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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꼼수소송으로 입찰 참여 ‘담합 군납업체’ …공정위 제재 무용론 확산

기사입력 : 2018.03.16 17:18 (최종수정 2018.03.1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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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김주현 기자]
"학생들이 형사범죄를 저질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다면 학교에서 퇴학당해야 마땅한 것 아닌가요. 그런데 학교가 '학생이 항소 했으니 기다려보자'면서 퇴학조치를 미루고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상황입니다"-납품업체 관계자

담합이 적발돼 입찰제한 재재를 받은 군납 식품업체들이 제도적 헛점을 악용한 '꼼수소송'을 통해 입찰에 계속 참여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군 장병들의 22개 급식품목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동원홈푸드, 복천식품, 태림농산 등 19개사에 과징금 335억원을 부과했다. 이 업체들은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방사청이 시행한 329건의 군 급식 입찰에서 미리 낙찰업체와 입찰가격을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방사청은 이들 중 16개 업체에 조달사업 입찰 참가제한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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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공정위 제공

하지만 방사청의 행정처분에도 불구하고 담합 업체들은 아무 문제없이 방사청의 군납 식품 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업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담합 업체들은 공정위의 입찰제한과 과징금 조치 등이 부당하다며 서울고등법원에 과징금을 취소해달라고 항소했다. 이와 함께 서울행정법원에 이들에 대한 방사청의 입찰제한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행정법원은 입찰담합에 대한 고등법원의 판결결과를 본 후 판결하겠다며 우선 담합 업체들의 입찰제한을 보류해 놓은 상태다.

담합 업체들은 지난해 12월 열린 고등법원 항소심 과징금취소처분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이들에 대한 입찰참여 제한이 올 4월에 다가오는 방사청 입찰 때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4월 입찰이 코앞까지 다가왔는데 한 업체의 경우 아직까지 행정법원 재판일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따라 담합으로 인한 제재를 받은 업체들이 오는 4월 다가오는 방사청 입찰에 아무런 제약 없이 참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패소 이후 충분히 담합업체의 입찰참여를 막는 판결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법원은 판결을 보류, 사실상 이들의 입찰 참여를 돕고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명 로펌을 동원해 소송을 지연시킬 수 있으면 입찰 담합을 해도 아무런 문제없이 입찰을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행정법원이 방사청과 공정위의 공정한 행정처분을 사실상 막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국회 관계자는 "장병들의 먹거리를 가지고 입찰담합을 한 파렴치한 업체들에 대해 엄벌해도 모자랄 판에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틈새를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담합에 참여하지 않고 공정하게 입찰한 업체들한테 너무나 불공정한 일"이라며 "행정법원이 판결을 미루면서 담합 업체들이 올해 입찰에 참여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해당 문제에 대해 "법원은 입찰참가 제한의 효력이 각 기업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업체들의 가처분 신청을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진 의원은 "업체들이 법원의 가처분신청을 악용해 제재효력을 정지시키고 방사청 조달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형사 소송이 계류 중이면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거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시 일정 보증금을 납부하게 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 군납 체계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law2@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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