 혼인기간 중 성격적 차이 및 문화적 차이, 사건본인의 양육문제로 자주 다투었고, 피고는 2017년 4월 10일 ‘아내인 원고에게 욕설 및 비하 등의 모욕성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말을 할 경우 발언할 때마다 1회당 1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부간의 갈등은 계속됐고, 원고와 피고는 2017년 11월 17일경 서로 물건을 던지며 부부싸움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원고는 2017년 11월 20일 이혼 등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했고, 2018년 3월경부터 사건본인과 함께 집에서 나가 피고와 별거하고 있다.

1심(2017드단3409)인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권미연 판사는 2018년 11월 21일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고 원고의 위자료 청구를 기각했다.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은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대등하게 있다고 판단해서다.

재산분할 비율(원고 50%, 피고 50%), 사건본인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원고를 지정(사건본인의 복리에 부합)했다. 피고는 원고에게 사건본인의 양육비 지급(초등 월 60만원, 중등 월 70만원, 고등 월 90만원)과 피고에게 사건본인 면접교섭을 허용했다.

원고는 부대항소로 1심판결 중 위자료부분을 취소하고 위자료 3000만원의 지급을 구했다.

피고는 1심판결 중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과 양육비, 면접교섭 부분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의 취소(이부분 원고청구 기각)를 구했다.

원심(2심 2018르12146)인 인천가정법원 제1가사부(재판장 정우영 부장판사)는 2019년 9월 27일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1심판결 중 양육비, 면접교섭 부분을 변경했다. 피고의 나머지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는 각 기각했다,

원심은 사건본인의 양육비로 2019년 10월부터 사건본인이 성년이 될 때까지 원고는 월 30만 원씩, 피고는 월 50만 원씩을 각 부담한다. 원고와 피고가 각 부담해야 할 사건본인의 양육비가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원고와 피고는 “k 또는 C(사건본인 김OO)” 명의로 새로운 예금계좌를 개설하고, 그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체크카드를 통해 지출하고, 피고에게 지출내역이 나타난 예금계좌의 거래내역을 매년 분기별로 해당 분기 말일에 알려 주어야 한다고 명했다.

원고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김재형)는 2020년 5월 14일 원심판결 중 '양육비' 부분에 대한 원고의 상고는 이유 있어 이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했다(대법원 2020.5.14.선고 2019므15302 판결). 나머지 원고의 상고는 기각했다.

원심 판결 주문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이행할 의무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로 인하여 앞으로 당사자 사이에 추가적인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 주문 중 양육비 부분은 판결 주문으로서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주문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에게 부과된 의무가 원고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되 사건본인의 명의를 부기하라는 것인지 원고와 사건본인 공동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라는 것인지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아도 그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고 했다.

또 원고 명의의 계좌나 원고와 사건본인 공동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원고의 양육비 유용이나 원고의 채권자에 의한 강제집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봤다.

원심판결과 같이 양육비의 사용방법을 특정하는 것은 사건본인의 복리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사건본인을 양육할 원고의 재량을 지나치게 제한한다. 또한 양육비의 사용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예금계좌의 거래내역을 정기적으로 피고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분쟁을 예방하는 측면보다는 추가적인 분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를 친권자와 양육자로 지정하면서 원고에게도 일정액의 양육비를 부담하도록 명하고 판결 주문으로서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갖추지 못했다. 원심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양육비용의 부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로이슈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 law@lawissue.co.kr 전화번호: 02-6925-0217
리스트바로가기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